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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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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내 곁에도 코로나 19가 열흘 전에 친정어머니께서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고 재택치료로 1주일간 격리되었었다. 편도가 부어 목소리가 잘 안나오고 입맛이 없으시다며 도대체 어디서 전염되었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하셨다. 종교를 가지고 계시니 종교집회 장소에서 전염되었을 거라 했더니 아니란다. 3차까지 예방접종을 하고도 확진자가 되었으니 7일간 꼼짝 못하는게 억울하다는 친정어머니.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입원치료가 아니라 그나마 다행스러운 거지. 딸아이 친구의 할머니께선 코로나 19로 며칠 전 돌아가셨다며 딸아이가 외할머니는 그만하길 다행이라고... 그런데 이번엔 시어머니께서 코로나 19 확진이 되셨다. 말씀하시기 어려울 만큼 목소리가 갈라지시고 음식을 먹으면 구토할 것 같다고 하신다. 동네와 멀리 떨어진 한적한 시골이라 사람 만날 일도 ..
인생3막 현재진행형 퇴직 후 20여일쯤 지났다.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기간제교사를 해달란다. 난 나의 의지로 교직을 떠났다. 스스로 떠나온 교직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 물론 아이들을 가르치는 삶이 즐겁긴 하지만, 내 발로 나온 곳을 다시 들어가는 꼴이 마뜩찮다. 남들이 뭐하며 지내냐고 묻는다. 집에 있어보니 나름대로 바쁘다. 지역의 시민대학에서 의미있는 강의들을 찾아 열심히 배우고 있으며, 날마다 나의 소식을 기다리는 누군가를 위해 블로그에 내 일상과 내 생각을 올리는데도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살림에 소홀했기에 살림살이 노하우를 익히는데도 바쁘다. 은퇴 후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여행이었다. 그동안 만난 원어민 교사들과 이야기하다 느낀 건 이 나라에 살면서 내 나라의 아름다운 풍광을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퇴직소득에 7.4%과세율? 대선후보들의 토론장에서 연금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내가 재직하는 동안에도 두 차례 연금법이 개정되었었다. 공무원연금공단에서 보내온 서류에 바뀐 연금법에 따른 퇴직급여 산정방식이 적혀있었다. 사실 일반기업이나 금융권과 비교하면 재직 중 급여가 많지 않으니 퇴직적립금 또한 많지 않다. 대기업에 다니는 동생이 입사3년만에 나의 경력5년차 연봉을 뛰어넘었었으니 당연히 퇴직적립금은 더 많으리라. 금융기관 또는 일반 기업들의 퇴직금이나 명퇴수당과 비교해보면 공무원의 퇴직금이나 명퇴수당은 적은 금액이다. 나의 퇴직금과 명퇴수당을 모두 합쳐도 서울에 있는 대학가의 10평도 안되는 원룸 전세조차 못얻을 금액이니...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을 경우와 종신연금으로 받는 경우, 그리고 일부는 일시금으로 받고 ..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라 누구나 공감하고 있으면서도 대부분 실천하기 어려운 말이다. 건강할 땐 건강이 얼만큼 소중한 지 모른다. 어딘가 이상이 있어야 그제서 건강을 지키려고 노력하는게 인간의 기본적인 습성이라고 할까? 그래도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을 위해 운동할 시간은 꼭 투자하나보더라. 어려서부터 잔병치레를 많이 했던 나는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줄넘기 50번하고는 쓰러져서 며칠간 아버지 등에 업혀 학교다녔고 학교소풍갈 때마다 누군가 자전거로 태워다줘야했을 만큼 다리가 약했다. 나 어릴 적 학교소풍(지금은 현장학습이라고 부름)은 수학여행을 제외하면 모두 걸어서 이동하는 것이었다. 아프다는 이유로 운동과 담을 쌓았던 나는 체육실기평가에서 늘 낮은 점수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운동치였던 나는 대학시절에도,..
봄기운이 이끄는대로 천변을 따라 걸었다. 하필 점심시간이었는지 공무원의 도시답게 공무원들이 한 손에 컵들고 명찰을 패용한 채 천변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물 위에 떠다니던 오리들은 해녀가 물질하듯 연신 고개를 물 속에 박고 있었다. 물 속을 들여다보니 작은 물고기들이 떼지어 몰려다니고 갓 부화한 것 같은 새끼물고기들도 보였다. 물가 계단에서는 비둘기들이 모여앉아 햇살을 느끼고 있었고 좀 더 걸어가니 수풀에 몸을 숨긴 오리 가족이 따뜻한 햇살에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물가 수풀곁엔 봄까지꽃(인터넷 검색하면 큰개불알풀의 꽃이라고 나옴)도 활짝 웃고 있는 이 봄. 산책하는 사람들의 말소리엔 20대 대통령선거이야기가 간간히 묻어 있었다. 봄이 오는 길목에 우리 나라에선 대선이라는 중대사가 치러지고 지구촌에선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한..
자유인 2일차 3월 1일은 공휴일이었으니 자유인 첫날이라고 말하는게 어울리겠다. 2월 28일자로 명퇴수당은 입금이 되었으니 이젠 정말로 자유인이다. 그동안 챙기지 못한 지인들에게 전화로 수다를 떨었다. 한결같이 내게 묻는 질문, "뭐 할거예요?" 아무 계획없다는 대답에 모두들 의아해한다. 최근까지도 활발하게, 열정적으로 살아온 내 모습이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지금의 내 모습과 비교할 때 상상불가! 학교에 남은 동료들 중 일부는 말한다. 진보교육감이 선출된 지 8년인데도 여전히 학교는 제자리 걸음이고 관리자는 보수적이란다. 물론 혁신학교로 지정된 학교들에선 덜 하겠지만 일반학교는 그렇다. 그동안 뭘 교육한 것인지 뒷통수를 때리며 반성하고 다시금 교육적 고민을 하도록 이끌어 줬던 책이다. 이 책 덕분에 난 새로운 교육, ..
교직생활 마침표 사범대학 졸업 후 발령대기하면서 선배들을 대신했던 중등 기간제근무를 제외하고 연금법상 명예퇴직요건인 20년 경력을 채우게 되어 2022년 2월 28일자로 나의 교직생활은 끝나게 된다. 교육부의 교사수급대책만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교직경력이 30년이 넘었을 거고 연금수령액이나 명퇴수당이 훨씬 많아 나의 노후가 더욱 든든했겠지만 나와 반쪽은 금전운이 없는지 남들보다 손해보고 사는 인생인지라... 내 월급에서 매달 적립한 금액에 더해진 연금은 명퇴 후 5년뒤에야 나오고 실제 받을 연금을 비교해봐도 똑같이 20년 근무하고 명퇴했는데 연금법 바뀌기 전 적용받은 반쪽의 연금보다 연금법 바뀐 이후를 적용받는 나의 연금이 60만원 적다. 따지고 보면 적립금은 내가 더 많이 냈을텐데 말이다. 명퇴수당은 정년퇴직까지 남은 ..
인생 3막 준비기(4) '임용시험도 재수, 삼수~'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출산율 감소로 인해 학령인구가 줄고 있기에 교사임용도 쉽지는 않다는 내용. 처음 있는 이야긴 아니다. 신규교사로 첫 발령받은 새내기 세 명이 학교로 인사차 들렀다. 이 어려운 시기에 당당하게 발령받은 그들이 그동안의 힘겨웠던 시간들을 보상받을 수 있기를... 온동네 떠들썩하게(시골마을이라) 국립사범대에 합격했었던 나는 졸업 후 발령대기 3년만에 임용고시라는 절망을 마주하게 되었던 그 시절, 교원수급정책의 실패를 왜 우리에게 돌리냐며 대들어봤지만 소용없었던 그 때가 새삼 떠올랐다. 우수한 성적으로 교대에 입학한 예비교사들에게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다양한 소양을 기르고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기 보다 일찌감치 점점 좁아지는 임용시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