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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벗삼아

키 큰 초화류

마당 구석구석에서 큰 키를 자랑하며 꽃을 피워내고는 바람에 하늘하늘 춤을 추는 이런저런 모양의 꽃들.

나의 반쪽에게 농담삼아 말하지만 집 곳곳에 가느다란 줄기에 키만 훌쩍 큰 초화류가 많다. 

꽃의 뒷부분(꿀주머니라고 한다)이 매의 발톱처럼 굽어있는 모양때문에 매발톱이라 불리워지는 꽃. 

처음 전원생활을 시작할 때 씨앗을 뿌려 번식시키려 했는데 지금은 너무 잘 자라서 발에 밟힌다.

(매발톱꽃)

꽃잎이 벨벳처럼 보들보들한 우단동자. 

얼핏 동자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소년의 이미지여야 하는데 짙은 분홍빛이 주를 이루고 간간히 흰꽃이 피고있다. 

반쪽은 우단동자를 그렇게도 예뻐한다. 

(우단동자꽃)

올해 처음 꽃을 피워낸 쇠채아재비.

꽃을 피워내기 전에 반쪽은 민들레과의 하나라고 내게 말해줬었는데

꽃이 지고 난 후 홀씨가 민들레 홀씨와 모양은 비슷하나 쇠채아재비의 홀씨는 야구공만한 크기다.

(쇠채아재비꽃)

수레바퀴처럼 보인다하여 수레국화라 불리우는 꽃도 있다. 청색 수레국화가 많이 피는데 진보라빛 꽃이 피었길래 한 컷

(수레국화)

누군가가 줘서 심어놓고는 이름을 기억못하는 반쪽.

그럴 땐 '모야모'라는 앱을 이용해서 질문을 올려놓으면 누군가가 몇 초도 안되어 답을알려준다. 

이 꽃의 이름은 니겔라꽃. 검색해보니 니겔라의 약효와 향신료로의 쓰임에 대해서 기록들이 보인다. 

(니겔라꽃)

중국의 역사 속에서 미인으로 손꼽힌다는 양귀비의 이름을 딴 양귀비는 마약성분으로 인해 재배가 금지되어있고

정원식물로 키우는 양귀비는 꽃양귀비라고 한다. 

가끔 보면 얇은 꽃잎이 한복 치맛자락 흩날리듯 사람을 유혹하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꽃양귀비)

천일국이라고 불리우는 꽃이 있어서 나는 반쪽에게 천일동안 피는 꽃이냐고 물었다. 

백일동안 꽃이 핀다는 백일홍때문에 그렇게 물어본 것이다. 

천일이라면 3년이 넘는 기간인데 천일동안 피는 꽃은 아니고 그만큼 오래 꽃을 피워낸다는 뜻이란다. 

천일국 꽃이 참 화사하다.

(천일홍)

번식력이 너무 좋아서 반쪽은 집안에 심기를 싫어하는 금계국.

금계라는 말에서 연상되는 '황금닭'을 닮아서가 아니라 황금 달걀이 연상되어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산책길에 걷다보면 심심치 않게 만나는 꽃이다. 

(금계국)

금계국이 황금달걀을 떠올리게 한다는데 사실 어린시절,

소꿉놀이하면서 달걀이라며 돌소반에 올려놓던 개망초꽃.

올망졸망 꽃을 보며 어린시절 추억을 소환하기 딱 좋은데

번식력이 너무 좋고 생명력이 강해 농부들이 가장 싫어한다는 풀꽃이다.

개망초는 망초와 비슷하다하여 개망초라 불리워지는데 망초 역시 농부들이 '망할놈의 풀'이라 부른다.

망초라는 이름의 유래가 일제강점기에 나라가 망할 때 핀 꽃이라 하여 망국초였다가 이후 망초로 바뀌었다고 한다. 

(개망초)

아무튼 이렇게 키만 크고 줄기가 힘없이 흔들리는 초화류가 요즘 우리집 정원에서 춤을 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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