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함께 사는 삶

하늘학교로 떠난 후배교사

갑작스럽게 페북 타임라인에 작년에 하늘로 가버린 후배관련 글이 떴다.후배의 제자가 올린 글이었다. 

후배의 페이스북에 찾아들어갔더니 고인이 된 지 이미 일년이 되었건만 제자아이들이 못 잊고 글을 남겨두었다. '군대전역했다, 광복70주년 영상만들었다, 생신축하드린다' 등 다양한 글들이 도배되어있었다. 아무 대답도 없는데. . . 

대학시절 과후배로 만났을 땐 마치 산적같은 험악한(?)인상이었으나 이야기나눌수록 따뜻한 후배였다. 미발령으로 인해 집회나 시위를 다닐때면 위험하다며 앞에서 먼저 나서던 후배였다. 충남에 올라와서 전교조사무실에서 만났을 때 유난히 반겨주던 정감있는 후배였다. 

발령 못 받고 고생고생하다가 늦깍이교사로 교단에 선 지 불과 7,8년만에 암을 발견했고 3년정도 투병생활 하면서도 늘 웃고 장난스레 밝게 생활하던 후배의 사망소식을 듣게된 것은 작년 이맘때 서울집회 참석차 타고있던 버스안에서였다. 페북에 후배의 딸아이가 "아버지가 위독하다. 아무래도 오늘을 못넘기실 것 같다."는 마지막 글을 남긴 것이다. 집회가 끝나고 내려오던 길로 장례식장으로 내달렸다. 

나쁜 후배님! 몹쓸 사람! 건강이 그리 악화되었으면 몸이나 좀 챙길것이지, 그 몸으로 집회현장을 쫓아다녔단 말인가!

장례식장엔 유족으로 아내와 어린 두 딸이 경황이 없어보였고 제자아이들이 열심히 봉사를 하며 눈물을 훔치고있었다. 여기저기 고인이 된 선생님을 기억하는 제자들의 눈물섞인 옛이야기들이 들려왔었다.


'잘 계시는가? 아직도 후배님을 기억하는 제자들은 페북에 들러 안부를 묻고있더만 혼자 훌훌 떠나버리니 편안하신가? 그래도 뿌듯하잖아. 짧은 교직생활이었지만 제자들이 좋은 선생님, 보고싶은 선생님으로 기억해주니 말야. 그곳에선 아프지말고 행복하게 사시게나. 참, 그곳에  단원고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도 안부 전해주고. . .'



'함께 사는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은 성적순?  (4) 2015.10.31
나는?  (1) 2015.10.26
하릴없이 끄적거림  (2) 2015.10.04
엄친아  (4) 2015.10.03
작은 학교, 농촌 풍경이 좋다.  (2) 2015.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