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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길 닿는대로

중서부유럽여행 7일째-Pilatus

아침을 먹고 루체른 무제크 성벽으로 향했다. 도시를 지키는 성벽의 역할을 했다는 무제크 성벽에서는 중세풍의 탑들을 볼 수 있었다. 성벽을 따라 산책하며 블루베리처럼 생긴 열매를 겁없이 따먹어 보기도 하고 언덕길을 걸어내려와 카펠교앞에 이르렀다. 

전날보다 날씨가 좋아진 것 같아서 Reus강 위에 놓인 카펠교의 여러 모습을 사진기에 담았다.

루체른 호수에서 페리로 1시간 40분가량 가면 알프나흐슈타트에 도착하고 이 곳에서 등산열차를 타고 40분을 올라가면 필라투스에 도착한다. 유레일을 가지고 있으면 할인혜택이 있었다. 필라투스 투어비용 129.6프랑.

필라투스(Pilatus)는 2,132m 높이의 알프스 산자락으로 로마시대 통치자 폰티우스 필라투스의 전설이 전해진다고 하며 날씨를 좌지우지하는 영험한 신령, 용의 은신처, 거인의 집 등의 전설도 함께 전해지는 신비한 명소 중의 하나라고 들었다. 우리가 찾은 날도 날씨가 오락가락하여 정상에 도착했을 때는 춥기도 하고 운무가 짙어 도저히 아무 장비도 없이 등산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만년설이 펼쳐진 정상에서 다른 관광객들을 따라 정상에 올라가다 포기하고 중간에서 내려왔다.

루체른으로 돌아올 때는 케이블카를 타고 반대편의 크리엔스로 내려와서 버스를 타고 루체른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필라투스 패스가 구성되어 있었다.

숙소 부근에서 내려 빈사의 사자상을 찾아갔다. 근처에 빙하공원이 있다는데 유료인데다 시간이 많지 않아 빈사의 사자상만 보기로 했다. 프랑스혁명 당시 파리의 틜르리 궁을 지키다 죽어간 786명의 스위스 용병들을 기리기 위해 바위 벽면을 파내듯 깎아서 만들었다는 사자상은 지칠대로 지쳐 잠들어있는 모습이었는데 화살(?)이 등에 꽂힌 상태로 앞발로 왕조를 상징하는 방패를 움켜쥐고 있는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했다. 루이 16세가 고용한 스위스 근위대였다는데 프랑스 근위대는 도망친 상황에서 끝까지 있었다니 뭐라 표현해야할까?

'HELVETIORUM FIDEI AC VIRTUTI'(헬베티아의 충성심과 용맹함)

사자상에 새겨진 글자의 의미를 생각하며 걷다보니 숙소주변의 예쁜 호수에 다다랐다. Rotsee호수. 한가로이 노니는 오리가족을 만났다. 딸아이는 삼촌에게서 받은 카메라로 오리가족의 동영상을 찍으며 즐거운 표정이다. 오가는 길에 집없는 달팽이들은 왜 그리 많은지... 크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