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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하는 교육

한다면 한다

11월 5일 고시하기로 했던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를 이틀 앞당겨 3일에 발표하겠다고 한다.

11월 3일은 어떤 날인가!

일제강점기였던 1929년 11월 3일, 조선인 학생에 대한 차별과 무시에 분노한 광주지역 학생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단순한 항의가 아니라 조선의 독립과 일본의 식민지교육반대, 학생들의 자치권과 집회 및 결사, 표현의 자유 보장을 요구했던 시위였고 전국과 해외에까지 퍼져 나가 독립운동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알려져있다. 그런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하여 1953년 10월, 제 2대  국회에서는 11월 3일을 '학생의 날'로 지정하였다. 물론 박정희 독재정권은 독재를 반대하며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계속되자 학생의 날을 폐지해버렸었다. 그러나 독재정권이 물러난 후 '학생독립운동기념일'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하는데 하필이면 이 역사적인 11월 3일에 반역사적인 국정화 확정고시를 하겠다니..

학생들부터 교사, 학부모, 노년의 학자들까지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생각을 가진 국민이 반대의견을 표명하고 있는데 의견을 받겠다는 팩스는 불통이고 지난 9월부터 비밀리에 국정화를 위한 TF를 운영하고 있으며 예산을 44억이나 책정해두고 있다하니 그야말로 '노답'이다.

18년으로 끝나버린 독재정권의 한이라도 풀려는 건가? 입에서 내뱉는대로 그저 밀어붙이듯 강행이다. 무조건 해야한다. 한다면 하는 것이다. 반대를 해봐야 대답없는 메아리다.

진보교육감들이 1인 시위에 나섰다. 특히 경기도 이재정교육감은 청와대 신문고 앞에서 1인시위를 하려고 했지만 무조건 저지한다. 시민에게 개방된 공간임에도 방해한다. 결국 1인 시위하고자했던 위치를 바꿔야했다.

무소불위의 권력이 존재하는 이 정권에서 국민의 90%에 해당하는 흙수저계급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10%의 금은동수저 반열에 발을 디디기 위해 끊임없이 근면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흙수저계급들. 나역시 내 아들딸에게 흙수저를 벗어나라고 가르쳐야하는가! 삶의 가치, 행복의 가치를 어디에 두라고 이야기해줘야하지?

라면 몇 개 공짜로 받고 컵라면으로 점심때우고 일당 몇 만원 더 받으려고 동분서주하는 어르신들에게 삶의 가치를 깨우치도록 도와주지 못한 잘못은 누구에게 있는걸까? 아마도 그 분들은 아직 조선왕조의 왕권통치하에 살고 있는 착각을 하나보다. 이해할 수 없는 거침없이 행동하는 그 충성심 강한 단체들과 정책을 반대하는 우리들과의 싸움이 되어버렸다.

지지층과 반대층의 싸움을 부추겨놓고 이 어려운 시대에 서로 힘을 합쳐보자고, 분열을 일으켜선 안된다면서 한쪽만 바라보게 하는 그런 대통령과 여당. 우리 사회는 왜 이리 되었는가!

선배들은 반성한다. 선배들 스스로 살만해져서 뒷짐지고 지켜보기만 했다고, 후배들이 이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지 못하고 자신들이 치열하게 싸워서 이만큼 만들어놓았으니 그만 고생하고 싶었고 민주주의 사회가 다 되었다 생각되어 그저 뒷전에 물러나 웰빙이니 힐링이니 하면서 쉼을 즐기고 있다고...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는 젊은이들이 아파하고 힘겨워하는 이 사회는 이제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누군가는 말한다. 2년짜리 역사 국정교과서라고... 그러나 과연 2년짜리로 단명해버릴 것인지, 아님 영원히 국정교과서로 갈 것인지 누가 장담할 것인가! 지금 이 상태로 말만 꺼내면 실행으로 밀어붙이는데 그리고, 언론은 땡박뉴스로 시작해서 박비어천가를 부르고 있는데 2년짜리 국정교과서일 것이라고? 이나라 젖줄인 4대강이 녹조로 뒤덮히고 큰빗이끼벌레 등이 등장하게 만든 이명박정권에게 당해보고도 곧 끝날거라고? 전세계에서 비난하면 뭐하고 권고하면 뭐할 것인가! 귀막고 눈막고 입막고 그저 전진뿐인걸.

남은 2년동안 우리는 얼마나 많은 참담함을 더 맛보아야하는지 부끄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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