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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벗삼아

꼬꼬이야기 둘

닭대가리라는 표현이 왜 나왔을까?

두 달 전 초코가 다섯 개의 알을 품고 있던 중 세 개의 알을 깨고 귀여운 병아리가 나왔다.

(어미닭과 갓 부화한 병아리)

어미닭은 누가 건드릴까 기척을 느끼기 무섭게 병아리들을 품 속으로 감추곤 했다.

한 달 쯤 지났을 무렵, 어미닭은 자신의 새끼병아리들을 쪼기 시작했다.

어머님말씀은 병아리를 독립시킬 때가 되면 곁에 오지 못하게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부화시킬동안 분리시켰던 다른 청계무리들에게 어미닭을 돌려놓았다.

그랬더니 다른 암탉인 쿠키가 맹렬하게 초코와 다투는 상황이 발생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함께 지냈던 녀석들이 잠시 안 본 사이 서로를 잊었을까?

두 암탉의 다툼이 격렬해지면 수탉은 요란스레 소식을 전한다.

처음엔 닭장안에 들어가서 두 암탉의 다툼을 말려보려했다.

날카로운 부리로 깃털을 꽉 물고는 놓지 않는 두 암탉을 겨우 떨어뜨려놓고 뒤돌아서면

다시 그들의 싸움은 시작되었다.

그렇게 하루 지내고 나니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잘 지내고 있다.

그러던 중 세 마리의 병아리에게 변고가 생겼다.

무더위가 시작될 무렵,

내가 마을공동체활동으로 바빠지면서 반쪽에게 닭장 보살피라는 당부를 게을리한 탓에

두 마리의 병아리는 무지개다리를 건너가버렸다.

사실 동물키우는 것에 대해서는 어머님이나 반쪽은 덜 신경쓰는 편이다.

아무튼 혼자 남겨진 한 마리를 애지중지 잘 돌보고 있으나 외로울 듯 싶어

며칠 전 어미닭이 있는 곳으로 합사를 시켰었다.

숫병아리면 위험할 수 있으나 암병아리기에 괜찮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작년에도 그렇게 했기에 올해도 문제없을 거라 생각했다.

첫 날은 별 일 없는 듯, 어미닭곁에서 잠자는 모습을 보았다.

이튿날, 수탉의 요란스러운 목소리를 듣고는 또 다툼이 시작되었나 싶어

닭장을 들여다보았더니 병아리가 구석에 숨어있었다.

꼬꼬를 부르니 슬금슬금 나와서 사료를 먹었다.

그 때, 암탉이 사료를 먹는 병아리에게 또 접근하려 해서 병아리근처에 못 가게 막았다.

병아리의 머리부분을 보니 상처가 약간 있었다.

그래도 함께 살아가는 과정이겠기에 그대로 하룻밤을 또 보냈다.

3일째, 또 수탉이 요란스럽게 소식을 전해오기에 쫓아가봤다.

숨어있던 병아리를 불러내보니 상처가 있던 머리부분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세 마리의 암탉이 모두 공격을 한 모양이다.

어미닭조차도 자신의 새끼를 몰라보고 공격한 듯

하는 수 없이 병아리를 원래 있던 곳으로 다시 옮겼다.

외롭게 크더라도 잠시 더 키워서 들여놓는게 좋을 듯 싶은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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