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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하는 교육

교사들의 교육수다

교사는 교사와 함께 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전문성을 키우게 된다 생각해왔다. 대학에서 배웠던 지식의 깊이가 현장에서의 교육적 깊이를 더해주진 못했다. 오히려 실제 현장에서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동료에게서의 배움이 쓸모있었다. 때로는 아이들에게서, 때로는 동네어르신들에게서 배운 지식이 더 유용했다. 그래서 스스로 이곳저곳 발품팔아 연수를 찾아다닌다.

SNS가 발달하면서 가까이있지않으나 비슷한 생각을 가진 전국 각지의 다양한 사람들과 경험을 나누고 함께 고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거미줄처럼 얼키고설켜서 맺어진 페이스북에서 특별한 이벤트를 보게 되었다. 

                                                        



현장의 경험이 녹아있는 책을 엮어낸 저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수다를 떠는 자리.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이 자리가 7월11일 세종시 온빛초에서 이루어지게된 계기 또한 듣고보니 뜻밖이었다. 제안에서부터 실행에 이르기까지 예상을 뛰어넘는 역사가 쓰여졌다. 모든 것은 자발성을 기초로 이루어졌다. 삼백명넘는 전국의 교육전문가들이(교사, 장학사, 교감,교장, 학부모, 예비교사 등 포함) 모여서 하루종일 각자의 수다를 풀어낸 것도 누가 시킨 것이 아니었다.

우선 수요일밴드의 학교이야기가 담긴 노래들로 즐겁게 시작했다. 오전1부에선 교육 실천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펴낸 저자들과 함께 교육현실에 화를 내보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공감을 나눴다.
권재원샘의 '교사들이여, 괴물이 되자'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외롭더라도 괴물이 되어볼까? 다짐했고 이윤미샘의 교육과정마주하기를 통해 교육과정의 조정권을 교사가 가져야한다는 것에 격하게 공감을 했고 구민정샘의 교육연극이야기시간은 참가자들이 짧은 상황극을 꾸며보면서 아이들의 삶과 이야기가 담긴 연극을 수업으로 끌어들여보는 즐거운 상상을 했고 찌질했었지만 용기를 갖게 되었다는 차승민샘이 말처럼 주변의 아무도 관심없는데 항상 나 스스로 자기검열에 빠져있었던건 아닌지 반성해보았다.
김성효장학사님의 학급운영했던 아픈 경험을 이야기하며 따뜻하게 손잡아주는 옆반샘되자는 말에 울컥했고 김차명샘의 같은 경험과 같은 마음을 읽었으며 움켜쥐고있던 것이 없어져야 새로운 것을 만들기때문에 자료를 공유한다는 말듣고 나도 움켜쥐고 있던 것을 펼쳐 나눠야겠다는 약속을 스스로에게 했다.
더많은 이야기들을 들었지만 듣고싶었던 이야기만 정리해서 이정도로 줄이련다.

오후2부에서는 즉석에서 만들어진 모둠끼리 둘러앉아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분위기를 열었다.
교육활동을 저해하는 요소로 생각되어 버려야할 것 두가지를 함께 토의했고 다시 교육을 위해 채워야할 것들이 무엇인지 이야기나누며 짧은 시간동안 성장을 경험했다. 버려져야할 것으로 생각했던 관리자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버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서 소통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겼다.


몇 명의 번개제안으로 전국의 열정있는 삼백여명이 함께 했던 이 행복한 하루의 감흥을 새겨두고 다시 한번 기운을 내야겠다. 아이들을 위해 교육의 본질을 살릴 수 있는 교사의 전문성과 교사로서의 효능감을 나 스스로 높일 수 있도록 더 힘차게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