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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하는 교육

교육감후보는

6월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물론 일찌감치 도전장을 내밀고 예비후보라며 자신을 알리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운전하고 지나오는 길에 어느 교육감 예비후보의 후원회 현수막을 보게 되었다. 

그 예비후보가 교육감이 된다고?

단순히 그 후보의 성향때문이 아니라 오래 전 그 사람으로 인해 고초를 겪었던 동료의 일이 여전히 기억에 있기 때문.

오래 전부터 교육청에 전문직으로 있었던 그는 어느 학부모로부터 민원을 접수받은 후 

나와 함께 근무했던 동료 교사들을 그 학부모집에 데려가 모욕적인 언사와 거친 행동까지 감수하게 했었다.

그렇게 해서라도 그 학부모와의 문제가 해결되었다면 그나마 다행이었겠으나

그 이후에도 그 학부모는 사사건건 두 교사에게 부당한 민원을 제기해왔고

급기야는 교무실까지 찾아와 교직원을 대상으로 행패를 부리는 것은 물론이요,

퇴임2년 남았던 사람좋은 교장마저도 못 볼 꼴을 경험하게 했으며

전 교직원과 학생들마저 그 학부모의 추태를 목격하게 했었던 사건과 관련있는 사람이었다.

결국 학부모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한 교사는 학부모를 경찰서에 고발 할 수 밖에 없었고 

그 교사들은 사법처리 결과와 관계없이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며 이 지역을 아예 떠나버렸으며,

부임1년 만에 다른 학교로 전보된 교장은 불명예스럽게 정년퇴임을 해야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 해서 내가 교사의 편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 학부모는 내게 자신의 아이를 담임맡아줬으면 하는 편지까지 보내왔었고 

어쩌면 내가 겪었을 지도 모를 일이었기에 그 편지를 읽고 불편한 마음이기도 했다. 

그 학부모의 행태는 지역 공공기관에서조차 알려져 있었음에도 그 당시 교육청의 대처방식이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수모를 겪은 그들은 경력이 짧지않았고 나름대로 동료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에게 신망을 받고 있었던 교사였다.

올해 교육감으로 출마하겠다는 그 분과 불과 몇 살차이 안나는 그런 교사들이 겪어야했던 치욕스러움에 대해 

현재의 예비후보로 나온 그는 그 당시 교사들에게 사과를 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궁금하다. 그 때의 일을 그는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 지, 지금이었어도 그렇게 대처했을 지...

선거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들이 도덕적으로 검증을 받아야하는 건 당연하겠지만

특히 교육을 책임져야할 수장이 되는 교육감후보라면 좀 더 사람됨됨이를 갖춘, 누구나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그리고 교육현장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적 철학을 가지고 교육을 펼칠 수 있는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

시시각각으로 급변하는 지식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공부하는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

그저 정치적 야욕만으로 교육감이 되고자하는 후보들은 교육계에서 아웃시키고 싶은 생각이다. 

그러나 교육감 선거마저도 교육과 관련없는 사람들의 표가 더 많은 현실이고 보니

실제로 교육공동체인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의 의견에 힘이 적게 실린다. 

교육감 선거에 대한 좋은 해법,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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