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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는 이야기

음치가족

어려서 노래를 꽤 했던 기억이다.

중학교 때는 노래 잘 부른다고 학교선생님들이 예뻐해주셨던 탓에 왕따를 당하기도 했다. 

선생님들께 잘 보이고 싶어서 노래를 잘 했던 것은 아닌데 사춘기 친구들 눈에 가시였었던 것 같다. 

대학생활하면서는 국악기를 다루는 동아리활동을 했었고 

MT를 갈 때마다 버스 안에서(지금은 금지되었지만) 민요를 자주 불렀었다. 

민요를 부른다고 지도교수가 동기들을 불러 나와 어울리지 말라고 했었다는 후문을 들었다.

그 시절엔 우리 음악을 하는 경우에 대해서 좌파처럼 여기는 시선이 많았다. 

지금도 교육부에서 새로운 교육과정에 음악교과서의 국악비중을 제시하지 않으려 한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는데

우리 음악에 대한 외국인들의 평가에 비해 우리 스스로의 자부심은 여전히 낮아보인다. 

 

그렇게 노래를 좋아해서 사람들 앞에서도 서슴지않고 노래를 불렀던 나는 언제부턴가 노래를 부르지 않게 되었다. 

대학 졸업 후 불안한 미래로 인해 방황을 하면서 노래를 잊었을까?

아니면 정신없이 살아온 삶이 음악을 잊게 한 걸까?

노래 뿐만이 아니라 음악을 듣는 것조차 나의 여가시간에 있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에 TV나 라디오를 통해서 다양한 음악장르를 접하게 되었다.

끼가 많은 사람들의 노래소리와 악기연주를 보면서 나도 음악에 푹 빠지고 싶어진다. 

 

가끔 아들과 딸이 노래를 잘 부르는 친구들이 부럽다며 왜 우리 가족은 노래를 못 부를까 투덜거린 적이 있다. 

사실 반쪽이 노래부를 때, 음치에 가깝기 때문에 아들과 딸은 노래 못 부르는 부모의 유전자로 인해

자신들이 노래를 못 부른다는 푸념을 하는 것이다.  그래도 악기다루는 소질은 있는데 ...

그리고 노래는 못 부르지만 딸아이는 그림을 대충 그려도 잘 그리는 편이다. 그런 재능이 있음 되었지 뭘 ㅎ

아들이 대학다닐 때부터 사회인이 된 지금까지도 계속 활동하는 음악밴드가 있는데

해마다 공연을 하더니 올해는 아들이 작사작곡한 신곡을 발표했다고 자랑이다. 

그 신곡이 음악챠트에 올라 많은 이들이 들으면 많진 않지만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다며 들떠있다. 

물론 아들은 노래를 잘 부르는 목소리가 아니라 보컬은 못한다.

 

아무튼 노래는 못해도 각각 다룰 수 있는 악기 하나씩 들고 시골집에서 연주회 한 번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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