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위원장으로 있다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최근 초등학교 1,2학년의 하교시각을 세시이후로 의무화하는 초등교육 정책을 논의 중이라고 들었다.

(이미지 출처 : 이데일리에서 퍼옴)

급격하게 인구가 감소하는 우리나라 인구구조의 변화와 그에 따른 초등학교 학생 수 감소로 인해 변화될 교육환경을 고려하여 초등교육정책을 논의 중이라는데 제시된 자료를 살펴보니 기본적인 인식부터 잘못되었지 않나 싶다.

우선, 여성들이 경력단절을 우려하여 결혼을 하지 않거나 출산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전제가 맞는가 묻고 싶다. 이명박근혜 정권동안 청년세대는 서로에게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말을 주고 받으며, N포세대니 헬조선이니 금수저, 흙수저 등의 신조어들을 만들어냈다. 그런 신조어들의 배경은 무엇일지 그렇게 자조적인 청년세대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일지 사람이 먼저다라며 촛불의 힘으로 탄생한 이 정권에서 고민하고 고민하여 내놓아야할 최우선의 대책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정작 내 아들딸마저도 결혼이 싫고 어떻게 키워야할지 염려스러워 아이낳는게 두렵다고 한다.

과연 여성들이 경력단절을 경험하지 않도록 공교육이 아이를 돌봐주기만 하는 것으로 저출산문제가 해결될까? 아이의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아이와 가족을 떼어놓는 것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면 국가가 아이를 돌보는 시기는 언제부터여야 할까?

지금도 초등학교에서는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를 운영하여 5시까지 학교에 남아있는 아이들이 있다. 어찌보면 위원회에서 제시하는 독일의 개방형 전일제 초등학교의 모습과 유사하다. 물론 모든 여성이 다 일자리를 갖게 된다면 현재의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만으로는 저학년 아이들을 다 수용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단순히 아이를 돌봐주기만 바라지는 않는다. 어떤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아이에게 뭔가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원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아이를 키우고 교육하는 최종목적을 대학입시와 취업에 두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궁극에는 아이들의 미래 삶이 윤택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결국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바램은 대학입시와 직접적인 연결이 되고 있음을 놓쳐선 안된다.

실제로 돌봄교실에 있는 아이들에게 돌봄교실에서 할 수 있는 교육활동들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학부모들은 돌봄교실 혜택만으로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방과후학교의 교육활동도 함께 신청하다보니 돌봄교실에 앉아있는 아이들의 시간당 평균수는 실제 입실학생 수보다 현저히 적다. 또한 학부모들이 원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의 요구는 갈수록 학교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살펴볼 때, 위원회가 제시한 세시 하교정책이 사교육 경감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가설도 잘못된 출발점에서 비롯되었다 생각한다. 지금도 방과후학교 수업에 불만이 많은 탓에 돌봄교실이나 방과후학교가 끝난 후 늦은 시각까지 학원을 떠돌다 귀가하는 아이들이 많다. 1학년 아이가 9시에 집에 들어가 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런 상황이 단순히 학교가 아이를 돌보지 않았기 때문일까? 또한 강남의 대치동에서 한밤중에 볼 수 있는 교통대란은 외국인들이 놀라기에 충분한 현상이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학부모의 경제력이 결정하는 사교육의 격차가 사회적 삶의 격차를 불러오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그 삶의 격차는 점점 더 양극단으로 벌어지고 있는 게 이 나라의 현실이다. 그런 격차가 초등학교 저학년 세시 하교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면 해소될 것이라 믿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아마도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하고 그 고민을 바탕으로 어떤 교육정책을 내놓아야하는지 방향성을 찾았다면 혁신교육의 선두주자였던 김상곤교육부장관이 물러나는 상황을 가져왔을까? 항상 교육문제의 해법을 대입정책을 손질하는 것에서 찾다보니 교육이 어디로 가는지 방향을 못 잡고 있는 게 아닐까? 분명 교육정책을 입안하고 토론하며 발표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나보다 훨씬 더 많이 연구하고 훨씬 더 깊이 고심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발표되는 정책마다 교육주체들을 충분히 이해시키고 설득해내지 못한다면 그저 '빛좋은 개살구'로 그치지 않겠나...

 

Posted by 좌충우돌 양돌이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