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연을 벗삼아

꼬꼬이야기 하나

우리집엔 오레오 오즈와 초코칩쿠키라는 이름을 가진 닭이 있다.

전원생활하면서 내가 가장 즐거워하는 일이 동물키우는 일이라며 반쪽이 어느 날 중병아리 다섯 마리를 데려왔다. 

까만닭 네 마리와 얼룩무늬닭 두 마리.

까만닭은 청계이고 얼룩무늬닭은 화초닭이라고 반쪽이 말해줬다.

우리집에 닭들이 들어온 날, 딸아이가 붙여준 이름이 까만닭에겐 초.코.칩. 쿠키이고 화초닭에겐 오레오. 오즈다.

동물들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건 늘 딸의 몫이다.

처음엔 다섯 녀석을 하나의 닭장에서 함께 키웠는데 어느 순간 수탉들끼리 싸움이 일어났다. 

그래서 결국 닭장을 하나 더 마련해줘야했다. 

우리집에 데려온 다음 해부터 알을 낳기 시작했다.

청계닭의 알은 푸른빛이 도는 알이었다. 처음 알낳았을 땐 크기가 작았는데 점점 커지더라. 

화초닭 역시 알을 낳았는데 청계닭의 알보다 절반정도의 크기. 

그리고 드디어 청계닭과 화초닭이 알을 품기 시작했다. 

(알집에 있는 암탉)
(화초닭 부부)

청계 암탉들이 각각 들어갈 알집을 넣어줬는데 한군데의 알집에만 알을 모아놓고 둘이 함께 품으려고 했다.

아홉개의 알을 나누어서 넣어뒀는데 알이 부화되면서 참사가 일어났다. 

가장 먼저 부화한 병아리를 서로  자신의 자식이라며 다투는 모양새였고

뒤늦게 부화하고 나온 병아리를 부리로 쪼아 죽게 만드는 대참사가 발생.

출근했다 돌아오면 닭장을 들여다보고 부화한 병아리를 구출하는 일이 며칠동안 반복되었다. 

(청계닭 병아리)

그래서인가 암탉들은 아직 깨어나지 못한 알들을 더이상 품지 않았다. 

또다른 문제는 병아리를 살리기 위해서 구해줬다가 다시 닭장으로 들여보내줬더니 암탉들이 모르쇠한다.

내가 잘못한건가 ㅜㅜ

화초닭도 드디어 부화했다. 두 개의 알 중에 하나만 부화했고 나머지 하나는 꼼짝을 안한다. 

부화되지 못한 알들은 잘 묻어줬다. 누군가는 그런 달걀을 먹는다고 하던데 차마 ...

(화초닭 병아리)

병아리들은 무럭무럭 잘 자랐다.

그런데 부화한 병아리 중 둘은 닭장밖으로 몰래 놀러나갔다가 고양이에게 참변을 당하고

청계닭 숫병아리 둘과 꽃닭 숫병아리 한 마리만 남았다.

그.러. 나. 

'자연을 벗삼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으름이야기  (2) 2022.04.14
농장의 봄맞이  (4) 2022.04.11
쌉싸름한 봄나물  (0) 2022.03.21
리얼 야생  (2) 2022.03.14
  (0) 2022.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