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기를 좋아하던 반쪽이 일에 쫓겨살더니 한 달 넘게 아프다.
큰 병원을 찾아에서도 원인은 찾지 못하고 통증은 심하다는 반쪽과
이웃집 예술가의 추천으로 해루질하기 좋은 태안 해변으로 향했다.
모든 병의 원인이 스트레스라는 생각에 힐링으로 치유하고자 ㅎㅎ
처음엔 낚시를 좋아하는 반쪽을 위해 강가로 가려고 계획했었는데
반쪽은 해루질을 하고 싶다며 이웃집에 조언을 구했더라.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바다로(반쪽은 산을 더 좋아하는데) 가게 되었다.
캠퍼선배인 이웃집에서 추천해 준 곳은 해루질 맛집이라는 장삼포! 해루질하기 좋다하니 또 가봐야지
장삼포를 향해 가다보니 익숙한 길이다.
작년에 차박하려고 들렀던 운여해변 그보다 남쪽에 위치한 장삼포,
황포항에서부터 영목항까지 이어지는 해변길 7코스에 위치해있다.
도착하여 둘러보니 역시 탁 트인 바다경관이 시원하다.
봄이라 그런지 공중화장실이 잠겨있어서 무료 차박은 할 수 없었고
해변가까이 유료 캠핑장들이 몇 군데 있어서 경관좋고 시설 괜찮은 야영장 안 소나무 사이에 피칭
작년보다 더 늘어난 차박살림살이를 모두 꺼내놓고
바닷물이 빠지는 시각을 놓칠세라 서둘러 바다로 나갔다.
사람들이 많지않은 계절이라 한산한 바닷가를 거닐다 만난 갯벌 생태계
여기저기 갯바위에서 일광욕 중인 고동, 바위에 붙어있는 실한 굴들, 골뱅이, 게 등등
반쪽은 바지락만 찾아 갯벌을 파헤치고 난 갯벌 친구들과 놀이삼매경
바지락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는다며 아쉬운 발걸음으로 돌아나오다
씨알이 좋은 바지락으로 양동이를 가득 채운 아주머니를 만나
반쪽은 바지락 캘 최적의 장소를 알게 되어 새벽에 나오겠다고 눈도장을 찍었다.
밀려들어오는 파도에 몸을 싣고 노니는 귀여운 새끼 복어들이 많이 보였다.
아이들 어렸을 때, 바다낚시 왔다가 새끼 복어를 보고 딸아이가 귀엽다며 관찰했던 기억이 새롭네.
갯벌 생명체들을 쫓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역시 서해안은 일몰이 끝내준다.
새롭게 장만한 캠핑용 냉장고와 화로덕분에 풍미좋은 저녁 만찬을 즐기고 하루 마무리!
다음날 새벽, 동트기 무섭게 반쪽은 바지락을 캐러 나갔다.
들어올 시각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반쪽을 찾아 나섰다.
바지락캐는 재미에 푹 빠져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 반쪽에게
그만 일어서자고 채근할 무렵 동네 아주머니가 쫓아오셨다.
남의 바지락밭에서 뭐하냐며 반쪽이 캔 바지락을 모두 쏟아버렸다,
우린 아무런 경고문구도 안 보이고 전날 다른 분이 바지락을 캐가는 걸 보고 괜찮은 줄 알았다며 허리굽혀 사죄를 드렸다.
농부의 마음을 알기에...
아주머니께선 쏟아버렸던 바지락을 일부 담아주시며 아침에 국이라도 끓여먹으라고 하셨다.
해루질하는 재미라도 실컷 맛보았으니 아쉬워하지 말라고 반쪽을 위로하고는 장삼포에서의 아침바다를 맞아본다.
이번 차박도 즐거운 여행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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