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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는 이야기

부부라는 이름으로 산다는 건

봄꽃이 화사해지니 

나는 나대로, 반쪽은 반쪽 나름대로 사진을 찍고 있다. 

같은 꽃을 사진에 담아도 

(내가 찍은 능수벚꽃)
(반쪽이 찍은 능수벚)

난 꽃을 최대한 가까이서 담는 반면, 반쪽은 꽃이 핀 나무 전체를 사진에 담는다.

부분만 보려는 나와 전체를 보는 반쪽.

삼십년 넘게 살아오면서 여전히 닮은 부분보다 다른 부분이 더 많다.

난 동물을 좋아하는데 반해 반쪽은 식물을 더 좋아하는 편이고

여름에 휴양을 떠나려고 해도 난 바다로 가자하는데 반쪽은 계곡으로 가고 싶어한다. 

노후에 바닷가마을에서 살고싶다하니 파도가 위험하다며 산자락에서 살자한다.

나는 주로 기계류를 다루는 취미생활을 좋아하여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컴퓨터로 편집하고 작품을 만드는데

반쪽은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을 즐기다 보니 특이한 식물을 찾아오거나 낚시를 하면서 세월을 낚는다.

심지어 죽은 뒤에 화장하여 바다에 뿌려달라고 하지만(사실 환경오염 문제로 바다에 뿌릴 수 없다고 들었다)

반쪽은 나무 아래 뿌려달라고 말한다. 

이렇게 다른 우리 부부.

그렇지만 잘 살고 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만나 아웅다웅 다투기도 했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서로에게 맞춰가면서 다른 듯 닮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정치적 성향만큼은 통한다는 사실!

뉴스를 보다가 열받는 기사가 나오면 누군가를 안주삼아 맥주 한 캔씩 들이킨다.

그렇게 하루하루 나와 반쪽은 부부의 삶을 이어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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