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함께 생각하는 교육

승진가산점 0.1

학교폭력유공교원 가산점 0.1점.

이 점수가 의미하는게 뭔지 난 모른다. 관심밖의 일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내게 관심 좀 가지란다. 욕심을 내보란다. 나보다 못한 동료가 가지는게 기분나쁘지않냐고 부추긴다.

이맘때쯤이면 그 가산점때문에 학교현장에선 진풍경이 벌어진다. 0.1점을 얻으려고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노력을 했다며 주섬주섬 증빙자료 찾아내어 책 한 권을 만들어 낸다.

고학년 담임이니 고학년에게 줘야한다, 경력교사를 우대해야하지않겠냐 한다, 승진이 코앞인 부장교사 우대해야 한다, 학교폭력이 있었던 학급담임에게 줘야 한다, 학교폭력이 전혀 없던 학급담임에게 줘야한다, 상담 많이 한 교사에게 줘야한다 등등. 전체 교사의 40%안에 들어가려고 눈에 불켜고 있는 교사들로 늦은 밤까지 학교는 불야성이다.

학교폭력예방을 위해 교사들의 노력이 두터운 서류로 쌓인만큼 실제로 학교현장은 따뜻해졌을까? 그럼 인성교육진흥법이 필요없어진건데. . .교사들이 가산점받는 만큼 해마다 아이들의 행복지수도 0.1점씩 올라갔음 좋겠다.

그러나 학교현장은 아이들의 행복지수와는 관계없이 가산점을 부여할 권한을 가진 관리자들만 신났다. 경쟁을 부추겨놓고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한 가 보다. 이 무슨 해괴망측한 광경인가! 이렇게 가산점 줘서 학교폭력이 줄어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런 가산점 받으려 증빙자료 찾아내고 보고서작성할 시간에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키울 노력을 하게 해주면 안되나?

교사스스로 우등생이면서 모범생컴플렉스를 가지고 살다보니 경쟁은 당연한 거고 위에서 하라고하는 것은 다 해야한다고 생각하나보다. 경쟁으로 인해 서로가 서로에게 맘을 터놓지 못하고 동료관계에서 신뢰가 쌓이지 못하면서 어찌 아이들에게 협력을 가르치겠는가! 일등을 달려온 착한아이 출신이 어찌 꼴찌들을, 폭력적인 아이들을, 아파하는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학교폭력이라는 말이 주는 어감도 폭력적이다. 학생들사이에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사랑할 수 있도록 따뜻한 공간이어야하는 학교에 폭력이라는 말을 붙여놓았으니 학교하면 학교폭력부터 떠오르겠다.

0.1점이 가지는 의미를 나는 모르지만 그 점수를 두고 다투게 만드는 이 사회는 언제쯤 교육의 본질을 바라보고 교사 스스로 독립할 수 있게 해줄까?

(이미지 출처:구글)


승진보다는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회복하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전국의 꽤 괜찮은 교사들이 실천교사모임을 만든다는데 나도 함께 교사독립선언을 외치는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련다.


'함께 생각하는 교육'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갈등조장하는 교원평가  (2) 2015.11.28
수능일  (2) 2015.11.12
한다면 한다  (2) 2015.11.02
미래세대에게 부끄럽다  (2) 2015.10.18
마을살리기 교육과정  (1) 2015.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