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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길 닿는대로

중서부유럽여행 10일째-르네상스와의 만남

호스텔에서 주는 아침뷔페를 먹고 있는데 앞에 앉아 식사하던 내 또래의 여인이 내게 요거트를 주고 갔다.

내가 요거트 좋아하는 걸 어찌 알았지?

아마 본인은 싫어하나보다.

호스텔 정원에서 아침이슬을 듬뿍 느끼고 밖에 나갔다.

호스텔에서 피렌체에 대한 영어 가이드 투어를 무료로 운영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투숙객들과 함께 영어로 설명을 들으며 따라 다니는데 들리는 것도 있고 들리지 않는 것도 있어 답답하기도 하지만

설명을 안 듣는 것보다는 듣는 게 훨씬 도움되었다.

산 마르조 성당

두오모. 르네상스의 상징적 성당으로 '꽃의 성모교회'라고 한다.

두오모 자체가 성당이라는 의미다.

1296년부터 140년간(뭐 그리 오래 걸렸는지) 걸려 완공했다는데 색이 있는 대리석으로 장식되었다.

단테가 세례받았다는 산 조반니 세례당의 청동문.

아담과 하와 이야기부터 솔로몬 이야기까지의 구약성서 내용을 담아 기베르티가 제작했다는 문으로

미켈란젤로가 천국의 문이라 칭찬했다네.

시뇨리아 광장.

중세 피렌체 공화국 당시 피렌체의 정치와 행정 중심지로 시민들의 공공 집회장소이기도 했다는데

넵튠의 분수, 다비드 조각상(원본은 아니나 원본이 있었던 자리라고)이 놓여 있었다.

광장 한 쪽은 베키오 궁전이고 좀 더 걸어가니 우피치 미술관이 나타났다.

 

우피치 미술관은 르네상스양식의 건물로 메디치가의 코시모1세가 1560년에 건축했다고 한다.

미리 예약을 했거나 아침 일찍 줄을 서지 못하면 입장할 수 없기에 우리는 그냥 겉만 보고 지나쳤다.

단테가 살았던 집은 아니고 단테가 살았던 곳에 피렌체 시에서 기념관을 지었다는 단테 생가

멀리 보이는 베끼오 다리.

아르노 강 위를 흐르는 피렌체의 가장 오래된 다리이며 골동품과 금은세공업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는군.

단테가 운명적인 베아트리체와의 만남을 했다는 곳이기도 하다.

가이드 투어가 끝나고 곧바로 피렌체 역으로 향했다. 베네치아로 가기 위해서...

역으로 가는 길에 만난 미켈란젤로, 단테, 갈릴레오, 로시니 등이 묻혀있다는 산타 크로체 성당.

13세기 색채 대리석으로 지은 고딕양식의 걸작이란다.

두시간동안 열차를 타고 도착한 수상도시 베네치아.

영어로는 '베니스' 16세기 베네치아의 상인 이야기를 다룬 세잌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을 떠올렸다.

게르만침략으로 로마제국이 무너진 6세기경 야만인들을 피해

석호 안에 있는 섬으로 피신한데서 유래했다는 베네치아는 당시 갯펄이었는데

말뚝을 박고 흙을 채워진 수상도시이고 10세기경 해운강국으로 성장하였으며

15세기 베로나와 파도바 등 북부 이탈리아에까지 세력을 뻗어 전성기를 구가했던 곳이란다.

산타루치아 역앞에 수상버스 바포레토가 분주하게 왔다갔다...

수상버스를 타지 않고 대운하(Carnale grande)에 놓여진 스칼라치다리를 건너서 베네치아시가지로 들어가기로 했다.

 

골목마다 물길이 있고 집집마다 곤돌라가 놓여있는 진풍경이었다.

마치 골목골목 승용차가 주차되어있는 우리네 마을처럼

이 곳 사람들의 주요 교통수단이 곤돌라다 보니 곤돌라를 주차시켜놓은 듯.

산 마르코 광장을 찾아 헤매는데 미로처럼 얽혀있는 골목을 헤매다 보면

아기자기하게 재미있는 가게들을 만나며 눈으로 즐기는 재미가 쏠쏠했다.

안토니오 다 뽄테가 미켈란젤로를 제치고 공모전에서 당선되어 설계했다는 리알토 다리.

산 마르코 광장을 본 나폴레옹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이라고 했단다.

산 마르코 광장은 유럽에서 가장 큰 광장 중 하나이며

광장 중앙에는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천체를 관측했던 종탑과 베네치아의 상징인 사자와 엠마뉴엘 2세 동상이 있다.

비잔틴 양식 최고라는 찬사를 받는 산 마르코 성당과

고딕 양식 최고라는 두칼레 궁전을 모두 볼 수 있는 산 마르코 광장을 뒤로 하고

수상버스 바포레토를 타보기로...

산 마르코 성당은 동서양의 특징을 함께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베네치아를 출발하여 동방에 다녀온 마르코 폴로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리라.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베네치아를 휩쓸었던 흑사병이 지나간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지었다는 성당이다.

 

바포레토를 타고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바라보며

이렇게 특별하고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었던 옛 사람들의 고생스러움 덕분에

특별한 도시를 나같은 관광객이 구경할 수 있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