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발길 닿는대로

중서부유럽여행-프롤로그

2010년, 아들의 군입대를 압두고 10년된 차를 바꾸려고 모아둔 비용으로 유럽여행을 감행했다.

천안함사건을 지켜보며 안타까운 젊은 청년들의 죽음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 가슴 먹먹했던 그 마음은 2014년 또다시 세월호참사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2010년 당시 대학2학년에 올라가던 아들이 군대에 다녀와야겠다고 신체검사를 받았고 입대일정을 정했다. 그 때만 해도 군에 가지 않으려는 분위기라 입대일자를 자신이 선택할 수 있었다.  그렇게 아들의 군입대일이 결정되고 어찌보면 당연한 의무겠지만 왜 그리 억울하고 내 자신이 원망스러웠던지... 권력을 가진 인간들은 군면제받고도 오히려 큰소리치며 사는데 왜 이 땅에서 열심히 사는 우리네 같은 사람들은 세금 꼬박꼬박내고 군복무의 의무를 다하는데도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는지 못하는지 한탄스러웠다.

아무튼 아들과 딸아이를 데리고 중서부유럽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나의 반쪽은 고등학교 교사였던 탓에 여름방학에도 꼼짝할 수 없는 처지라 집에서 고양이와 강아지를 돌보고 있기로 했었다. 사실 해외여행을 싫어하기도 했고...

인터넷을 통해 질문을 구하고 유럽여행카페를 찾아 검색하던 중 '허성권의 세계 배낭여행'카페를 발견하고는 전혀 얼굴도 모르는 허성권선생님께 유럽여행 자문을 구했다.

다행히 허성권선생님께서는 우리의 일정에 맞게 항공권과 숙소추천은 물론 상세한 여행경로를 짜서 보내주셨다. 허성권선생님덕분에 무난하게 다녀온 첫 유럽여행이 된 셈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너무 읽은 탓인지 유럽이 정말 가고 싶었는데 지도를 펼쳐놓고 바라볼 때 유럽엔 정말 많은 나라들이 있다. 그 나라들을 다 둘러보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서 위치상 네 부분으로 나눴다. 중서부유럽, 동유럽, 남유럽, 북유럽. 가장 처음 여행하는 것은 중서부유럽이 좋다는 게 주변의 평이다. 유럽여행초보인 경우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고 한국인 여행객이 많은 곳이어야 한국어 서비스를 받기가 수월하다는 것, 그리고 치안유지나 숙소이용이 편리함 등의 이유로 중서부유럽을 추천하더라.

허성권선생님의 유럽여행계획서 위주로 또 다른 카페를 참고하며 구체적인 여행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타국적 항공이 싸다고 하지만 자칫했다가 말도 안통하는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우려하여 대한항공을 선택했다. 또한 타국적 항공은 싼 대신 다른 국가를 경유하는 상황이 많아서 비행시간이 더 길어지는 것도 싫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으로 프랑스로 입국해서 독일에서 출국하는 노선을 정했고 유레일패스는 글로벌 1등석 15일권 세이버 3인 패스로 구입했다. 숙소는 주로 민박을 이용하고 민박이 없는 지역인 경우엔 호스텔로 예약(물론 민박집과 호스텔도 허성권선생님추천) 그리고 보름치 컵라면과 햇반구입. 전기포트와 유럽용 콘센트 구입. 유로 환전과 해외직불카드 준비. 여행계획서 인쇄본(이동경로와 교통수단이용 등에 대해 상세한 설명이 되어있어서 첫 유럽여행에 많이 유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