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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하는 교육

100주년 어린이날!

꽃보다 예쁜 온 세상 어린이들이 더 많은 날들을 웃을 수 있기를 바라며 축하를 보낸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방정환 선생님에 의해 어린이의 인권과 존엄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 이후,

1923년 5월 1일에 '어린이날'로 공식채택한 날로부터 100주년이 되는 오늘이다.

100년이 흐르는 동안 어른들의 어린이에 대한 생각은 얼마나 바뀌었을까?

그리고 노동자의 날인 5월 1일에 왜 어린이 인권을 생각하는 '소년 운동의 기초 조항'이 발표되었을까?

1922년, 1923년 당시는 일제강점기였다. 일제에 의해 억압받고 탄압받았던 그런 시기.

노동자의 날인 5월 1일에 어린이날 행사를 개최했다는 것의 의미를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어린이의 인권과 존엄성을 항상 존중해주고 있다면 굳이 어린이날을 기념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오늘 하루만이라도 아이들의 인권을 존중해주고 아이들의 결정권을 인정해주면 좋겠다.

늘 이맘 때면 지인들에게 소개하는 박노해시인의 시 한 편.

내가 부모로서 해줄 것은 단 세가지였다

첫째는 내 아이가 자연의 대지를 딛고 동무들과 마음껏 뛰놀고 맘껏 잠자고 맘껏 해보며
그 속에서 고유한 자기 개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자유로운 공기 속에 놓아두는 일이다.

둘째는 '안되는 건 안된다'를 새겨주는 일이다.
살생은 해서는 안되고
약자를 괴롭혀서는 안되고
물자를 낭비해서는 안되고
거짓에 침묵, 동조해서는 안된다.
안되는 건 안된다는 것을
뼛 속 깊이 새겨주는 일이다.

셋째는 평생 가는 좋은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자기 앞가림은 자기 스스로 해나가는 습관과
채식 위주로 뭐든 잘 먹고 많이 걷는 몸 생활과
늘 정돈된 몸가짐으로 예의를 지키는 습관과
아름다움을 가려보고 감동할 줄 아는 능력과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홀로 고요히 머무는 습관과
우애와 환대로 많이 웃는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후략-

                                                             박노해 시인의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중에서 발췌

덧붙여 생각나는 교육이야기.

2008년 MB정부가 들어서면서 전국 초등학교에 영어전문강사가 투입되고 원어민배치도 늘었었다.

또한 일제고사라 불리우는 전국 학업성취도평가를 통해 전국의 학교들은 서열화가 되었고

탈꼴찌를 위한 학교차원이나 교육청차원에서의 탈법과 편법이 곳곳에서 드러나기도 했으며

학력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적지않은 재정지원이 이뤄졌었다.

그렇게 쏟아부은 지원의 효과가 얼마나 있었을까?

학기초에 진단검사를 통해 부진학생이 발생하고 학년말 성취도평가를 통해 부진학생이 해소되면 끝.

그러나 해마다 되풀이되는 학력부진문제가 단순하게 해결될 수 없는 것을...

문제는 학력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다른 나라의 사례를 통해 깨닫고는 있으면서도

표준화검사를 통해서만이 학력의 객관성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로 인해 학벌사회는 견고해지고 있다.

진보교육감을 통해서 우리의 학력관과 평가관이 조금이나마 바뀌어가길 기대하고 있었건만

새로 출범할 정부는 이전의 교육방식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다.

학부모들이 학력위주의 교육을 요구한다는 핑계로 보수주의 교육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요즘이다.

얼마 전 아들이 

"올해 지방선거에서는 보수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될 것 같다"

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전해온다. 

내 자녀지만 내 맘대로 키우는 게 아니라 한발짝 뒤로 물러서서

자녀의 인권과 존엄성을 존중해주면서 자신의 삶을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자녀로 성장하도록 도와주면 안되나?

그저 아이들이 원하는 선물 한보따리 양손에 안겨주면서 부모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강요하는 이 사회에서

어린이날 100주년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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