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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길 닿는대로

중서부유럽여행 8일째-패션의 도시 Milano

10시 18분, 루체른을 출발한 열차는 세시간 반쯤을 달려 밀라노 중앙역에 도착했다.

역 건물자체가 하나의 작품인 듯 보이는 밀라노역.

밀라노는 이탈리아의 제2의 도시. 중세후기와 르네상스 시기의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르네상스 시대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20년동안이나 머물렀던 곳이라고 하는 밀라노는

패션, 디자인, 인테리어의 발상지.

역사적 도시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세련된 대도시로 발전하고 있는 밀라노란다.

날씨가 꾸물꾸물하니 비가 올 듯 하여 서둘러 민박집을 찾아야 했다.

이탈리아에는 조선족이 운영하는 민박집이 꽤 있다고 들었다.

지도를 보고 찾아간 다세대주택에서 현관문의 초인종을 누르자 육중한 문이 열리고

3층으로 가기위해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는데

옛날 영화 속에서 보던 독특한 엘리베이터를 볼 수 있었다.

우선 철문을 열고 그 안의 나무 문을 또 열어야 하는 구조. 

가능한 이 엘리베이터 이용하지 말아달라는 민박집 주인의 당부가 있었다.

우리가 찾아간 민박집은 조선족이 운영하는 곳이었고 자신의 집에 있는 방 한칸을 우리에게 내주었다.

짐을 풀고 나서 민박집 안주인께서 끓여주는 라면과 김치(얼마만에 보는 김치였는지 게눈 감추듯)를 정말 맛있게 먹었다.

별 수 없는 한국인인가보다. 김치맛이 그리웠던 듯.

물론 숙박비와 별도로 라면값을 내야했지만...

숙소를 나와  스포르체스코 성으로 가는데 비가 내렸다.

필라투스에서 만났던 비가 따라왔는지 ...

하는 수 없이 우산을 쓰고 구경해야했다.

스포르체스코 성.

입구의 정면에는 109m의 높은 탑이 있고 성벽은 벽돌로 둘러쌓여 중후함을 전해주는 곳이었다.

15세기에 스폴차가가 성터를 개장해 거성으로 만들었으며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건설에 참가했었다고 전해진다. 

성 뒷편에는 넓은 공원이 있어 비가 아니었다면 산책을 즐길 수 있었을텐데 아쉬웠다.

1807년에 나폴레옹에게 바치기 위해 지었다는 '평화의 문'이 안쪽에 있었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 밀라노의 두오모(성당이라는 의미가 있어 뒤에 성당을 붙여 말하지 않는단다)는

1386년 쟝 가레앗쵸 비스콘티에 의해 착공되었고 무려 500년의 세월을 거쳐 나폴레옹의 명령으로 완성되었단다.

세계 최대급의 고딕 건축물로 135개의 첨탑과 2245개의 조각들이 보여주는 위엄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였다.

500년이라는 세월과 위대한 건축미는 보는 내내 입을 다물 수 없게 만들었다.

파리의 노트르담 사원과는 또 다른 느낌.

두오모 성당의 왼쪽으로 보면 갈레리아라는 쇼핑몰이 있다.

고전과 역사의 만남같은 공간. 천정의 프레스코화는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미국을 나타내며

갈레리아 중앙에서는 갖가지 이벤트를 한단다.

바닥 프레스코화 안에 디자인 된 소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움푹 패인 곳이 있고

이 곳에 뒤꿈치를 두고 한바퀴 돌면 행복해진다나~~~

'파리의 루이비통하면 밀라노는 프라다'라고 말할 정도로 밀라노 또한 명품의 본고장이란다.  

밀라노에서 2박, 로마에서 3박을 민박으로 하려고 했으나

밀라노에서 민박을 해보니 숙박비는 현금으로 달라 하고

한국적 입맛에 맞는 음식은 좋으나 숙소가 불편한 점도 있고 해서 민박집 숙박을 줄이고

하룻밤은 야간열차를 이용하는 것으로 여행계획을 급히 바꿨다.

그래서 급히 유레일예약을 변경하려 했더니

유레일 예약했다는 의미가 그 좌석을 사는 것의 의미도 있지만

일종의 수수료로 철도청의 수입으로 잡히고 나면 반환해줄 수 없는 비용이란다.

유레일 패스가격도 만만찮은데 예약비를 챙기는 건 좀 그렇다.

그것도 어느 나라에서 예약하느냐에 따라 또 어디까지 가느냐에 따라 예약비가 다르다.

미리 알았더라면 예약을 신중하게 했을텐데

파리에서 베른가는 열차예약을 놓쳤던 경험때문에 모든 일정에 맞게 한꺼번에 예약했더니

이런 손해를ㅜㅜㅜ 유레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탓도 있으리라.

결국 야간열차 1등석 침대칸으로 로마에서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을 가는데 180유로 추가 결제.

예정에 없던 네덜란드를 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