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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하는 교육

단오풍속을 배우다

음력 5월 5일. 우리 조상들의 24절기 중 하나이며 설날, 한식, 단오, 한가위 등 주요 4대 절기에 속하기도 한다.

우리 것을 제대로 아는 것, 우리의 전통을 이어가는 것 그것이 미래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줘야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지금은 다른 곳으로 가버렸지만 멋진 동료(교직에서는 대선배)가 함께 근무하면서 내게 가르쳐준 소중한 깨달음이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었다. 

생태라는 커다란 주제를 두고 우리 학교 아이들과 배움을 펼쳐가고 있는데 그 중에 전통과 관련된 생태적 자료들 또한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작년 한 해, 전통과 생태를 엮어 한학기에 한 번 생태학교를 운영하고자 계획했었다. 하지만 생태학교를 부담스러워하는 동료도 있었기에 함께 하기는 어려웠던 기억이다. 

올해는 함께 할 동료가 없다. 하자면 따라할 동료는 있지만 왜 해야하는지 고민을 하는 그런 동료가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 단오를 알아보고 단오를 경험하는 시간을 엮어가려고 한다. 

단오는 일년 중 가장 양기가 왕성한 날이라고 한다. 모내기를 끝내고 초여름에 맞이하는 절기이며 중국의 초나라 회왕 때에 유래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이 날은 산에서 수리취라는 나물을 뜯어 떡을 해먹거나 쑥으로 떡을 하는데 수레바퀴 모양을 닮아 수리취떡이라고 한단다.

작년에는 동료들과 함께 떡재료를 공동구입하여 아이들이 당근이나 무에 새겨온 떡살무늬를 찍어 수리취떡을 실컷 먹을 수 있었다.

또한 창포물로 머리를 감는 풍습이 있었다는데 창포는 그 향이 은은하니 정말 좋다. 향만 좋은 게 아니라 항균작용도 있어 창포로 샴푸를 하거나 비누를 만들어 쓰기도 하고 창포삶은 물을 마시면 몸에 이롭다고 전해온다. 또한 창포뿌리로 비녀를 만들어 머리에 꽂기도 했단다.

작년에 학교행사를 위해 창포를 찾아 시골구석을 돌아다녔던 기억이 새롭다.  창포가 있다하여 찾아가보면 찾고 있는 창포가 아니라 꽃창포가 대부분이었다. 겨우 찾아낸 창포를 몇 포기 논구석에 심었더니 제법 번식이 잘 되어 몇 개 학교에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다. 우리 반 아이들도 창포의 생김새를 살펴보고 꽃을 찾아보고 향을 맡아보고는 제각각 한마디씩 한다.

물론 향이 별로라는 아이들도 있다. 각자 단오에 머리감을 창포물을 만들어보라고 집으로 한 줌 씩 보냈다. 혹시 모자를까 하여 나도 창포물을 열심히 만들었다. 집안가득 창포향이 은은하다. 아이들이 창포물에 머리감고 나면 수건으로 양머리 해줘야지. 양머리한 귀요미들!

단오에 쓰는 창포(사진 오른쪽)는 천남성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습지에 산다는데 꽃이 예쁘지 않아 대부분 뽑아서 버렸다고 한다. 사람들이 흔히 보는 창포는 꽃창포(사진 왼쪽 아래)이며 꽃창포는 붓꽃과에 속하는 것으로 단오에 사용하는 창포와는 전혀 다른 종이라고 한다. 꽃창포는 붓꽃과 유사하게 생겨 구분하기 어려우나 꽃창포의 꽃이 더 크며 붓꽃이 꽃창포의 꽃보다 먼저 핀다고 한다.

양기가 가장 왕성한 단오의 오시에 약쑥을 뜯는 풍습도 있었단다. 약쑥을 매달아두면 재액을 막아주고 항균작용도 한다하니 쑥을 뜯어 양파망으로 쑥향주머니를 만들고 집에 달아두게 하련다.

이 밖에도 대추나무 가지에 돌을 끼워놓아 대추나무 시집보내기하는 풍습, 모내기 후 농번기와 수확기로 이어지는 동안 힘을 길러야한다고 해서 남자들이 즐겼다는 씨름, 여자들이 즐긴 그네타기, 앵두화채 만들어 먹기, 부채만들기 등 단오에 전해내려오는 다양한 풍습들을 아이들과 함께 찾아보고 과거와 미래를 잇는 중요한 배움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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