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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길 닿는대로

중서부유럽여행 17일째ㅡ중세와 현대의 공존, 프랑크푸르트

소독을 했다는 숙소에서 여전히 벌레와의 전쟁을 치뤘다.

자다가 벌레 기어다니는 소리에 눈이 번쩍 뜨였고 벌레잡느라 잠을 설쳐댔다.

피부는 벌겋게 부어오르고 도대체 알 수 없는 벌레였다.

저렴한 숙소를 얻은 탓인지...여행의 막바지를 벌레때문에 시달릴 줄이야. 

(한국에 돌아와서 알게 된 사실, 유럽에 빈대가 극성이었다는 것. 나를 물었던 벌레는 빈대였던 것)

아침에 또다시 벌레이야기를 전했는데 갸우뚱거리는 직원들의 표정이 마치 우리 가족이 이상한 사람들인양.

중서부유럽여행에서의 마지막 하루를 프랑크푸르트에서 둘러보는 것으로...

마인강이 흐르고 있는 프랑크푸르트는 독일의 경제수도라고도 부른단다.

현대적 감각의 건물들과 중세 건물들이 함께 보여지는 도시였다.

구시청사가 있는 뢰머광장. 광장가운데에는 정의의 여신이라는 '유스타치아' 상이 있었다. 

1887년에 청동으로 만들어진 이 동상은 오른손에는 검, 왼손에는 저울을 들고 있으며

정의의 균형이 치우쳤을 때는 가차없이 칼로 다스린다는 의미로 만들어졌다고 했다. 

중세 고딕양식을 볼 수 있는 뢰머는 신성로마제국황제의 대관식 축하연이 이뤄졌던 곳으로

1405년부터 시청사로 이용되다가 2차 대전때 파괴되었던 건물을 재건하여 지금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뢰머광장에는 크고작은 중세풍의 목조건물들이 보였는데 이를 오스트차일레라고 하며

15세기 쾰른의 비단상인들의 저택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선출 및 대관식이 이뤄졌던 카이저돔.

13세기에 짓기 시작하여 15세기에 완성하기까지 200년의 세월이 걸렸으며 총 높이가 95m인

이 성당의 원래 이름은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이었단다.

이탈리아 등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성당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라고 한다. 

아직도 복원작업을 기다리는 것으로 생각되는 발굴현장이 남아있었다.

괴테하우스. 이 곳에서는 독일 상류층 가옥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고 한다.

2차 세계 대전 때 심하게 파괴되었던 건물을 4년간의 복구작업을 걸쳐 복원했다고 하는데

5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실제 괴테가 사용했던 물건들이 안에 전시되어 있다고 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초고가 쓰여진 곳이라는군.

고등학교 때 친구가 내게 '멜루지네'라는 이름을 별칭으로 붙여준 일이 있다. 나와 별로 어울려보이지는 않지만....

괴테의 정원에서 한참 앉아 사색에 잠겨보았다. 좋은 글이 써질 듯해서...

저녁이 되어 뢰머광장에서 독일의 유명한 소시지와 맥주를 앞에 두고 이번여행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맥주로 유명한 독일에서는 구월 중순부터 시월 초순까지 옥토버페스트가 열린다고 하는데

올 수 있는 시간이 안되니 이렇게라도 맥주와 소시지를 맛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