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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길 닿는대로

동유럽여행 4일째ㅡ중세로의 여행 Cesky Krumlov

프라하 2박3일 일정을 마치고 1992년 마을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는 체스키 크롬루프로 이동.

맛있는 아침식사와 유쾌한 농담을 던지던 호텔직원과 작별하고 프라하역으로 가는 길에 다시 한번 바츨라프광장을 보았다.
프라하에 도착했던 날은 비가 내려 자세히 보지 못했던 광장에서 서유럽에서 보았던 고전과 현대의 조화를 발견했다.
프라하 중앙역에서 9시34분 기차를 타고 체스키 부데요비치역에서 환승하여 네시간 사십분정도를 가야했다.

부데요비치역에서 아들딸이 역내로 들어간 동안 캐리어 두 개를 맡아 서 있었더니 역에서 일하시는 분이 친절하게 엘리베이터를 눌러주셨다.
부데요비치역에서 크롬루프로 가는 기차는 딱 두 량의 2등석으로만 이루어져있었다. 아주 작은 간이역마다 다 서는 옛날 우리의 비둘기호를 연상케한다.

오후 15시 32분, 크롬루프에 도착.
역에 내려서 보니 기대하던 마을 모습이 아니다. 뭐지?
역주변은 신시가지고 한참 걸어가야 우리가 머무르려고 온 구시가지란다. 그나마 날씨가 맑아 다행이다 싶어 걷기로 했다. 남은 코룬화가 380밖에 없어서 그 돈만 다 소비하고 내일은 비엔나로 가기로 했기때문이다.
걷는데 갑작스레 진눈깨비같은 것이 내리며 추워졌다. 아들이 버스를 타자고 제안한다. 유로화라도 받음 좋은데 ATM도 안보이지만 한번 인출하면 최소 1800코룬인데 그냥 걷자고 했다. 함께 내린 다른 관광객들도 걸어가는게 간간히 보였다. 걷는 도중 언덕에서 내려다보이는 예쁜 중세마을을 보게 되었다. 

 

내리막길을 캐리어끌고가던 아들딸이 내일 올라올 걱정부터 했다. 그러나 눈 앞에 펼쳐지는 풍광에 빠져들어 그런 걱정은 이내 사라지고 말았다.

한시간쯤 헤매다 도착한 숙소는 정말 마음에 들었다. 친절한 리셉션직원, 아늑하고 멋진 방, 예쁜 마을을 바라볼 수 있는 테라스, 욕조가 있는 욕실 등

어두워지기전에 서둘러 둘러봐야했다.
차 한 대 다닐정도의 좁은 골목이지만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유쾌하고 정겹다.
체코에서 프라하성 다음으로 큰 규모라는 체스키성은 자연의 암반위에 단단한 성벽을 쌓아 마을 전체를 두르고있었다. 이 성도 르네상스양식, 바로크양식, 로코코양식이 혼재된 건물이다.

 

망토다리아래의 문으로 나가니 신시가지가 펼쳐져있었다.

공산주의국가일 때는 낙후된 마을이었던 구시가지를 보존하기 위해 시에서는 건물신축을 제한하고 있으며 그 흔한 맥도널드조차도 3년동안 구애를 하다가 포기했다니 이 마을을 지키기위한 노력이 참 부럽다. 그래서 성밖에 신시가지가 따로 조성되어있나보다.성벽으로 올라가는 문을 찾다가 우리가족은 다른 관광객과 반대로 걷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럼 어때, 잘 보면 되지.


중세마을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체스키 크롬루프의 빨간 지붕들이 이채롭다. 그래서 동화 속 작은마을이라고 부르나보다.

그나저나 날씨는 왜 우릴 안 도와주는거야. 너무 추웠다. 빨리빨리 걷고싶었다. 그런데 눈에 담아두고 싶은 건 왜이리 많은지. . .
블타바강이 마을을 휘어돌며 말발굽모양을 보여 크롬루프라는 마을이름을 가졌다고 한다. 우리의 안동하회마을처럼. . .

망토다리를 지나 안뜰로 들어가면 네개의 안뜰로 구성되어있는데 스크라피토 기법으로 그린 벽면을 보게 된다. 창문조차도 그려넣어 보는 이로 하여금 진짜 창문인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네개의 안뜰을 지나 성의 붉은 문을 나오면 또다른 아기자기한 볼거리를 보여주는 라트란거리로 들어서게 된다.

 

마치 프라하성의 황금소로처럼 각자의 직업을 간판으로 보여주는 곳.

그리곤 성 네포무츠키의 동상이 있는 이발사의 다리를 건너 저녁을 먹을 식당을 찾아다녔다. 다리에 성 네포무츠키의 동상을 두는건 강의 범람을 막아준다는 믿음때문이란다.관광철이 아닌데다 작은 마을이라 하룻밤 묵어가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 저녁이면 적막, 고요, 한산, 고즈넉 등의 낱말이 떠오르는 곳이다.

이 곳 식당들은 숙박과 겸하는 곳이 많은가보다. 근데 우리 숙소는 그렇지않아 식당찾는 것도 일이다.
겨우 찾아간 식당에서 푸근한 주인아주머니와 그 자체로 작품인 벽면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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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체코식의 마지막인 스비치코바! 라즈베리소스와 휘핑크림을 얹은 삶은 쇠고기 조각과 체코식 찐빵이 함께 나오는데 의외로 맛있다. 140코룬을 주고 우리가족은 만족한 스비치코바를 즐겼다. 이제 남은 코룬 21. 낼아침 숙소에 두고 올 팁이다.

프라하 숙소에서 바츨라프 광장을 거쳐 프라하 역으로, 다시 체스키 크롬루프 역에서 체스키 크롬루프 구 시가지로 들어와 둘러보며 걸은 거리는 12.38km.

아들은 밤거리를 걷겠다면 나갔다.

Ahoj와 Cau(친한사람과의 인삿말이라는데 발음이 쉽다며)를 외치며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