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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하는 교육

학교교육 제4의 길

 

혁신학교를 만나게 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었던 낱말이 '소통'과 '참여', '자발성' 등이었다.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와 지역사회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교육공동체로서 소통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그런 교육이 이뤄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혁신학교였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마을교육공동체에 대한 이야기가 주요 화두다. 그렇다면 학교와 마을은 또 어떤 관계여야할까?

작년에 교육청으로부터 선물받은 '학교교육 제 4의 길'을 이제서야 다 읽었다.

 

앤디 하그리브스와 데니스 셜리가 공동으로 제시한 학교 교육의 변화와 미래방향을 통해서 우리가 지금 있는 위치가 어디쯤인지 확인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생각해봤다.

학창시절에 영어교재 저자로 유명했던 이찬승씨가 번역을 했다는데 읽다보니 내용이 어려운 편이다.

저자는 우선 학교 교육이 변해온 과정을  소개하는데

제1의 길은 국가의 지원이 많으면서도 교사의 자율성을 충분히 부여했던 시기였으나

전체적인 일관성은 부족했다고 하며

2의 길은 제1의 길에서 부족했던 교육표준화를 추구하다보니 교사의 자율성은 상실되었던 시기를 이야기하고

3의 길은 시장주의 장점을 교육에 활용하면서 국가의 풍부한 지원을 바탕으로

교사는 자율성과 책무성 사이의 균형을 맞춰 교육을 할 수 있는 시기였다고 보면서

4의 길은 국가적 비전(정부의 방향제시와 지원)과 대중의 참여,

그리고 교사 전문성과 자발적 참여간의 소통을 통해 학습이 이루어지고

교육적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미래의 방향이라고 적고있다. 

각 장마다 기술해놓은 교육의 변화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1의 길 시기에 주요 키워드는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교육이었다고 보여진다. 

국가에서 최대한 지원을 해주면서 교사에게 자율성을 부여해준 탓에

교육의 초점이나 질적 수준에 있어 편차가 발생하게 되었다고 보고있다.

예를 들면, 혁신성향이 강했던 학교에서는 교육과정 개발의 자율성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있고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며 교직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던 반면에 

보수성향이 강한 학교에서는 교사 재량으로 학습내용과 방법을 선택하여

수업하는 자유를 누렸던 것에 대한 향수만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결국 교직에 대한 어떤 규제가 없이 학교의 경영진이 어떤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지에 의해

전통적 학교vs혁신적 학교, 탁월한 성과vs형편없는 성, 창의적vs보수적 여부가 판가름나는 등 

편차가 컸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 적고 있다.

이처럼 학교에 따라 교육의 모습과 수준과 방법이 들쑥날쑥했던 시기였으니

학부모의 학교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되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렇듯 제1의 길에서 보여진 교육의 상호 연계성과 일관성 부족, 불균질성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감 등으로 

2의 길에서 나타나는 키워드는 시장주의와 표준화다. 시장주의 논리에 따라 표준화된 성취기준을 제시하고 

교육의 초점을 명확하게 하여 학교 간 교육격차를 줄이는 것에 초점을 두고 일관성을 증대하고자 했단다.

그로인해 교사들은 전문가로서의 판단의지와 자율성을 빼앗긴 것을 한탄해야 했고

좌절과 무력감이 보여지면서 학부모와 교사 사이에 불신이 드리워지기도 했던 시기의 교육이다.  

3의 길로 들어서면서 등장한 키워드는 파트너십으로 보여진다.

하향식 통제를 통해 아래로부터의 자발적 구상이 이루어지고 수평적 학습이 진행되면서

지식사회로 번창하게 될 것이라는 대가 있었다고 한다.

또한 시민의 참여와 교사들의 학습공동체 운영, 그리고 높은 수준의 엄격한 표준성취기준을 지향함으로서

대중의 존경을 회복하게 되었으나 이러한 중앙집권화와 기술주의에 의해 데이터의존이 높아

또 다른 변화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생겼다.

책에 정리된  각각의 교육 변화과정에서 유지할 것과 버릴 것


 
유지할 것  버릴 것
1의 길 감화, 혁신, 자율성 비일관성, 전문직 자격화
과도기 지역 차에 무관한 공통의 기준 교사, 관리자, 공동체 등의 약화
2의 길 긴급성, 일관성있고 공정성 실현을 위한 전면적 통합교육 치열한 경쟁과 과도한 표준화
3의 길 균형과 통합성, 대중의 참여,
재정적 재투자, 과학적 판단근거, 전문가네트워크
지속적인 독재성, 부과된 목표,
데이터에의 집착, 상호작용의 거품

제1, 제2, 제3의 길을 거치면서 또 다른 변화를 모색하게 된 4의 길에서 볼 수 있는 변화는

비전의 고취와 혁신지향, 책임감과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방향인 듯하다.

첫째 요소 국가적 비전, 정부의 방향제시와 지원

둘째 요소 대중의 참여

셋째 요소 교사의 전문성과 참여

이 세 가지 요소 들간의 소통과 참여를 통해 교육의 본질을 찾아가고자 하는 제4의 길에서

교사는 정부의 통제로부터 자유로워진 대신 학부모, 지역사회, 대중으로부터의 자율성은 제한받는 입장이다.

이러한 변화의 목적과 파트너십을 떠받치는 여섯 가지 기둥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

 

. 영감을 주고 통합을 이끄는 비전

.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양육을 위한 협력이 바탕이 될 때 상호신뢰

. 성취를 위한 투자:학교에서의 직업적 책무성의 무게만큼 가정에서의 부모 책임의 무게를 맞추자. 마을의 놀이터와 거리를 되찾자. 이를 날실과 씨실로 엮어 민주적 삶을 만들어내자

. 교육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 변화의 파트너로서의 학생

. 사려깊은 교수·학습:교사를 교직에 남게 하는 힘, 한 학생을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탁월한 수준에 이르게 하는 힘은 의미있는 배움이며 주의 깊은 가르침이다.

 

 

개혁의 통합성을 높이는 네 가지 촉매로 제시한

. 지속가능한 리더십: 책임은 증대되지만 자율권과 재량권은 축소

. 통합적인 네트워크

. 책무성에 우선하는 책임감:책임을 다하고 난 후 남는 것이 책무성

. 다양성의 존중:표준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고 그 표준 자체에 대해 다양하게 사고하는 것

 

그리고 교사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세가지 원칙으로

질 높은 교사, 적극적이고 강력한 교원단체, 활발한 학습공동체를 이야기하고 있다 .

이렇게 학교교육의 길이 변화해 온 방향을 기록하고 미래에 나아가야할 방향으로

제4의 길을 제시한 이 책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로 끝맺음을 했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놓았다고

 

 

이 책에서 학교교육의 변화를 기술한 것은 우리 나라 상황과는 좀 다르다.

그럼에도 우리 나라에서 현재 이야기되는 혁신학교 또는 마을교육공동체와 관련된 시사점이 있어서 적어본 것이다.

내가 동료들과 해보고 싶었던 교육의 본질찾기. 혁신교육 또는 학교혁신, 교육혁신은 분명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이다.

그리고 앞으로 가야할 길 또한 쉽지 않은 길이다.

그러나 훗날 프로스트의 시처럼 그 선택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놓았다고 회상하게 되겠지.

물론 긍정적인 방향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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