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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길 닿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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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머금은 크리스탈나무 딸의 선배들에게 침대를 내주고 의자에 앉아서 졸다가 글쓰다가 그렇게 날밤을 지샜더니 온 몸이 찌뿌둥하다. 물론 시차적응때문에 밤에 잠을 못자긴 하지만 불켜고 책을 읽는 것도 잠자는 아이들에게 방해가 될까 싶어 불을 끄고 있었더니 아침에 가볍게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게다가 옆방 투숙객들이 밤새 소리지르며 싸우고 문을 세차게 닫아버리는 소리때문에 짜증스러운 밤을 보냈다. 이 도시는 밤새 싸이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대체 밤마다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지 시끄러워서 어디 살겠나 싶은 생각에 갑자기 '서울쥐와 시골쥐'이야기가 떠올랐다. 시골스러운 내가 이 거대한 도시에 적응 못하는 까닭이리라. 평소와 마찬가지로 아침먹으러 내려갔다가 주말이라 식당문을 좀 늦게 연다는 말에 다시 올라왔다. 먹던 시각에 먹을 것을 못 ..
CNN에서 생각해 본 언론의 생명력 지금은 현지시각 1월7일 오전 두시.한국에서는 11차 촛불집회 소식이 들려온다. 1월 9일이면 세월호 참사 발생 1000일이 된다는데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추측만 난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탄핵심판을 받고있는 박근혜의 오만함과 그 안하무인의 막무가내식 간담회에 참석했던 기자들의 어이없는 행태가 촛불을 지피는 기름이 되어주고 있다. 세월호 참사 당일 국민을 지켜야 할 공무원으로서의 대통령행적이 중요할 수 밖에 없음에도 여전히 청와대는 대통령으로서 할 일을 다했음에도 참사를 막을 수 없었다 변명하고 수구세력들은 세월호 참사를 막기 위해 대통령은 할 일을 다했다는 말을 믿으며 공무수행중이어야 했을 2014년 4월 16일에 대통령의 사생활을 보장해줘야한다는 등의 말도 안되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대통령의..
메트로폴리탄 애틀란타에서의 첫날 동료들의 텔방수다가 이어지기에 잠에서 깼다.현지시각 오전 두시.우리나라 시각으로는 오후 네시. 우리나라와의 시차는 14시간.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날짜변경선을 지나 14시간 전으로의 시간여행을 떠나온 셈이다.시차적응이 되기엔 아직 무리다. 이시각이면 한참 일하고 있을 바쁜 생활일텐데 잠이 올 리 없다. 아마도 시차적응이 될 즈음엔 한국으로 돌아가있겠지ㅎㅎ새로운 학교로 움직일 우리 동료들은 열심히 특별실에 사용할 가구를 선정하느라 밤늦은 시각까지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곳에서의 시각은 한밤중이라 어디 나갈 수도 없고 하여 글을 쓰다가 책을 읽다가 뒹굴뒹굴 시간을 보내며 아침을 맞는다.딸이 아침식사하러 부지런히 가야한다고 서두르기에 문을 열기도 전에 식당앞에 도착했다. 딸이 혼자 지낸 이틀동안 ..
그 까다롭다는 미국입국심사 겨우겨우 항공권구입하고 전자여권을 발급받았다. 혹시라도 해외관광객이 많은 시기라 여권발급이 늦어지면 어쩌나 우려했었다. 전자여권발급받자마자 핸드폰으로 ESTA신청서를 작성한다고 서두르다 또 실수해버렸다. 정신 못 차린다. ESTA라는 명칭만 보고 사이트 들어가서 어렵게 신청서를 작성하고 카드로 결제를 했는데 '어라, 83달러?' 분명히 딸이 ESTA발급신청금이 14달러라했는데 이건 뭐지 하며 다시 접속해서 신청여부를 확인하는데 신청이 안되어있단다. 또 머릿속이 아득해진다. '모든 개인정보와 카드정보를 입력했는데 신청이 안되어있다면 털린건가?' 사이트 맨 위에 적힌 문구가 뒤늦게 눈에 들어왔다. '법적 책임 부임: 이 웹사이트는 미국 정부와 연관없는 사적 정보 웹사이트입니다.' '허걱!' 처음엔 못봤는데 ..
미국입성을 위해 긴박했던 연말의 악몽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국내여행을 다닐때도 아기자기한 섬에 들어가길 좋아했다. 문명에 찌들지 않은 깨끗한 곳을 찾아서 특히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해서 구석구석 찾아다녔다. 우리나라의 모든곳을 다녀본 것은 아니지만 가볼만한 곳은 어느 정도 다녀본 것 같아서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가능한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장시간의 비행을 소화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멀리 떨어져있는 문화유산을 찾아 여행계획을 세웠다.그 여행계획에 미국은 제외시켰다. 미국의 여러 가지 것들이 마음에 들지않았기 때문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유색인종에 대한 선입견이었고 합리적이라고는 하나 테러위험에 대한 예방때문에 입국심사가 까다롭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비자받기 어려운 점과 지문확인등의 절차도 마음에 안들고...지난11월 느닷없이 딸..
중서부유럽여행 17일째ㅡ중세와 현대의 공존, 프랑크푸르트 소독을 했다는 숙소에서 여전히 벌레와의 전쟁을 치뤘다. 자다가 벌레 기어다니는 소리에 눈이 번쩍 뜨였고 벌레잡느라 잠을 설쳐댔다. 피부는 벌겋게 부어오르고 도대체 알 수 없는 벌레였다. 저렴한 숙소를 얻은 탓인지...여행의 막바지를 벌레때문에 시달릴 줄이야. (한국에 돌아와서 알게 된 사실, 유럽에 빈대가 극성이었다는 것. 나를 물었던 벌레는 빈대였던 것) 아침에 또다시 벌레이야기를 전했는데 갸우뚱거리는 직원들의 표정이 마치 우리 가족이 이상한 사람들인양. 중서부유럽여행에서의 마지막 하루를 프랑크푸르트에서 둘러보는 것으로... 마인강이 흐르고 있는 프랑크푸르트는 독일의 경제수도라고도 부른단다. 현대적 감각의 건물들과 중세 건물들이 함께 보여지는 도시였다. 구시청사가 있는 뢰머광장. 광장가운데에는 정의의 ..
중서부유럽여행 16일째ㅡ하이델베르그성 밤새 정체모를 벌레들과의 전쟁을 한 판 벌였더니 너무 피곤했다. 리셉션에 방에 벌레가 있는 것 같으니 소독을 강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직원들은 그럴 리가 없다고 대답하며 일단 소독은 해주겠다고 하기에 신신당부를 하고는 프랑크푸르트에서 한시간 반쯤 열차를 타고 하이델베르크로 향했다. 블루베리가 지천에 널려 블루베리를 뜻하는 '하이델베레'와 산을 뜻하는 '베르크'가 합쳐져서 하이델베르크라는 지명을 얻게 되었단다. 사실 우리는 블루베리 구경도 못했는데 ㅜㅜ Konmarkt역에서 등산열차를 타고 올라가는 하이델베르크성 하이델베르크역에서 비스마르크 광장을 거쳐 마르크트 광장까지 하우프트거리를 걸어가는데 옛스런 건물들이 죽 늘어서 있었다. 독일에서 가장 오래 된 유서깊은 하이델베르크대학을 만나고 학칙을 어긴 학생..
중서부유럽여행 15일째-풍차의 나라에서 만난 담락거리 야간열차를 타고 자다깨다를 반복하면서 도착한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침대칸에서 잘 잔 것 같고 아침 뷔페도 잘 먹었는데 몸은 찌뿌드드하니 왜 밤샌 느낌이지? '야간열차라는 게 이런 거였구나. 이 또한 여행이라 아침을 피곤하게 시작하겠구나' 싶었다. 승무원들이 아침식사를 가져다주었다. 침대칸에서 아침식사도 할 수 있고 좁긴하지만 별도로 세면대도 있어서 고양이세수하고 네덜란드를 관광할 준비를 했다. 바깥에 펼쳐진 너른 들판에 아침 일찍 소들이 풀을 뜯고 있는 평화로운 모습이 보였다. 네덜란드의 운하. 바다보다 육지가 낮은 지형적 악조건을 사람의 힘으로 극복해 냈다는 네덜란드에서 이 운하는 인력의 상징이기도 하단다. 이 운하를 통과하는 많은 배들을 볼 수 있었다. 4대강 사업으로 위장하고 우리 나라의 자연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