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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하는 교육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연기가 아닌 폐기가 답

9월 4일, 교육부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병기하기로 했던 계획을 일 년 뒤로 연기했단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일년 뒤로의 연기가 아니라 계획자체를 폐기해야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내년까지 일 년 동안 초등교과서에 한자병기할 근거를 더 많이 찾아내고 결국에는 실행할 목적으로 한자병기 여부를 1년 뒤로 미루는 눈가림을 했음이 분명해 보인다.

2015교육과정을 개정하기로 논의하면서 도대체 누구를 위한 교육과정인지 현장의 교사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어찌보면 뻔히 보이는 꼼수라고 생각하는 교사들이 많다. 한자병기 교과서, 소프트웨어교육, 안전생활 등의 추가는 누군가에겐 득이 되도록 누군가의 입김에 의해 이루어지지않고는 아이들의 발달단계에 맞지않는 엉터리같은 교육과정으로 개정할 리가 없다.

아무리 400~500개의 한자로 제한한다해도, 또한 대상학년을 5학년이상으로 조정한다해도 한자사교육의 붐은 막을 수 없다. 한자를 정규교육과정으로 배운 우리 세대나 한자를 선택 과정으로 배운 아들딸 세대나 살면서 한자로 인한 유리한 경험도, 불리한 경험도 없다. 한겨레신문을 읽는다해서 한자어의 의미를 해석하지 못한 경우도 없었다. 한자관련단체들의 한자병기옹호론을 내세우는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한자병기관련 공청회에 찬성입장으로 참석한 분들의 면면을 보면 과연 그분들이 '아이들입장에서 한자교육을 주장하고 있는걸까?'하는 의구심이 가득하다.

제발 우리 아이들이 그냥 좀 쉬게 놔두면 좋겠다.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님의 노력을 헛되이 만들지않았음 좋겠다. 한 달 뒤에 다가 올 한글날이 부끄럽지 않았음 좋겠다.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한자와 서로 통하지 아니하니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할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능히 펴지 못할 사람이 많다. 내가 이를 위하여 불쌍히 여겨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니 사람마다 하여금 쉽게 익혀 날마다 씀에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 훈민정음 서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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