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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길 닿는대로

세번째 울릉도여행

팔순넘은 친정어머님의 소원이라해서 울릉도여행을 감행했다.

사실 고령으로 울릉도여행을 간다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꼭 가고 싶다하시니...

울릉군청에서 관광안내책자를 보내준다기에 신청해봤더니 울릉도관광안내도였다. 

(울릉군청에서 보내 온 관광안내책자)

http://www.ulleung.go.kr/tour/page.htm?mnu_uid=2003

 

아름다운 신비의 섬 - 울릉군

 

www.ulleung.go.kr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긴 하겠지만 무료로 보내주는 이 서비스가 꼭 필요한지 모르겠다. 

 

난 대학3학년 때 전공답사차원에서 한 번 갔었고

아들딸 데리고 또 한 번 갔었던 터라 이번이 세번째다. 생각해보니 대략 20년에 한 번씩 울릉도에 간 셈이다.

울릉도에 들어가려면 하늘이 허락해야한다. 

원래 4월말에 가려고 했다가 하필 울릉도 들어가기로 한 그 날 오전에만 풍랑예보가 있어 여객선 운항이 취소되었었다.

오전에 운항하는 여객선 말고 밤에 운항하는 크루즈도 있지만 엄마가 싫다하셔서 결국 한달 뒤로 미뤘었다.

이번에도 비가 살짝 내리고 난 다음날, 울릉도에는 풍랑이 조금 있을거라 해서 불안불안했다.

친정엄마께선 비가 와도 가겠다고 의지를 보이셨지만 사람의 의지보다는 하늘의 뜻이 중요한 곳이다.

또다시 여객선이 출항하지 못하면 엄마와 울릉도는 인연이 없는 걸로 생각하려고 했다. 

마음이 들떠서 잠못 주무시는 엄마때문에 새벽 네 시에 출발해서 세 시간 만에 포항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포항여객선터미널)

이른 아침에 만난 포항에서의 하늘은 맑고 쾌청했다.

울릉도로 출항할 여객선도 대기하고 있어서 무리없이 배가 뜨겠구나 했는데

울릉도 해상에서의 파고가 높아 출항이 지연된다고 안내방송이 나왔다. 

그래도 운항이 취소되지는 않아 다행이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배에 올라탄 후 울릉도로의 여행이 시작된다는 생각에 엄마는 좋아라 하셨다. 

출발하자마자부터 파도의 몸부림이 심하게 느껴졌는데 주변에서 멀미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났다.

혹시 몰라 멀미약을 복용하긴 했지만 주변 사람들때문에 역한 느낌이 견디기 힘들긴 했다.

울릉도에 가까와지면서 배는 훨씬 더 크게 요동을 쳤다.

여객선에 있는 승객들의 멀미비율도 늘어나 엄마와 나도 걱정이 많았지만,

드디어 울릉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배안에서 보이는 울릉도 서편)

다행히 도착할 때까지 엄마와 난 잘 견뎌냈다. 포항에서 출항한 지 네 시간 만에 울릉도 도착 ㅎㅎ

울릉도 도동항에 도착한 후 숙소에서 차를 보내와 숙소까지 편하게 안착.

숙소를 정할 때 독도에 들어가기 위해 저동항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곳으로 정했더니

'아뿔사' 생각보다 저동항에서 멀기도 하지만 평지에 위치한 숙소가 아니었다.

숙소에서 멀리 바다를 바라볼 수 있어 좋긴했지만 팔순노모와 걸어서 다니기에는 무리가 있어보였다.

그렇다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고보니 2박3일 차량렌트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숙소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늦은 점심으로 울릉도 대표음식 중 하나인 홍합밥을 먹고 실컷 낮잠을 잤다.

여행와서 잠자느라 오후 시간을 다 소비해버렸다고 나의 반쪽이 뭐라 했지만ㅎㅎ

저녁무렵 지는 해를 쫓아 서쪽으로 드라이브.

두 번의 울릉도 여행 땐 울릉도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해안도로가 없었고

대부분의 도로가 험해서 지프형 차량으로 주로 다녔는데

이제는 울릉도 각 지역들을 연결하는 도로가 놓이고 해안도로가 완공되면서 경차운행도 가능해졌다고 한다.

지형적 특징과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해안도로를 완공하기까지 험난했다고 들었다.

물론 여전히 곳곳에서 도로공사 중인 현장을 목격하기도 하지만 

이렇게라도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할 수 있으니 이 도로를 놓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았을 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남양항에서 바라본 일몰)

피곤하다는 친정엄마로 인해 더 이상 해를 쫓아갈 수 없어 가던 길을 되돌아 숙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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