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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길 닿는대로

유럽여행 에필로그

동유럽여행을 결정하게 된 것은 딸아이의 의견이었다.

물론 이전에 동유럽으로 여행을 계획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겨울이라 동유럽여행을 망설였다. 겨울엔 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데다 숙박시설이 불편하다는 평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반구로 갈지, 남유럽으로 갈지, 아님 남미로 갈지 아들딸과 의논하며 오랜 고민끝에 결정하게 되었다. 처음엔 반쪽이 함께 가겠다하여 가까운 동남아로의 여행을 계획했었다가 반쪽이 다른 일정이 생기는 바람에 결국 우리끼리의 여행이라면 프라하를 가고 싶다는 딸아이의 의견을 반영하여 동유럽으로의 여행을 감행하게 된 것이다.

첫 번째 할 일은 여행경로를 짜는 것.

여행경로에 따라서 입국과 출국 공항을 같은 곳으로 할 지, 다른 곳으로 할 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동수단은 주로 유레일을 이용할 거라서 유레일 지도와 시간표를 가지고 경로를 작성했다. 불편한 것은 유레일 시간표가 2015년 내용만 있고 2016년 내용은 확정이 안 되어있다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2015년 기준으로 시간표를 확인하고 이동할 경로를 작성했다. 또 한가지 변수는 시리아난민으로 인한 동유럽국가들의 국경폐쇄조치가 있을지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었다. 제대로 된 정보가 나와있지 않아 일단은 우리가 갈 수 있는 몇몇 국가들을 정하고 그에 맞는 장소와 머물기간,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 등을 점검했다. 유레일 경로와 시간표를 작성하는데 유용하게 사용했던 앱은 레일 플래너앱이었다. 레일 플래너 앱은 굳이 와이파이가 연결되지 않아도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편리했다. 물론 크로아티아를 들어가지 못하게 되었을 때 돌발상황에 유용하지 못하긴 했지만....

두 번째 할 일 , 항공권구입이다. 좀 늦어진 결정이라 저가항공을 찾기는 어려웠다. 5년전 서유럽으로 여행할 때는 걱정되는 게 많아 국내항공사를 이용했었는데 그러다보니 항공료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었다. 물론 저가항공이라고 해도 항공료에 포함되는 유류할증료가 붙으면 실제 항공료는 좀 더 올라간다. 국내항공사에 비해 타국적기에 유류할증료가 제법 붙기 때문이다. 그렇다해도 국내항공보다는 타국적 항공이 싼 편이다. 가끔 다른 곳을 경유하는 항공은 가격이 더 내려가지만 그만큼 비행시간이 길다. 시간이 금이기에 경유하는 것은 피하고 직항으로 찾는 것이 나의 원칙. 동유럽여행의 루트를 짜면서 나름 저가로 나온 항공사가 독일의 뮌헨으로 들어가는 '루프트한자'항공이었다. 여행 경로가 완성되면서 뮌헨으로 들어갔다가 뮌헨으로 나오기로 했기 때문에 뮌헨 직항이면서도 저렴했던 항공이었다.

세 번째 할 일, 유레일 패스구입하기.

유레일패스는 글로벌 패스와 셀렉트 패스, 원컨트리 패스 이렇게 나뉘는데

글로벌 패스는 여러 나라를 이동하고 싶을 때 일정기간동안 사용할 수 있어서 우리 가족은 주로 글로벌 패스 15일권을 사용한다.

셀렉트 패스는 2개국, 3개국, 4개국 중에서 골라 여행할 때 사용하면 좋다

원컨트리 패스는 특정국가를 여행할 때 그 국가내에서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를 여행할 때만 이용한다면 로마, 밀라노, 피렌체, 나폴리, 폼페이 등을 여행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  

마침 2016년 3월까지 사용할 수 있는 유레일 패스를 2015년에 사면 30% 할인한다기에 글로벌 패스 1등석 15일권으로 세이버 두장과 유스 한 장을 구입했다. 2등석을 구입하면 여행객이 많을 땐 빈 좌석이 없는 경우가 많아 반드시 예약을 해야해서 예약비가 발생하게 된다. 예약비를 생각하면 1등석을 구입하는 게 차라리 낫다. 1등석은 이용객도 적고 1등석 패스로 2등석을 이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이버 패스라는 것은 두 사람이상이면 구입할 수 있는데 패스에 기재된 동승자는 반드시 함께 이동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우리가족처럼 항상 함께 다닐 거라면 세이버 패스를 구입하는 것이 비용이 절약된다.

네 번째 할 일, 숙소예약하기

Tripadvisor와 호텔스닷컴 앱을 통해 자료를 찾아보고 이동할 거리와 시설, 이용객 평가 등을 통해 나름 저가로 예약했다. 대신 마지막 날 이용할 숙소는 가장 좋은 곳으로 정해야 여행의 피로를 풀고 장시간 머물러야할 비행기에서의 불편함을 최소화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와이파이 무료제공에 대해서도 충분히 확인하고 예약했는데 실제로 경험해보니 로비에서만 와이파이가 터지고 객실에서 안되는 경우가 있었고 와이파이 공유기가 객실에 설치된 곳이 있는 경우와 복도에 설치된 경우가 있었다. 이런 와이파이상황은 숙소비용과는 무관해보였다. 차라리 현지심카드를 구입해서 사용하는게 나았겠다는 뒤늦은 후회를 하기도 했다.

다섯 번째 할 일, 필요한 짐싸기.

예전엔 컵라면과 햇반이 짐의 반 이상을 차지했었지만 겨울이라 춥고 머물게 될 숙소가 호스텔보다는 호텔인 점을 감안하여 컵라면과 햇반은 세끼 분량으로 줄였다. 대신 현지식을 사먹는 것으로...

상비약, 세면도구(호텔에서 제공하긴 하지만 혹시 모르니까), 부다페스트에서 온천욕할 수영복과 큰 타올, 갈아입을 옷, 실내화(호텔에서 실내화를 제공하지 않는다기에 운동화신고 있음 답답하니까), 유럽형 콘센트(대체로 우리와 똑같은데 다른게 나올 경우 대비), 우산과 우비 등.

여섯 번째 할 일, 환전하기

최소한의 경비만 환전하고 나머지는 현지 ATM을 활용하는게 더 낫다. 모바일로 환전신청을 해두고 공항에서 찾기만 하면 환전수수료가 많이 절감된다. 현지에서 현금인출할 수 있는 카드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시티카드가 수수료가 저렴하다고 지인이 추천해줬다. 없는 것을 만들기는 그렇고 정보를 찾아보니 하나비바체크카드가 유용하다네. 마침 딸아이가 만든 하나비바체크카드가 있어서 딸아이의 선견지명을 칭찬하며 챙겨뒀다. 딸아이는 아무 생각없이 만들었다는데 ... 

마지막, 출국하기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로 인천공항에 가는데 40분. 항공권수속을 모바일로 했더니 공항에서 항공권받기위해 줄서는 시간이 줄어 세상이 편해진 건지 모르겠지만 대신에 인력채용이 줄어들었을 생각에 조금 씁쓸하기도 하고...

출국수속을 밟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나가나보다. 꼬리를 물고 길게 늘어선 줄에서 기다리는데 다른 게이트 열었다고 그쪽으로 안내해주었다. 줄서서 나가다보니 뒷쪽에 낯익은 얼굴들이 보였다. 대학선배들이었다. 중남미에 운하를 보러간다고 했다. 동유럽에 이미 다녀왔다면서 꼭 들러보라고 추천해주는 곳, 당연히 우리의 이동경로에도 있었던 할슈타트다. 하지만 겨울이라 할슈타트의 소금광산이 운행되지 않는다기에 여행 중 제외시켰던 곳.

비행기를 타고 유럽으로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열두시간 정도, 유럽에서 우리 나라로 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열한시간 정도. 편서풍을 타고 날아오기때문에 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한시간 정도 짧다.

비행기 내부의 이코노미석은 정말 좁다. 돈이 많으면 비지니스클래스나 퍼스트클래스에 앉아서 가련만...(이게 뭔 복에 겨운 소리야, 이 정도만해도 호사지 않은가!)

최신영화만 줄창 바라보고 그래도 왜 이리 시간은 안가는지, 졸립기라도 하면 다행이련만 옆좌석 승객은 타자마자부터 자는데 왜 잠은 안오는지, 아들딸 따라서 게임을 해보다가 비행기날고 있는 상황보다가 그렇게 시간만 때우고 책을 읽으려니 조명이 밝지도 않고 또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데 유일한 낙이 비행기에서 서비스하는 음료와 기내식.

나눠준 과자를 안주삼아 독일식 맥주와 와인 마시고 루프트한자에서 주는 기내식이 한국사람 입맛에 맞는 것으로 준비되어있으니 그나마 위안이 되더라.

국내항공사를 이용하는 것이나 외국항공사를 이용하는 것이나 이용상의 어려움은 없을 듯 싶다. 그리고 루프트한자를 이용할 때 꼭 한국승무원이 한 명은 있어서 의사소통에 도움을 주는 것 같다. 다른 외국항공사도 마찬가지겠지.

유럽여행은 열차시스템이 정말 잘 갖춰져있어 유레일을 이용하는게 편리하다는 생각이다. 열차가 오래 되었고 최근에 버스 도로망이 잘 갖추워져 더 편리하다고 하니 열차를 이용할 구간이 많지 않다면 추천할 만한 교통수단은 아니지만 오래된 시스템이고 워낙 다국적이다보니 다양한 열차를 이용해보는 재미와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천천히 감상하면서 다니기에는 좋지 않을까 싶다. 단, 성수기에는 열차이용 시 예약하지 않으면 이용객이 많아 좌석을 얻기가 어렵다는 점과 예약해야하는 열차가 많아서 예약비가 상당히 발생한다는 점, 또한 예약했다가 계획이 변경되어 취소한다고 해도 예약비를 돌려주지 않아 날리는 돈이 된다는 점 등이 단점이기도 하다. 숙박비와 이동시간을 아껴보려고 야간열차를 이용한 경우도 있는데 편리하게 만들어져 있으나 깊은 잠을 자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침대칸 사용료가 저렴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민주주의 체제와 공산주의 체제로 나뉘어져 동서대립을 해오던 동유럽국가들이 구소련의 체제가 붕괴됨에 따라 1992년 각각의 독립국가로서 개혁을 시도하고 발전을 해오고 있는 터라 그들의 삶이 정말 궁금했다. 서유럽에 비해 뒤쳐지긴 했지만 그 나름의 발전을 모색하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서 힘겹게 얻은 민주주의라 더 가치있는 것일까 생각해보았다.

우리처럼 금연구역이 지정된 곳이 많지 않아 여기저기에서 담배를 피워무는 남녀를 많이 보게 되지만 길거리에 무작정 꽁초를 던져놓지 않더라는 점, 버스나 지하철, 트램을 이용할 때 굳이 검표를 하는 것도 아니지만 알아서 자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 문화유산과 함께 숨쉬고 생활하면서도 별로 불편해보이지 않는다는 점.

당연히 어렵게 사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앞에 가던 청년이 길을 가다 갑자기 쓰레기통을 뒤지더니 종이컵을 하나 꺼내 그 자리에서 엎드려 구걸을 하기도 하고 지하철역에는 노숙용 침상이 만들어져 있었고 갖가지 퍼포먼스를 위해 분장을 하거나 길거리 예술가가 되어 돈을 벌기도 하고 비좁고 냄새나는 화장실 문앞에 서서 화장실 이용료를 받기도 하는 모습들에서 삶의 고통스러운 모습들도 보았다. 예전에 이탈리아에서는 지하철표를 대신 사주고 돈을 받는 집시들도 보긴 했지만...

호텔이나 식당에서 팁을 주는게 일상화되어있다기에 처음엔 돈 아까운 생각이 들었으나 호텔에서 청소하는 분들과 식당에서 음식나르고 치워주는 분들에 대한 예의로 생각해서 잊지 않고 챙겼다. 내가 덜 먹으면 될테니까 ....

워낙 넓게 펼쳐진 들판들이 많다보니 고층아파트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옛스런 주택들이 아기자기 놓여있다는 인상. 아파트가 있다해도 10층을 넘기지 않는 모습들에서 우리네 아파트와 빌딩숲이 더 삭막하게 느껴졌다.

아스팔트 깔아 시원스럽게 뚫린 우리 나라의 도로들에 비해 비좁고 울퉁불퉁한 그들의 돌길들이 정겹고 그렇게 살면서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여유가 부러웠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삶과 체코, 헝가리, 슬로베니아의 삶이 똑같지 않지만 문화적 뿌리는 같은 탓인지 곳곳에서 문화적 동질성을 느꼈다. 조상들의 문화유산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우리와는 다른 새로운 면모를 보았다. 

프라하의 경우 문화유산이 파괴될 것이 우려되어 미리 항복을 했다하고 퓌센의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지키기 위해 군대를 배치하지 않았다고 하니 미련스러워보이면서도 문화유산에 대한 생각이 대단해보이기까지 했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들을 현지인을 통해서 직접 들은 것이 아니라 좀 더 사실확인을 해봐야알겠지만...

음식의 경우 내가 먹기에 심하게 짜다. 염분섭취량은 우리 나라가 가장 많다는데 왜 짠거지? 우리 나라의 음식조리법이 다양하다보니 소금의 섭취가 은근히 다른 맛에 섞여들어가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 많이 축적되게 되는 것이지만 유럽의 경우 조리법은 단순하여 짠 맛이 우리에게 직접 전달되다보니 짜게 느껴진다는 것, 또한 우리의 천일염에 비해 유럽의 암염이 좀 더 짜다는 사실, 게다가 물이 석회수인지라 소금성분으로 중화시킨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물. 수돗물을 그냥 끓여 마시라고 하는데 보건위생부분에 대한 염려때문이 아니라 물맛이 없다는 생각이다. 물맛이 거기서 거기려니 하지만 맛이 없다. 처음 에비앙이라는 물을 마시게 되었을 때, 무슨 물맛이 그런가 싶었는데 그게 가장 맛있는 물이라 비싸단다. 가게에서 물을 살 때도 주의해야한다.  뚜껑의 색깔에 따라서 탄산함유량이 다르다. 오스트리아의 경우 분홍색뚜껑이면 강한 탄산수고 파란색뚜껑이면 탄산이 없는 물인데 헝가리에선 그 반대다. 그러니 물병에 적힌 설명을 잘 보고 사야한다. 안 그랬다간 낭패. 하긴 요즘 우리 나라 사람들이 탄산수를 즐겨마신다고 하니 젊은 사람들에겐 별 일 아니겠지.

맥주. 유럽여행을 하다보면 물보다 오히려 흔하게 만나는 것이 맥주다. 내가 머물렀던 뮌헨을 포함한 바이에른 주만해도 맥주 브랜드만 4000여개라니 대단하다. 이번 여행에서 기껏 마셔본 맥주의 종류는 겨우 이십여종. 입맛이 딱 맞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고 정말 맛없는 맥주도 있었다. 우리처럼 플라스틱 병에 담긴 맥주보다는 다양한 모양의 병에 담긴 맥주들이 진열되어있었고 식당에서 음식과 함께 맥주를 주문했을 때 맥주를 담아내오는 맥주잔의 모양도 맥주의 종류에 따라 가지각색. 가히 맥주의 나라라는 생각이다. 이야기하다보니 맥주를 전공하는 학과도 있다네.

부럽게 느껴지는 모습 중 하나, 반려견들과의 생활이다. 아무리 커다란 개를 데리고 버스를 타도 기차를 타도 관광지를 들어가도 아무 제지가 없다. 오히려 길에 그려져 있는 표지판에 개 목줄을 풀어놓으라고 표현한 경우도 있어서 놀랐다. 개 배변을 위한 배변봉투가 비치된 함이 있는 것도 놀랍고 이런 생활에 익숙한 탓인지 낯선 이방인을 보고도 짖지 않는다. 어찌보면 개의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는 듯 보이지만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이 많아서 그런지 으르렁대지 않는 모습 또한 낯설다.

도로를 횡단할 때, 횡단보도에 서있기만 해도 오고가던 차가 멈춰서 지나가라한다. 돌아오는 날까지 적응이 안되어 차가 먼저 가기를 기다려보지만 매번 사람 먼저 지나가라 손짓한다. 습관적으로 고맙다 고개숙여 인사했다. 무단횡단하는 사람도 많다. 그렇다고 지나가던 차가 경적을 울리거나 창문내리고 욕지거리를 퍼붓지 않는다. 그냥 서로 갈 길을 가면 그 뿐이다.

간판들. 네온사인의 불빛에 시달리는 사람뿐 만 아니라 길거리에 나무들까지 건강에 위협받는 우리네와 달리 가게의 특징을 나타내는 간판들이 또한 정겹다. 요란한 싸이키 조명과 형광불빛으로 장식한 우리 나라 도시의 거리는 잠을 못이루게 한다. 물론 그로 인해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유럽에서 만난 도시들은 문화유산을 빛내기 위한 조명장치로 인해 멋진 야경을 만들어내기는 하지만 상가의 홍보를 위한 간판들이 야경의 주인공이 되지는 않아 보인다.

이번 여행에서 들렀던 국가들은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지배를 받았던 곳이고 세계 대전으로 곳곳에 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는 곳들이었으며 구 소련의 공산주의 체제하에 억압받고 살다가 1992년에야 자신들의 민족을 찾아 독립을 이룬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오랫동안 자유를 갈망했으며 그렇게 꿈꾸던 개혁을 통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체코, 헝가리, 슬로베니아.

불가리아,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크로아티아 등 아직도 가보지 못한 동유럽의 국가들이 많지만 다들 그렇게 비슷한 모습으로 살고 있지 않을까?

민주주의를 경험하면서 다양한 생각들을 받아들이고 서로 이해하며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그런 모습.

1945년 일제강점기로부터 해방을 맞이했다고 만세를 부르던 이 대한 민국의 국민들은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루어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양극단을 달리고 있는데 정치적 성장은 아직도 제자리 걸음인 듯. 아니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해야할까?

여행 중 김용택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민주시민교육전문단체의 출범에 대한 안내를 받고 보니 아직도 이 나라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해야할 일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칭 '사단법인 징검다리'를 설립한다는 내용.

이 나라의 민주시민교육을 살려내고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길을 함께 열어갈 수 있다면 기꺼이 참여해야겠지. 종북을 외치는 수구세력이 판을 치는 이 사회에서 맞서 나아갈 징검다리 프로젝트에 대한 참여를 부족하지만 하나의 힘이라도 보태야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유럽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앞으로 더 치열하게 살아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