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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하는 교육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강남역 10번 출구, 구의역 스크린 도어.

                                                                   (이미지 출처: 뉴스1)

최근 SNS를 통해 자주 듣게 되는 낱말들이다.

세월호 참사에 이어 안타까운 죽음을 접하는 일이 많아졌다. 물론 이런 일들이 요즘에 와서야 빈번한 사고는 아닐 것이나 자꾸만 그 안타까운 죽음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내 아들, 딸이 그 또래이기 때문일 것이고 내 아들, 딸이 앞으로 살아가야할 세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큰 아이를 낳았을 때, 이 나라가 곧 통일이 될 것만 같아서 군대를 강제로 가야하는 의무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철없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아들이 성년을 맞이하고 난 이후 군대를 가야하는 의무가 여전히 존재했고 군대 내에서 벌어지는 의문사나 구타사고 등이 끊이지 않아 제대할 때까지 노심초사했다. 더구나 당시 천안함 사건으로 많은 병사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전해 들으면서도 아들을 군대에 보낼 수 밖에 없었고 연평도 포격으로 전운이 감돈다는 소식을 연이어 들으면서 아들을 휴전선을 바라보는 최전방에서 군생활을 하게 만든 나쁜 부모라며 자책하고 지내야했다.

이제는 취업을 준비해야하는 아들과 이제 대학 2년생인 딸아이가 서울에서 함께 공부하는 상황에서 강남역 사고와 구의역 사고는 그저 남의 일이 아니었다. 취업준비를 하며 주말마다 알바를 하는 아들과 딸, 점심먹을 시간을 제대로 갖지 못하고 대충 끼니를 때우며 지낸다는 말에 무엇보다도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엄마로서 아무리 강조하지만 그건 엄마의 잔소리일 뿐이다. 아들과 딸아이는 조금이나마 자신들의 힘으로 용돈을 벌겠다며 쓸데없는 낭비를 하지 않고 살려고 노력한다. 사고 싶은 게 많을 나이인데도 특별하게 사달라고 조르질 않는다.

지난 휴일에 서울에서 드럼 페스티벌이 있을 때의 이야기다. 나는 세월호 추모집회에 갔다가 드럼 페스티벌이 있는 서울광장으로 가겠다고 했는데 나의 핸드폰 배터리가 수명을 다해 광장의 많은 사람 중에 아들과 딸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 걱정했더니

엄마, 가장 허름한 옷을 입은 남녀를 찾으면 돼. 우리 입고 있는 옷이 십년쯤 되었을 걸!”

딸아이의 말이다.

그랬다. 십년 되었다는 것은 과장이지만 아들과 딸은 옷이 아무리 오래 되었고 유명 브랜드가 아니어도 찢어지거나 구멍이 뚫린 상태가 아니면 그냥 입고 다닌다. 못내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굳이 유명 브랜드여야 하는 건 아니니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고 봐야겠다.

그런 아들과 딸처럼 강남역 사고나 구의역 사고에서 죽음을 당한 안타까운 청년들은 열심히 살아온 누군가의 아들딸이었을 것이다. 특히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고로 숨진 청년의 가방에서 나온 컵라면은 그 부모의 가슴을 쥐어뜯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저 열심히 살아가라고, 맡은 일에 책임감있게 살아가라고 당부했던 부모는 그렇게 말한 자신이 아들을 죽음으로 내몰게 되었다며 원망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아들딸에게 어떻게 살아가라고 말해야할까?

아들과 딸이 나와 내 반쪽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배우고 그런 열정을 가진 삶을 살기를 바랬는데 이제는 열정만으로 살아가기는 어려운 세상이 되어버렸다.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아니, 미래를 살아갈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야하는지를 깊게 고민해야한다. 물론 이런 고민은 나혼자가 아니라 이 땅의 모든 교사들이 교육의 현장에서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참교육인 지 자성하고 되짚어봐야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세월호 참사 현장인 팽목항, 강남역 10번 출구, 구의역. 난 이 사고 현장에 갈 용기가 나질 않는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들리는 소식들로 가슴 먹먹한데 그 현장에서의 내 감정들을 추스릴 용기가 나질 않아 갈 수가 없다.

그저 저 하늘의 별이 되어 이 땅이 건강한 사회가 되어가기를 기다리며 지켜보고 있을 고인들의 명복을 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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