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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벗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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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에 볼 수 있는 하얀 꽃들 신기하게도 푸르름이 짙어가는 5월에 하얀 꽃들이 많이 보인다. 가장 먼저 산책길에 만났던 아카시꽃. 꿀벌이 좋아하는 탓인지 꽃을 한웅큼 따서 입에 물고 있으면 그 향이 참 좋았다. 아이들과 학교에서 아카시꽃으로 발효액을 담기도 했었던 때가 있었지. 꽃잎이 쌀알처럼 길쭉하고 푸짐한 이팝나무꽃. 비탈진 언덕에 하얗게 꽃을 피워내는 찔레. 찔레순을 따먹거나 찔레꽃을 먹기도 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고향~'이라는 노랫말은 들었는데 붉은 찔레꽃을 본 적이 없어서 가사 속 찔레꽃이 와닿지 않는다. 또한 옛 조상들이 물고기를 잡을 때 열매를 사용했다하는 때죽나무. 난 이 나무를 처음 알았을 때, 물고기를 떼죽음시킨다해서 이름이 떼죽나무인 줄... 잎을 따보면 오이처럼 시원한 향이 난다하여..
작약과 클레마티스가 수놓는 계절 식물을 잘 모르는 나는 그저 반쪽이 알려주면 알려준대로 이름을 기억한다. 가끔씩 같은 꽃인데 우리말로 부르는 이름과 외래어로 부르는 이름이 있어 혼동된다. 검색을 해보면 우리말로 부르는 꽃과 외래어로 부르는 꽃이 닮은 듯 다른 모습이라 한다. 요즘 앞마당을 수놓는 작약! 꽃이 큼직막하니 푸지게 핀다. 예전에 지인이 함박꽃이라고 알려줬었는데 다른 꽃이라 한다. 에휴, 어렵다. 꽃이름 공부하기가... 덩굴식물로 작약처럼 커다란 꽃이 모여서 피어나는 클레마티스! 시계꽃이라는 사람도 있고 으아리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는데 일단 으아리는 우리 토종꽃이며, 으아리를 개량하여 만든 원예종이 클레마티스라고 한다. 사실 내겐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라 4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며 각각의 식물이 때맞춰 꽃을 피워내는 게 신기할 ..
자연 다큐 찍고 싶다! 나와 반쪽이 부부로 살면서 공통적인 취미 한가지는 자연다큐를 좋아한다는 것. TV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터라 채널권을 가지고 다툴 일이 별로 없다. 게다가 자연 다큐보는 것을 둘 다 좋아하다보니 좋은 다큐 프로그램이 있을 땐 시간가는 줄 모르고 TV속에 빠져든다. 자연 다큐를 보면서 생명의 신비로움이나 작은 움직임을 영상에 담아내는 작업을 하고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그러기엔 고가의 장비가 갖춰져야하겠고 그저 내가 가진 휴대폰과 미러리스 뿐이라 ㅎㅎ 예쁜 새소리를 들을 때면 사진기를 들고 밖으로 나가보지만 이내 새들은 날아가버리고 허탕치기 일쑤다. 그래도 끈기있게 생생한 새들의 모습을 담기위해 노력하는 중... 최근에 뱁새를 처음 보게 되었다. 속담으로만 알고 있었던 황새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던..
열매를 기다리며 최근 어머님의 건강이 좋지않아 시골에 들어가 있는 날이 길어졌다.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이라 글올리기가 어려운 상황인 것 말고는 전원생활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얻는다. 우물가에서 딸기꽃이 탐스럽게 피었다. 딸기는 친정엄마께서 나를 임신하셨을 때 즐겨드셨다고 하시더니 그래서인지 내가 정말 좋아한다. 요즘은 겨울에 먹는 딸기가 더 맛있긴 하지만 조금 있으면 딸기넝쿨에서 딸기가 주렁주렁 매달릴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앵두꽃이 줄줄이 피어있는 것을 보니 올망졸망 앵두들이 매달리는 단오즈음엔 앵두화채를 해먹을 수 있겠다. 탱자꽃도 많이 폈다. 작년엔 탱자나무 세 그루에서 겨우 20알의 탱자를 얻었는데 꽃을 보니 올핸 수확이 많을 듯하다. 탱자는 그냥 먹을 수는 없고 주로 효소로 만들어 음용하는데 비타민이 풍부..
지금 마당을 수놓고 있는 꽃들 다양한 꽃들이 곳곳에서 자태를 뽐내고 있는 계절이다. 하늘하늘 춤추는 금낭화와 매발톱들이 마당 구석구석에서 꽃을 피우고 키작은 앵초는 올망졸망 화분을 가득 채우며 화단모퉁이에서는 울긋불긋 연산홍들이 유혹하는 중 연못가에선 능수벚꽃이 늘어져 피어나고 여름철, 우리가 맛있게 먹는 복숭아꽃의 한자어가 도화인데 복숭아꽃과 다른 도화꽃이 연못가를 장식하고있다. 은은한 향으로 발길을 이끄는 수수꽃다리인지 라일락인지... 검색해봐도 명확한 구별이 안되겠기에 난 우리이름인 수수꽃다리로 부른다. 집 뒤 언덕에서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는 수서해당화까지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니 그야말로 자연힐링 중이다.
풀꽃에도 이름은 있다 며칠 전 세월호 참사일이었다. 갑작스럽게 별이 되어버린 그들의 이름을 떠올리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밭둑에 피어난 작은 풀꽃들은 사람의 발에 밟히고도 다시 일어서있더라. 그 작은 풀꽃들을 잡초라 부르지만 그 풀꽃들에도 자기들만의 이름이 있다. 작고 앙증맞은 풀꽃들이라 정말 자세히 보아야 예쁜 줄 안다. 나태주님의 싯귀처럼... 역사적으로 4월은 가슴먹먹한 달이다. 4월 3일 제주 항쟁 4월 16일 세월호 참사 4월 19일 민주학생의거 이름없이 쓰러져 간 많은 희생 덕분에 오늘을 살아감을 감사하며...
으름이야기 골짜기 가득 으름꽃향내가 은은히 퍼지는 4월이다. 시골에 주택을 지으면서 외지인 소유의 땅을 빌려 으름터널을 만들었다. 반쪽이 어려을 적 아버지께서 산에 나무하러 가시면 으름을 따다가 항아리에 두었다 주시곤 했는데 그 맛이 그립다며 으름 나무를 욕심껏 사다 심고 가꾸었다. 너무 많이 심어서 으름열매를 제대로 수확하지 못하니 새들과 지인들에게 후한 인심을 베푼다. 으름을 우리나라 토종 바나나라고 불렀다는데 과육을 씹으려다보면 씨앗이 더 많이 씹혀서 먹기가 까다롭다. 딸아이가 한의학을 공부하게 되면서 동의보감관련한 책을 한 권 샀다. '허준이 한글이름으로 정리한 동의보감 속 우리약초'라는 제목의 책인데 옛이름들로 적혀있어서 요즘 우리가 부르는 약초의 이름으로 찾기가 쉽지않았다. 조선시대 탕액편에 으름은 '으..
농장의 봄맞이 곳곳에서 봄을 맞은 분주한 농부들의 손길을 보게된다. 우리농장엔 동식물이 바쁘다. 닭들은 알품을 준비를, 고양이들은 짝짓기하느라 바쁘다. 우리집을 찾아오는 고양이개체 수가 더 늘어날까 걱정이다. 그렇다고 내쫗을 수도 없다보니 어머님께선 새끼낳으면 더 많아질텐데 어찌할 거냐고 물으신다. 곁에 오기라도 하면 잡아서 중성화라도 시킬텐데 꼭 1미터쯤 떨어져서 밥내놓으라고 냥냥거리기만 하니 어쩔거나. 식물들은 저마다 싹을 튀우거나 꽃망울들을 터뜨리고 있는 봄. 뒷산에 만들어 둔 으름덩굴재배용 터널에 파릇파릇 싹을 틔우고 꽃망울도 제법 맺혔다. 곧 으름꽃향기가 골짜기에 가득하겠네. 단오에 쓸 창포를 심어둔 밭에선 창포의 은은한 향기가 솔솔 퍼져나오고 창포사이엔 미나리싹으로 가득 채워져있다. 겨우내 움츠렸던 매발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