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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하는 교육

교사자치는 왜 머뭇거릴까

학교자치를 완성하기 위해 교사자치 아니 교직원자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교사에 국한하지 않고 학교에서 함께 일하는 직원모두에 의한 자치가 필요하다. 

학교교육과정에 참여하면서 교직원자치, 교사자치의 효능감을 맛본다면

학생자치와 학부모자치를 포함한 학교자치가 함께 완성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교육청에서 제시한 학교평가 자율지표의 민주적 학교운영 체제 영역을 살펴보면

우선 학교의 비전과 철학을 교육공동체가 함께 이해하고 실천하는가?
둘째, 민주적인 절차와 방법으로 학교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하며, 의사결정이 민주적이고 합리적인가?
셋째,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 교육활동을 중심으로 교직원조직을 구성하여 운영하고
학교의 환경과 공간이 구성원의 참여와 집단지성에 의해 구성되며, 교육활동 중심의 예산을 편성하는가?

 

이렇게 문항이 구성되어있다. 

학교의 자율지표이기에 교육청이 제시한대로 설문할 필요는 없지만, 학교자치 실현을 위해 중요한 설문이라고 생각한다.

설문한다고 해서 백퍼센트 정확한 응답을 얻지는 못하지만 의미있는 응답은 찾을 수 있다. 

학교의 비전과 철학을 공유하는 것은 학교교육과정을 계획하고 운영하는데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하기에

학기초와 학기말마다 교직원이 함께 공유의 시간을 갖자고 의견을 제시하면 늘 돌아오는 답변은 바쁘다는 것이다. 

학기초엔 학기준비하느라 바쁘고 학기말엔 학생부처리하느라 바쁘단다. 바쁜 건 사실이다.

교사의 삶은 늘 바쁘다. 학기초, 학기중, 학기말 늘 바쁘다.

코로나 19로 인한 방역 때문에 최근에 더 바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학교의 비전과 철학은 어느 개인의 것이 아니라 학교구성원 모두의 것이어야 한다.

관리자와 업무부장이 만들어준대로 그냥 책꽂이에 꽂아두던 학교교육과정이 아니라

이젠 구성원이 함께 만들어가는 학교교육과정시대를 정착시켜야하기에

바쁜 시간을 쪼개어 함께 공유하는 시간은 꼭 필요하다며 교사들의 투덜거림을 일축해버렸다.

코로나 상황이라 학부모를 제외하고 학생대표와 교직원들이 모여서 공유의 시간들을 가지면서

나름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해내기도 했지만 일부에선 그런 시간들에 대해 비민주적인 과정이라는 평가를 들어야 했다.

(평가회 워드클라우드)

교직원 특히 교사 일부가 반대했음에도 강행한 것에 대해서 비민주적이라고... 

내가 근무했던 대규모 학교에서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하려다보면 늘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다. 

전체가 모인 자리에서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결론을 도출하려고 해도 늘 의견을 내는 사람은 소수이고

학년단위로 의견을 모아달라고 해도 학년부장들은 의견수렴을 해오기보다는 개별적인 의견을 각각 제시한다. 

합의에 이르기까지 천천히 시간을 두고 논의를 하고자 하면 모이는 게 귀찮다고 한다.

긴급하게 결정이 필요한 경우엔 학년부장들이 각 학년을 대표하여 결론을 내리자하면 

학년부장들은 자신들에게 그런 권한이 없으니 학년구성원의 의견을 다시 물어보고 오겠다 한다. 

다수의 의사를 따르자니 소수의 의견도 존중해줘야하고 소수의 의견을 반영하자니 배가 산으로 갈 상황이 반복이다.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자치에 대해 익숙치 않은 것은 교직뿐만은 아니리라. 

그럼에도 우리 국민의 민주시민의식은 예전보다 수준이 높아졌다고 한다. 

민주시민을 길러줄 학교자치 더 나아가 교육자치가 단단하게 자리를 잡아준다면 더 성숙한 민주국가가 되지 않을까?

교육청에서 2020년에 학부모자치를 보장할 학부모회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그리고 학생자치를 위해 아낌없는 행재정적 지원을 계속 하고 있다. 

그럼 교사자치를 위한 노력은 오롯이 교사만의 몫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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