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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벗삼아

농장의 봄맞이

곳곳에서 봄을 맞은 분주한 농부들의 손길을 보게된다.

우리농장엔 동식물이 바쁘다.

닭들은 알품을 준비를, 고양이들은 짝짓기하느라 바쁘다.

우리집을 찾아오는 고양이개체 수가 더 늘어날까 걱정이다.

그렇다고 내쫗을 수도 없다보니 어머님께선 새끼낳으면 더 많아질텐데 어찌할 거냐고 물으신다.

곁에 오기라도 하면 잡아서 중성화라도 시킬텐데 꼭 1미터쯤 떨어져서 밥내놓으라고 냥냥거리기만 하니 어쩔거나.

식물들은 저마다 싹을 튀우거나 꽃망울들을 터뜨리고 있는 봄.

뒷산에 만들어 둔 으름덩굴재배용 터널에 파릇파릇 싹을 틔우고 꽃망울도 제법 맺혔다.

곧 으름꽃향기가 골짜기에 가득하겠네.

단오에 쓸 창포를 심어둔 밭에선 창포의 은은한 향기가 솔솔 퍼져나오고 창포사이엔 미나리싹으로 가득 채워져있다.

겨우내 움츠렸던 매발톱이 정원 여기저기서 쑥쑥 돋아나오고

금낭화도 수줍게 꽃피울 준비를 하는 듯 

내가 좋아하는 수선화는 하늘하늘 바람에 춤을 추고

집 뒤 언덕을 장식할 꽃잔디들도 화단을 덮고 있다.

꽃잔디를 금잔디라고도 부른다는데 가만보면 꽃분홍색 꽃들 이름에 '금'자가 붙는다.

마당 구석구석에서 피어날 괴불주머니랍니다.

바위옆에 자리잡은 바위단풍꽃,

누구이름을 붙여놓았는지 모를 명자나무는 꽃망울들 하나 둘 터뜨리고

머위도 먹음직스럽게 돋아나 입맛돋구는 봄철밥상을 장식하는 중이다.

가끔 어머님께서 반쪽이 관상용으로 키우는 무늬있는 머위를 화단에서 뜯어오셔서 문제이긴 하지만

연못 옆을 흐르는 실개천에 미나리싹이 고개를 내민 모습을 보다가

문득 어렸을 때 불렀던 동요가 떠오른다. 미나리싹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불렀었던 동요. 심지어 궁금해하지도 않았었다.

"엄마 엄마 이리와! 요것 보셔요. 병아리 떼 뿅뿅뿅뿅 놀고간 뒤에 미나리 파란 싹이 돋아났어요"라던 가사

생각해보면 학교를 다니며 글로만 배웠던 많은 지식들이 내 삶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오히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아이들에게 배운 게 더 많았다는 게 부끄럽지만 솔직한 고백이다.

아무튼 이제라도 자연을 배워가고 공동체 삶의 필요성을 느껴가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  

퇴직 후 내 삶은 좀 더 배워야할 게 많은, 보다 넓은 세상을 알아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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