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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길 닿는대로

동유럽여행 7일째ㅡ휴양지에서 찾은 아픈 역사, Budapest

오전 3시 친정어머니로부터 문자가 왔다. 저녁사준다고 나오라는. . .여행 떠난다는 말을 안하고 나왔더니 생일날 문자를 보낸 것이다. 유럽여행중이라고 답문자를 보냈다.

유럽에서 아들딸과 생일을 보내게 된 것이다. 생일케이크대신 비엔나에서 유명한 디저트인 자허 토르트를 먹으러 원조 자허카페를 찾아나서기로 했다.
비엔나에서 부다페스트로 출발하는 오늘, 오후기차라서 오전 시간에 여유있게 돌아보기로 했다.
트램을 타고 돌다가 무작정 내린 곳은 오페라하우스.

비엔나 왔으니 오페라를 보고 갈까 했으나 우리가 알고있는 오페라가 아니어서(예술적 소양부족) 결국 못보고 간다. 주변에 오페라관람객을 부르는 호객꾼과 드레스, 턱시도 파는 가게들이 있다.
자허 카페에 들어섰다. 보기에도 굉장해보이는데 자허호텔에 속한 카페란다. 하룻밤 호텔숙박료가 무려 75만원이 넘는다. 허걱

이 곳에서 자허 토르트(생크림 곁들인 초코케잌 한조각?:5.50유로)와 커피를 주문했다.아들이 자허 토르트 상표권분쟁사를 들려주었다. 우리나라와 달리 생크림이 달지않다. 자허 토르트에 생크림을 올려먹으니 음. . .우리나라의 커피전문점 커피는 커다란 머그잔에 가득 부어주는데 유럽에선 작은 커피잔에 반쯤 준다. 감질나게. . .

비엔나 중앙역으로 갔다. 부다페스트까지 두시간 이십분 걸리는데 예약이 필수다. 유레일패스가 있어도 예약 필수인 경우가 있는데 비수기임에도 예약수수료를 1인당 3.5유로씩이나 챙긴다. 이 예약수수료는 예약을 취소하거나 변경해도 돌려주지 않는다. 여하튼 유레일 소속된 열차 종류에 따라서 예약수수료를 받거나 받지않는 차이를 보인다. 성수기라면 좌석부족으로 인해 예약을 해야하겠지만 비수긴데. . .

13시 42분 열차가 들어왔다. 자리를 찾아가는데 두 외국 아가씨가 친절하게도 우리가 자리를 잘못 찾았다고 뒤로 가야한다고 알려줬다. 사실 우리는 1등석이라 그 자리가 맞다.
예약 안해도 되는데 굳이 예약수수료내서 억울한 느낌. 승무원이 과자 하나씩 주는 것이었을 뿐인데...

뮌헨에서 프라하로 가는 동안 인삼밭처럼 펼쳐진 태양광판들이 놓여진 들판을 자주 보았는데 부다페스트로 오는 동안 풍력 프로펠라들이 즐비하게 서 있는 벌판을 보게 되었다.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도나우 강의 종착지점이라는 부다페스트에 도착.

헝가리는 체코와 달리 슬그머니 개혁을 시도하며 민주화분위기가 조성된 곳이란다.  체코슬로바키아의 실패를 거울삼아 ...

우리가 내린 켈레티역은 상당히 오래된 건물인 듯. 에스컬레이터가 안보이고 교통티켓을 사려는데 인포메이션을 세개나 들려야했다. 24시간그룹패스 3,300포린트(17,500원)

어느 도시나 도착하면 어둠이 내린 시각. 역 밖으로 나오니 눈발이 내린다. 24시간그룹패스로 버스를 타고 바찌거리부근에 있는 숙소를 찾아갔다. 호텔문이 스르르 열리더니 중후한 리셉션이 보였다. 체크인하고 배정받은 방으로 올라갔더니 카드키를 꽂자마자 거울에 TV가 켜지네? 검정색 직사각형의 얇은 판넬이 TV였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엘지.
짐을 풀어놓고 추운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둘러 겔레르트언덕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환승하는 곳에서 버스갈아타는곳을 묻는 한국인 아가씨를 만났는데 길을 건너가야할 듯하다고 말해주고는 우리가 횡단보도로 건너 반대편 버스정류장 갔더니 그 아가씨 어느 새 와있네. 무단횡단했군.
겔레르트언덕에는 견고해보이는 벽으로 둘러싸인 Citadella 요새가 있다. 역사를 들어보면 부다페스트의 아픔이고 치욕이라 감추고싶은 곳이기도 했으나 반성의 상징으로 존속시켰단다. 오스트리아가 헝가리를 지배할 때 페스트지구의 헝가리인들을 감시하기위해 요새를 지었고 2차 대전 당시에는 독일이 점령했고 2차 대전 이후에는 소련이 점령해 이 치타델라 요새의 주인이 바뀌는 운명이었다.요새에서 페스트지구를 바라보며 높이 서있는 동상은 1947년 독일군을 몰아내고 소련이 세운 소련식 자유여신상이란다.

 

그저 우리같은 관광객은 아무 생각없이 눈앞에 펼쳐진 부다페스트의 풍광에 감탄할 뿐이지만. . .부다페스트의 야경은 파리, 프라하와 함께 3대 야경을 자랑한단다.
부다페스트라는 지명은 도나우강을 중심으로 왕궁이 있는 부다지구와 국회의사당이 있는 페스트지구를 합쳐 부르게 된 것이란다.
저녁식사로 헝가리식을 먹으려고 유명한 식당을 찾아갔는데 미리 예약 안되었음 못들어간단다. 쩝..

 


다른 식당으로 가서 헝가리 굴라쉬와 비너 슈니철 2300포린트(한화9,660원), 스파게티, 흑맥주를 주문했다.저녁식사비용이 팁포함 6935포린트(한화 30,000원).

헝가리 굴라쉬는 약간 얼큰한 쇠고기국물 느낌이다. 밥말아먹고싶은 헝가리 굴라쉬 가격은 1100포린트(한화4600원). 체코식 굴라쉬는 120코룬(한화 5700원)이며 쇠고기 장조림을 넣은 걸쭉한 스프같아서 빵을 찍어먹으면 맛있다.

부다페스트에 대한 첫 느낌은 어둡고 무거워보인다는 것. 물론 날씨탓일 수도...

겔레르트 언덕 둘러보느라 걸은 거리 7.98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