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함께 생각하는 교육

스마트교육과 기기활용교육

프레네교육은 방향성만 같다면 교육적으로 가능한 모든 것을 실천하고 행동한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David교사는 컴퓨터나 스마트어플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교육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들었다.

세종시교육청출범즈음 교육부에서 제시한 스마트교육정책을 신설학교부터 적용하기 시작하여 세종시 대부분의 학교에 스마트교실을 구축하고 개인용 패드를 주었다. 물론 모두에게 나누어 준 것도 아니고 학교마다 기기가 다 다르다. 그래서 가끔 세종시교육청을 스마트기기 재고처리장이라 부르기도 한다. 학교마다 기기가 다르고 사용환경이 다르며 호환성도 떨어진다. 또한 사용가능한 앱컨텐츠도 부족한 현실이다. 그나마도 활발하게 활용된다면 다행이겠으나 교사의 기기활용능력, 앱컨텐츠 활용능력, 학생들의 자제력 등을 이유로 패드보관함에서 잠자는 경우가 허다하다. 교실당 천오백만원의 투자비용이 소요된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아까운 돈이다. 초등의 경우는 차라리 그 돈을 아이들의 교실을 친환경 자재나 가구들로 채웠다면 훨씬 더 정서적으로 건강한 아이들로 자라지않았을까 싶다. 맨발이어도 괜찮을 마루바닥과 보기만해도 따뜻해보이는 편백나무 두른 벽. 상상만으로도 편안한 교실이 아닌가?

교육부에서 내세웠던 스마트교육은 21세기 학습자의 미래역량강화를 위한 지능형 개별 맞춤 학습체제로 교육 환경, 교육 내용, 교육 방법 및 교육 평가 등 교육 체제를 혁신하고자 시도했던 측면에선 충분히 좋은 의도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교육현장에 투입된 스마트교육은 기기중심이었다. 자기주도적으로 흥미롭게 각자의 수준에 맞게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자료를 찾아내는 활동, 딱 거기까지였다. 이것은 학교내 설치된 컴퓨터교실을 활용하는것으로도 충분하다.

우리나라처럼 정보활용시스템이 잘 갖춰져있는 경우가 드물다고 들었다. 인터넷 속도도 빠르다고 들었다. 그러나 그 좋은 환경을 갖추고도 컴퓨터에서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몇이나 될까? 하드웨어를 알고있는 학생들은 몇이나 될까?

고등학교졸업 무렵 은사님으로부터 EDPS책을 얻어 읽어본 이후로 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프로그래밍언어에 대해서도 배웠었고 워드자격증, 컴활자격증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정보화기기는 급속히 발달하고 정보의 양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 시대에 기기활용만이라도 제대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ICT교육하라니까 아이들을 컴퓨터교실에 몰아놓고 방치해두는 모습을 쉽지않게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컴퓨터대신 패드를 주고 한시간동안 방치해두는 교사도 있다. 스마트교육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세종시에 전입 온 학생들의 실망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당연하다. 처음 시도된 청소년 교육정책 타운홀 미팅에서도 학생들의 스마트교육에 대한 불만이 나왔었다.

프레네연수 마지막인 오늘 David는 다양한 앱활용수업을 보여줬고 웹저널을 통한 전세계 교육과 소통하는 모습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스카이프를 통해 스웨덴 현지학교의 교사와 영상통화를 하면서 개학준비중인 일상소개, 교실이모저모공유, 질의응답 시간들을 가졌다. 영어가 자유롭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스마트교육정책에 대해 David와 토론을 하고싶었지만 아쉬움을 남기고 헤어졌다.

스마트교육정책, 작년 국회질의자리에서 교육부에선 후퇴의 입장을 보였다고 들었다. 좀 더 고민해보고 수정보완해볼 것이지 그 엄청난 예산을 쏟아붓고는 그만한 효과를 못얻어서 포기했을까? 앞으로 개정되는 교육과정에는 소프트웨어교육이 들어있단다. 갑자기 재벌살리기 경제정책이 뇌리를 스치는 이유는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