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발길 닿는대로

도심속으로

프레져 아일랜드 투어를 마치고 하비베이로 돌아와 숙소에서 다시 1박.

별들이 반짝이는 새벽녘, 브리즈번 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브리즈번에서 하비베이로 운행한 장거리버스에 비해

하비베이에서 브리즈번으로 오는 장거리버스의 운행시간이 좀 더 짧았다는 생각이 든 건 

아마도 처음 가는 길에 대한 두려움과 중간중간 경유지들이 많았던 브리즈번에서 하비베이까지의 초행길과 다르게

경유지도 한 곳 뿐이었던 하비베이에서 브리즈번으로 되돌아가는 버스에서의 달콤한 새벽잠덕분일지도...

점심무렵 도착한 브리즈번에서 우린 새로운 경험을 했었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신호대기하려고 도로변에 서있는데 자동차들이 멈춰섰다. 

횡단보도 신호등은 빨간색인데 뭐지?

사람들이 빨간 신호등에 횡단보도를 건너갔다. 

몇몇 군데에서 횡단을 위한 준비자세를 할 때마다 멈춰서는 자동차들을 보며

차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었다. 

그게 맞는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후 우리는 차가 멈춰서면 도로를 횡단하기로 했다. 

또한 TV에서 본 외국배우나 한국에서 만난 원어민과 달리 뚱뚱한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는 것.

뚱뚱하다는 사실에 대해 아무 거리낌없이 거리를 걷고 있는 모습에

외모지상주의 우리나라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본 계기가 되었다랄까!

브리즈번에서 묵을 Conrad Treasury 호텔을 찾아가는 도중에 점심으로 먹을 샌드위치가게에서 또 놀람.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일반적이지만 2006년 당시 우리나라 SUBWAY에서는 샌드위치를 팔지 않았기에

호주에서 간판을 보고 다른 프랜차이즈로 착각했었다.

샌드위치를 먹으려고 들어간 SUBWAY에서 쉽게 샌드위치를 주문하지 못했다.

내가 생각했던 완제품 샌드위치를 팔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빵의 종류와 크기, 안에 넣을 야채, 햄 등의 토핑 종류, 소스 등등.

하나하나 나의 입맛에 맞게 골라 주문해야했는데 뭘 넣어야 맛있는지도 몰랐던 나

용감하게 아들이 먼저 먹고싶은 토핑을 골라 완성된 샌드위치를 보고

나와 딸도 고를 수 있었던 그 때의 기억.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샌드위치(식빵 두 조각 사이에 양배추샐러드와 햄, 달걀, 토마토를 끼워넣은 그런 것?)의

모습에서 샌드위치란 이런 것이구나를 새롭게 알게되었던 계기.

처음 경험한 샌드위치로 점심을 맛나게 즐기고

드디어 편안하고 품격있어보이는 호텔 체크인.

사실 호주 첫 여행지에서의 숙박은 백팩커였고

프레져아일랜드에서의 숙박도 꽤 괜찮은 리조트였지만

브리즈번에서의 숙박은 왕궁에 들어온 기분이었다고 할까!

(콘래드 호텔앞)

입구에 빅토리아 여왕 동상이 있었다. 

브리즈번 역시 영국인들이 이주해와서 이루어진 도시라 그런가

빅토리아 여왕에 대한 존경심의 표현이 곳곳에서 흔적으로 남아있었다. 

브리즈번 중심업무지구인 CBD에 퀸스트리트 몰이 있는 걸보면 짐작이 가능하지 않을까?

(퀸 스트리트 몰 광장)

또한 퀸 스트리트 몰 주변의 도로명에도 빅토리아 여왕의 가문인

하노버 왕조에서 따 온 왕실이름들로 명명되어있다고 했다.

쇼핑몰주변을 돌아다니다보니 한글인사말이 보이기도 했다.

어찌나 반가웠던지...

(빅토리아 다리에서)
(콘래드호텔야경)

밤에 다시 나가본 쇼핑몰 광장에서 다양한 조명등을 따라다니며 딸아이는 신나게 뛰어놀았던 기억이다. 

(쇼핑몰 광장)

2022년 현재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95세라고 뉴스에서 본 적 있는데

영국 군주들 중 엘리자베스 여왕의 인기가 가장 높지만

제국주의시대에 영국을 '해가 지지 않는 제국'으로 이끌었던 빅토리아 여왕의 인기도 두번째로 높다고 한다.

그녀의 재임기간동안 정파에 관계없이 신뢰를 받았다거나 일반 대중의 지지와 존경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요즘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그런 점을 좀 배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뜬금없이 해본다.

돌아다니다 보니 브리즈번이라는 강이름과 도시이름도 19세기 총독이었던 토마스 브리즈번 경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야경을 실컷 구경하고 돌아다닐 즈음, 반쪽은 한국에서 날아오고 있을 시각이었다.

곧 만날 반쪽을 기다리며 쏘다녔던 밤.

'내 발길 닿는대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알라와 캥거루를 찾아  (0) 2022.02.25
일주일만에 이산(?)가족 상봉  (0) 2022.02.24
사막 그리고 호수  (0) 2022.02.22
Maheno와 Fraser Island  (0) 2022.02.21
모래섬 열대우림  (0) 2022.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