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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길 닿는대로

7시간을 버스로

브리즈번 공항에서 버스터미널(호주에선 트랜짓 센터라고 부름)로 직행한 까닭은 첫 숙박지가 하비베이였다.

여행사의 도움받은 일정대로 움직여야 했기에 비행기에서 1박을 한 여독을 풀지 못한 채

하비베이로 장거리버스를 타고 이동.  12시간 비행에 7시간 버스이동이라...

여행사에서 여행일정 내내 이용할 버스예약도 모두 대행해줬기에 제시간에 맞춰 타기만 하면 되었다. 

여행사에서 버스패스 사용법을 미리 알려줬기에 주의사항만 조심해서 잘 이용하면 호주에서의 이동은 문제없었다. 

우리가 구입한 패스는 30일간 유효한 오지 익스플로러 패스(Aussie Explorer Pass)였고

정해진 루트대로 한 방향으로만 여행할 수 있어서 한 번 지나친 도시는 다시 돌아갈 수 없었다. 

우리처럼 어디로 여행할 지 막막할 경우엔 도움되는 패스라고 들었었다.

또한 이 패스로 정해진 기간과 정해진 루트 안에서는 원하는 곳에서 제한 없이 내리고 다시 탈 수 있었다.

패스를 이용하여 여행할 땐 최소 24시간 전에 터미널에 가서 또는 전화로 예약하거나 예약변경을 해야하며

버스출발하기 30분전까지 버스터미널에서 체크인해야했다. 

예약구간에 탑승하지 못했을 경우엔 그 구간이 사용한 구간으로 간주된다고 하여 버스 탈 땐 늘 긴장상태였다. 

사용개시된 패스에 대해서는 사용기간이나 구간이 남았어도 환불은 받을 수 없었던 부당함이 있었지만

우린 여행내내 유효하게 사용한 패스였다. 

호주에서 장거리를 이동하기 위해  Greyhound나 McCafferty's의 버스를 이용했었는데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그 당시엔 장거리 버스이동이 신세계였다.

브리즈번 버스트랜짓 센터에서 버스 바우처와 노마드 카드, 여권을 내밀고 패스를 받은 후

오전 10시 출발하는 버스에 올라탔다.

 

브리즈번에서 하비베이까지 가는 7시간, 중간중간 멈춘 지역들에 대해 버스기사는 간단하게 지역소개를 해줬다.

사실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대충 어떤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었기에

관광가이드처럼 설명해주는 버스기사가 호주여행 내내 인상적이었다. 

점심을 먹기 위해 멈춘 곳에서 아들은 빅버거를, 딸은 머핀을 먹었는데

(점심먹는 중)

아무 생각없이 휴게소 뒤편, 호숫가에서 오리가족을 구경하며 물멍하다가 승차시각을 놓쳤나보다. 

버스기사가 우리를 찾으러 와서 그때야 버스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 

다른 승객들에게 너무 미안했고 버스기사님께 무한 감사를 드렸다. 

버스기사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우리가 자리에 앉은 후 버스를 출발시켰다. 

우리나라 같으면 버스기사가 버스출발시각을 놓친 승객을 찾으러 돌아다닐까 싶었다.

장시간 이동하는 버스라 버스내부에 넉넉한 크기는 아니었지만 세면대와 화장실도 갖추어져 있었다. 

졸다 깨다를 반복하며 저녁 다섯시에 도착한 하비베이 

(하비베이 거리에서)

하비베이에서는 하룻밤만 묵을 거라 가장 저렴한 숙소인 BACKPACKERS에서 지냈다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우리 셋이 잠잘 침대만 덩그러니 놓인 방하나, 

공동키친과 공동샤워설, 공동화장실 그리고 작은 풀장이 갖춰져있었다.

아이들은 저녁먹고 싶다고 하는데 온통 외국인들만 있는 공동키친을 가기가 두려워

아이들에게 근처 마켓에 가서 간단한 먹거리를 사다먹으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공동키친에 가면 외국인들과 다양한 문화교류를 할 수 있을텐데 말하기가 두려우니 참.

우리나라에 오는 외국인들이 한국어가 서툴러서 실수하듯

나도 언어에서의 실수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첫 해외여행이었다.

모처럼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되어 하비베이를 탐방하러 밖으로 나섰다. 

숙소부근은 조용한 시골마을같았다. 

그곳 아이들을 만나 아들딸은 반갑게 인사했고 지나가던 여자아이가 아들을 유심히 바라보더라. 

마켓에서 먹거리를 사다보니 숙소에서 쓸 어댑터를 사려고 어댑터있냐고 물어봤는데

점원이 못 알아듣는 눈치였다. 

마켓의 전기콘센트를 가리키며 손짓발짓 다했더니 가져다주는 물건, 내가 찾던 바로 그 것이었다. 

이럴 땐 딕플도 무용지물.

호주에서는 socket 또는 electrical outlet이라고 부른다는 걸 한국에 돌아와서야 알게 되었다. 

(콘센트용 소켓)

어찌 되었든 필요한 걸 살 수 있어 다행이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이동해야하는데 

밤새 풀장에서 수영하며 왁자지껄 떠드는 젊은이들때문에 잠을 설쳐야했다.

사실 아들딸도 물놀이를 좋아하지만 온통 외국인들인 탓에 용기를 내지못하고

저렴한 숙소이니 이런저런 불편함은 참아야했던 둘쨋날 밤.

2022.02.14 - [내 발길 닿는대로] - 설렘과 두려움 가득했던 브리즈번 공항

 

설렘과 두려움 가득했던 브리즈번 공항

해외여행도서를 탐독하며 여행사 호스텔팩키지 상품으로 호주로의 모든 준비가 착착! 여권, 비자, 항공권, 바우처, 장거리버스이용을 위한 NOMAD카드구입, 호주달러로 환전 그리고 여행가방 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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