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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하는 교육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민족대명절이라하는 한가위.

한가위하면 떠오르는게 뭔지 1분 글쓰기로 표현해보자했더니 아이들 대부분이 먹거리에 대해 썼다. 친척들과 한가위를 보내면서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먹거리뿐이라. . .하긴 천고마비의 계절, 이 가을에 만나는 한가위니 풍성한 먹거리가 가장 우선이리라.


조상들의 세시풍속을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아이들과 한가위풍속을 함께 알아보고 즐겨보았다.
햇곡식과 햇과일의 수확을 감사하며 조상에게 차례를 올리는 풍습. 지금 우리가 많이 볼 수 있는 차례지내는 모습들은 유교의 영향이라는데 정작 홍동백서, 조율이시의 형식은 유래가 불분명하다 들었다. 아이들과 차례상의 모형을 함께 만들다보니 상다리가 휘어진다. 상위에 올려진 것들이 지나치게 많았던 그 옛날의 차례상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먹지도않는 음식을 한번의 상차림을 위해 여전히 고집하는 어른들때문에 시끄러운 집도 있다는데 차례상에 대한 새로운 고민들이 필요하겠다.
저학년동생들이 조물조물 빚은 송편을 가져다줘서 맛나게 먹고는(사실 우리반 친구들은 송편을 직접 빚어보고 싶어했지만 나의 독재로 하지 못했다) 강당에 모여앉아 우리반끼리 신명나게 사물놀이를 한바탕했다. 그리고는 우리 악기의 흥겨운 장단에 취해 강강술래놀이 중 몇가지를 손에 손잡고 우리반 친구들끼리 즐겼다.


한가위에 관련된 골든벨을 통해 한가위에 깃든 여러가지 민속들을 알아보며 이렇게 한가위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작년엔 전교생이 모여 강당에 모여서 신명나게 한판 놀았지만 올핸 세시풍속에 대해 도전해보려는 의지가 없어서 단오풍속과 한가위풍속을 우리반만 진행했다.
얼마 전 교육청에서 우리학교 한가위행사를 취재하고싶다고 연락이 왔다는데(작년이야기를 들은 모양이다) 올핸 구성원들이 합의되지않았으니 모두 함께 진행할 순 없었다. 그렇다고 우리반만의 한가위행사를 보여준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고. . .
단오, 한가위, 동지, 설날 등 조상들이 즐겼던 세시풍속을 지켜나가는 것도 세계속의 한국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중요한 방향이라고 생각해서 단오와 한가위 풍속만이라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자고 이전에 함께 했던 동료들과 기획했던 것인데 기존의 구성원들은 다 나가고 새로 들어온 구성원들의 동의를 새롭게 얻어가는게 쉽지않으니 참 답답할 따름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옛말이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임을 잊지는 말았으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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