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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벗삼아

딱새이야기

어느날부터 시골집 처마에 딱새부부가 들락거렸다.

(딱새 수컷)
(딱새 암컷)

언젠가 딱새육아일기를 썼던 농부이야기가 문득 생각나 딱새부부가 없는 틈을 타 처마를 살펴보니

(딱새 알)

가끔 뻐꾸기가 어슬렁거려서 혹여나 뻐꾸기가 알을 낳을까 신경쓰이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 날, 딱새부부는 벌레를 물고 분주히 날아드는 것이었다.

보면 안되겠지만 난 또다시 새둥지를 훔쳐보았다.

(아기딱새)

나를 본 한 녀석이 입을 벌리고 먹이를 달란다 ㅎㅎ

딱새부부는 열심히 먹이를 나르며 아기들을 잘 길러냈고

그렇게 또 시간이 흘러 아기딱새들은 성공적으로 이소를 했다. 한마리만 제외하고

(이소실패한 아기딱새)

여섯개의 알 중에 가장 늦게 부화되었는지 이소하다 아래로 떨어져버린 아기딱새. 

건드리면 안되겠지만 고양이들이 많은 우리 시골집 특성상 다시 둥지로 넣어줘야했다.

딱새부부는 이소실패한 아기딱새를 다독거리며 다시 날아오르도록 부추겼다.

아기는 용기를 내어 다시 날아올랐지만 결국 바닥으로 추락해서 수풀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찾아보았도 보이지 않아 부디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기원만 보냈다. 

딱새가족 눈치보느라 맘대로 창문도 못 열고 마루에 앉아 차마시는 것도 힘들었는데

이제는 빈둥지만 남아 허허롭긴 하지만 농장주변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딱새소리로 위안삼아본다.

(딱새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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