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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벗삼아

쇠비름

아이들이 한 달 간의 여름방학을 보내고 학교로 돌아왔다.
반갑게 달려들어 가슴에 안기는 아이들을 맞이하며 동료들 얼굴에 생기가 넘친다.

전교생이 공동체놀이 한바탕하고 교실로 들어와 잠시 땀을 식히고 초록농장으로 향한다.
방학동안 잘 있었는지 살펴보려고...

지난 주 일주일동안 안 가봤을 뿐인데 그사이 잡초가 무성하다.
게으름을 책망하듯이 말이다.

잡초라고 부르면 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던 이름을 불러주지않아 서운할텐데
아직은 이름을 아는 것보다 모르는게 더 많다.
아무튼 그 잡초들 중에 우리반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풀이 있다.

쇠비름. 다섯가지 빛깔을 지녔다해서 오행초라고도 한단다.
이 쇠비름을 초록농장에 왔다가 발견하는 순간 아이들이 곱게 뽑아서 집으로 가져가겠다고 한다.
쇠비름의 효능 중에 아토피에 좋은 효과가 있다고 말해준 까닭이다.
몇몇의 아이들이 아토피로 고생하고 있기에
"쇠비름이 그저 쓸모없는 풀이 아니고 나물로 먹거나 효소로 담거나 또는 약물로 사용하면 피부질환에 도움을 준다"
고 말해준 이후 아토피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흔한 쇠비름을 뽑아 한줌씩 들고간다.
젊은 엄마들은 투정어린 하소연을 한다.
"선생님, 그렇게 말씀하셔서 아이들이 약으로 만들어달래요."
어떻게 사용하면 되는지 방법을 알려준다.
아이들 말에 따르면 들은대로 정성을 다하는 엄마도 있고 그냥 냉장고에 내박쳐뒀다가 버리는 엄마도 있다.
물론 과학적으로 입증된 건 아닐것이다.
그러나 나도 어려서 무척 괴롭게 이겨내야했던
아토피라는 피부질환의 원인은 현대 사회의 먹거리와 환경 등에서 찾을 수 있다.
그렇기에 전해내려오는 조상들의 친환경 삶에서 얻는 지식이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경험을 나누고 싶었다.
그러고보면 아무렇게나 자라는 잡초라고 해서 함부로 밟고 아무 쓸모없이 버려도 되는건 없다.
권정생선생님께서 강아지똥을 통해서 말씀하셨듯이 세상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게 없으리라.
그래서 오늘도 풀한포기, 벌레 한마리도 소중함을 가르친다. 더불어 나와 친구의 소중함까지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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