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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길 닿는대로

동유럽여행 14일째ㅡ백조의 성을 찾아 Fuessen으로

창밖으로 함박눈이 내리는게 보였다. 심란해졌다. 오늘 퓌센으로 이동해야하는데. . .
동유럽여행 마지막 코스로 뮌헨부근의 퓌센으로 정했다. 사실 독일은 동유럽은 아니지만. . .
숙소 주인장이 짤쯔부르그의 모차르트 쿠겔(둥근공모양)을 하나씩 선물로 줬다. 참 친절한 부부다.
10시 열차를 타고 이동한다. 열차가 들어오자마자 먼저 올라타고 자리를 정했는데 밖에서 승무원이 패스포트 어쩌구 하는 소리에 다시 나가려했더니 아들딸이 올라왔다. 이민자들 때문에 꼼꼼히 체크중이라는데 여행객이라니까 그냥 통과시켜줬단다. 아들말로는 자신의 영어실력이 유창해서 보내준거라고 ㅋ구글검색으로는 별 정보가 없는데 여전히 이민자 문제로 유럽이 긴장상태인가보다.
열차가 출발하자 곧바로 잘자흐강이 보인다. 흐릿한 날씨탓에 차창밖으로 보이는 물빛이 별로다.

눈이 많이 왔나보다. 아직 치워지지않은 눈들이 하얗게 장식하고 있었다.

오후 1시 41분 뮌헨도착. 십분내로 퓌센가는 열차로 갈아타야하는데 뮌헨중앙역이 상당히 넓고 사람들이 많아 36개의 플랫폼 중에 퓌센가는 플랫폼 찾기가 쉽지않았다.
28번 플랫폼. 겨우 찾았다. 열차에 올라타고보니 1등석이 없다. 점심을 열차에서 먹어야하는데 1등석이 없는 열차는 식당도, 음식파는 수레도 없기때문에 꼼짝없이 굶어야했다.
오후 2시. 퓌센도착하니 날씨가 맑게 개었다. 행운이었다. 아침만해도 을씨년스럽게 퍼붓던 눈이 언제 그랬냐싶게 그쳐버렸다.

숙소를 찾아가는데 건물들이 아기자기하다. 그림인지 실물인지 착각을 일으키게 보이는 창문들이 여럿이다.

숙소에 도착해 한바탕 웃었다. 아들이 여행내내 외쳤던 '신성한 숫사슴의 전설'(헝가리에서 마자르족 이야기를 찾다가 알아낸 전설)이야기이듯 숫사슴상이 숙소앞에 있었기 때문. 사실 호텔이름이 독일어로에 숫사슴이다.

1일 숙박료도 가장 비싼 곳이지만 이곳 역시 city tax를 받는데 1박당 1인에 2.2유로씩(체코의 두배)이다. 2박하다보니 총 13.2유로의 세금이 부과되는 것이다. 

 

짐을 풀고 마을을 한바퀴 둘러보며 재밌는 건물들을 보고 늦은 점심으로 케밥을 사서 먹으며 날씨가 맑은 이유로 노이슈반슈타인 성까지 걷기로 했다.
마을을 벗어나 외곽으로 걷다보니 맑은 옥색 강물위로 놓인 다리를 지나가게 되었다. 이강은 레흐강이고 도나우강과 합류하게 된단다.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지의 강과 호수는 알프스의 눈이 녹아 흘러들어 옥색을 띤다는데 강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빠져들고싶은 강물에 비쳐진 하늘과 주변 건물의 모습이 캔버스에 그려진 한폭의 유화였다.

유럽은 요즘 강을 자연상태로 되돌리려는 노력들을 한단다. 강의 직선화와 준설 작업들로 피해가 생기기때문이란다. 이명박의 4대강사업으로 인해 녹조라떼가 극심해진 우리나라의 강들은 어이할꼬...5킬로미터쯤 걸었다. 멀리 산 중턱 왼쪽에 보이는 노이슈반슈타인성과 오른쪽의 노란색 호엔슈반가우성. 내일 둘러볼 성들이다.

바이에른 왕국의 루드비히2세 이야기가 담긴 두 개의 성을 보려고 관광객들이 모여든단다. 미치광이로 판단되어 퇴위를 강요당했고 스스로 삶을 마감(의문의 죽음이라고도 전함)했다는 루드비히2세의 건축물에 대한 상상력발휘가 지금의 퓌센을 먹여살리지않나 싶다.
슈반가우, 우리말로 '백조'다. 두 성이 있는 마을이름이 슈반가우.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레흐강 위에서 물놀이 중인 백조 한 쌍을 만났다.

성으로 가는 길에 지하도옆 그림

체게바라를 생각케한다. 이틀 후 귀국인데 날씨도, 정치판도 한파가 느껴진다는 지금 체게바라가 보이다니. . .
숙소 식당에서 저녁먹는데 시끄러운 남자단체 투숙객이 모여들었다. "살루 떼"를 외치며 술잔을 부딪히는 걸 보니 이탈리아 사람들같다고 아들이 말한다. 할 얘기들이 많은가

저녁 식사는 독일 전통요리인 schweinshaxe(돼지 족발요리 비슷)를 먹으려했는데 호텔식당에 그 요리가 없다해서 다른 전통요리인 schweinsbraten(12.5유로:한화16,400원)과 ochsenbacken(16.8유로:한화 22,000원), 스프, pilsner와 weisen맥주로 했다. 모두 42.70유로(한화56,000원)

퓌센 시가지를 둘러보고 숙소에서 슈반가우마을까지 왕복 걸어다닌 거리는 8.68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