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 사는 이야기

인생 3막 준비기(4)

'임용시험도 재수, 삼수~'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출산율 감소로 인해 학령인구가 줄고 있기에 교사임용도 쉽지는 않다는 내용.

처음 있는 이야긴 아니다. 

신규교사로 첫 발령받은 새내기 세 명이 학교로 인사차 들렀다. 

이 어려운 시기에 당당하게 발령받은 그들이 그동안의 힘겨웠던 시간들을 보상받을 수 있기를...

온동네 떠들썩하게(시골마을이라) 국립사범대에 합격했었던 나는 졸업 후 발령대기 3년만에 

임용고시라는 절망을 마주하게 되었던 그 시절,

교원수급정책의 실패를 왜 우리에게 돌리냐며 대들어봤지만 소용없었던 그 때가 새삼 떠올랐다. 

우수한 성적으로 교대에 입학한 예비교사들에게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다양한 소양을 기르고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기 보다

일찌감치 점점 좁아지는 임용시험을 위해 각종 수험서와 학원등을 기웃거리게 만드는 교원수급정책.

우리 아들딸 세대를 아프게 하는가보다.

교사의 꿈을 접었다가 결국 교사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던 내게

지난 이십여년동안 학교는 내 인생에서 정말 큰 비중을 차지했었다. 

물론 가족이 내 인생의 가장 전부임은 당연하지만,

남들보다 먼저 출근해서 일찍 오는 아이들과 이야기나누며 수업준비를 하고

늦게까지 남아 하루일과를 정리하는 어찌보면 일 못해서 나머지공부하는 사람처럼 지냈었다. 

그러고 보면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점수는 낙제점이 아니었을까!

그럼에도 아들딸은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 정말 고마운 마음이다. 

퇴직하기 전까지도 열정적으로 일하는 나의 모습을 본 동료들은

명퇴소식에 의아해했다. 승진할 생각인 줄 알았다며...

남들이 묻는다.

"앞으로 뭐하실거예요?"

아무 계획없다고 대답하면

"명퇴하셔도 어디선가 다른 일을 열정적으로 하고 계실거 같아요."

라고 위로(?)해준다. 

그냥 놀고만 있을 것 같지 않은 나의 모습, 

마냥 놀고 있는 모습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나.

그런데 진짜 아무 계획이 없는 건 사실이다. 

오래 전 어떤 이들과 대안학교를 운영해보고 싶어 계획했었으나

그 계획은 무산되었고

지금 난 딱히 뭘 해야겠다는 계획은 없다. 

무계획이 계획이 되어버린 지금 난

인생 3막에 뜰 무지개를 상상할 뿐

'나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유인 2일차  (2) 2022.03.03
교직생활 마침표  (2) 2022.02.23
인생 3막 준비기(3)  (0) 2022.02.09
인생 3막 준비기(2)  (0) 2022.02.08
반쪽의 취업도전기(2)  (0) 2022.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