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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길 닿는대로

일주일만에 이산(?)가족 상봉

고풍스러운 호텔에서 딸아이는 와플을 먹고 싶다고 했다. 

룸서비스로 와플과 간단한 조식을 신청했다. 

딸아인 맛나게 와플을 먹으며 행복해했다. 

드뎌 반쪽이 브리즈번에 도착하는 날!

아침을 먹고 일찌감치 체크아웃을 한 후 

반쪽과 만나기로 했던 버스터미널(아, 브리즈번에서는 트랜짓 센터라고 부름)로 이동했다. 

도착할 시각이 지났는데 반쪽이 안 나타나 불안했다. 

휴대폰 로밍을 안했기에 통화수단도 없고 국제미아가 되었음 어쩌나 싶을 때,

내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상대방의 목소리가 전혀 안들렸다.

"다시 전화 걸어줄래요?"

상대방이 누군지도 모르면서 우리말로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반쪽이었다. 

나와의 약속장소를 호텔로 착각하고 호텔로 갔다는 것이었다. 

서로 엇갈렸다. 

버스터미널과 호텔을 연결하는 직선도로인데 왜 서로 못 보았을까?

여독을 풀지 못한 반쪽이 호텔에서 우리가 있는 곳으로 다시 왔다. 

"영어를 잘 못하는데 어떻게 호텔전화를 빌렸어?"

"그냥 손가락으로 가르쳤지"

"그럼 처음 통화가 안되었을 때는 뭐라고 말했어?"

"아임 예스, 마이 프렌드 노. 그랬더니 다른 전화기로 빌려주더라"

우리 모두 한바탕 웃을 수 밖에 없었던 그 엉터리 영어.

그래도 타국인의 그 영어를 알아듣고 이해해준 호텔 직원들이 고마웠다. 

쉴 곳을 찾아 근처의 보타닉 가든으로 자리를 옮겼다. 

식물을 좋아하는 반쪽이 휴식을 취하면서 그날의 일정을 정하기 좋은 곳이었다. 

우리가 머물렀던 콘래드 트래져리를 지나 좀 더 남쪽으로 가면 도심 속 공원이 펼쳐져있다. 

시티 보타닉 가든(마운트쿠사에도 보타닉 가든이 있어서)이라고도 부르는데

1855년 시민공원으로 개장되었다 하니 공원의 역사가 꽤 오래되었다. 

내가 살고있는 지역의 호수공원도 수 십 년이 지나면 이렇게 공원다운 모습을 갖추겠지.

다양한 식물들과 울창한 나무들이 만들어주는 그늘,

그리고 말끔하게 정돈된 정원을 감상하며 한가로운 오전 시간을 보냈다.

나뭇잎의 푸르름과 화려한 꽃들이 주는 평화로움을 만끽하며...

보타닉 가든에서 우린 오후 일정으로 정한 곳은

'호주'하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동물들을 만나는 곳으로

그리고 브리즈번을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는 그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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