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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길 닿는대로

중서부유럽여행 15일째-풍차의 나라에서 만난 담락거리

야간열차를 타고 자다깨다를 반복하면서 도착한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침대칸에서 잘 잔 것 같고 아침 뷔페도 잘 먹었는데 몸은 찌뿌드드하니 왜 밤샌 느낌이지?

'야간열차라는 게 이런 거였구나.

이 또한 여행이라 아침을 피곤하게 시작하겠구나' 싶었다.

승무원들이 아침식사를 가져다주었다.

침대칸에서 아침식사도 할 수 있고 좁긴하지만 별도로 세면대도 있어서 고양이세수하고

네덜란드를 관광할 준비를 했다.

바깥에 펼쳐진 너른 들판에 아침 일찍 소들이 풀을 뜯고 있는 평화로운 모습이 보였다.

네덜란드의 운하. 바다보다 육지가 낮은 지형적 악조건을 사람의 힘으로 극복해 냈다는

네덜란드에서 이 운하는 인력의 상징이기도 하단다.

이 운하를 통과하는 많은 배들을 볼 수 있었다.

4대강 사업으로 위장하고 우리 나라의 자연을 파헤쳐 운하를 건설하겠다는 야심찬 대통령이 있었지.

덕분에 지금 우리 나라 4대강 곳곳에서 녹조와 큰빗이끼벌레들이 강물을 죽이고 있다는데

창 밖으로 보이는 아담한 네덜란드 풍의 집들도 정겨웠다.

암스테르담에 도착하여 예전의 전통적인 풍차들을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풍차마을 킨더다이크로 가기위해 곧바로 로테르담으로 가는 열차를 다시 올라탔다.

로테르담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만나는 풍경들.

드디어 동화 속에서 보던 풍차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길게 놓인 네덜란드 튤립꽃밭도 보이고

하지만 로테르담에 도착한 순간 킨더다이크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내려서

버스로 갈아타고 45분쯤 들어가야 하거나 배를 이용하여 들어가면 50분정도 소요된다고 들었다.

오후에는 프랑크 푸르트로 가야하는데 아침에 아무생각이 없이 계획을 세웠더니 시간계산이 잘못 되었다.

그리고 나도 아이들도 피곤하여 도저히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어차피 오후에는 프랑크푸르트로 또다시 이동해야했으니 말이다.

결국 로테르담에서 열차를 바꾸어타고 암스테르담으로 되돌아오는 헤프닝을 빚었다. 정신이 몽롱했었나보다.

암스테르담 중앙역에 Dam광장까지 1km의 거리를 담락거리라고 부른다.

이 거리를 중심으로 가게들이 늘어서있고 가장 번화한 거리라고 한다.

담 광장에 있는 마담 터소 인형관(Madame Tussaud's) 안에

세계 유명인사들과 암스테르담의 역사를 인형으로 재현해두었다고 하는데 입장료도 비싸고 사람이 많아 못 들어갔다.

맞은 편에 보이는 Koninklijk왕궁은 고전주의 양식으로 1648년에 건축되었으며

1666년에는 시청으로 사용되기도 했었는데

현재 회화나 조각품이 전시되어있다고 하며 화려한 실내 장식 탓에 왕실의 영빈관으로 사용하고 있단다.

또한 광장 가운데에는 제2차 대전에 참가했던 네덜란드 군인들을 기념하는 기념비가 우뚝 솟아있다.

다시 중앙역으로 오는 길에 아무 생각없이 길을 건너다 트램에 치일 뻔.

유럽에서 돌아다니다 보니 항상 길 건너려고 서있는 사람을 위해 차가 멈춰 서서 기다려주기에

길건너는 사람들 따라가다 미처 트램을 보지 못했다.

트램은 선로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버스나 자동차처럼 세울 수는 없는 것을...

에효. 엄마때문에 아들딸이 부끄럽단다.

암스테르담과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오후 4시 40분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했다.

네시간 넘게 열차를 타고 도착한 프랑크푸르트의 숙소를 역 부근에서 쉽게 찾았다.

리셉션에 있던 남자 직원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예약한 방의 열쇠를 건네주며 전날 아시아 손님이 묵고 갔는데 샤워실 문을 망가뜨렸다며 조심하라고 일러줬다.

참 수다스러운 직원이었다.

컵라면을 끓여먹을 수 있게 뜨거운 물을 끓여주기도 하고 참 친절했다.

그러나 그 친절함 뒤에 예상치 못했던 일이 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