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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하는 교육

자귀나무에 담긴 추억

산책길에 만나게 되는 여러 자연들.

그 자연 중에서 요즘은 자귀나무의 꽃을 만나게 된다. 

(자귀나무)
(자귀나무 꽃)

꽃이 신기하게 생겨서 나무이름을 잊지 않는다. 

시골마을 작은 학교에서 근무할 때, 열 세 명의 담임을 맡은 일이 있다. 

그 중에 여자아이는 단 둘.

그래도 그 아이들은 씩씩하게 남자아이들과 잘 어울려 지냈다. 

적어도 내가 담임할 동안은...

그 아이들과 학교밖 수업을 자주 했었는데 그 때 자귀나무를 알게 되었다. 

사실 그 때까지도 난 자연을 잘 몰랐던 부끄러운 고백이다.

자연에 대한 많은 부분을 아마도 그 당시의 아이들에게서 배운 것이리라.

함께 학교뒷산을 탐험하러 다니기도 했고 농수로에 빠진 고라니를 구하기도 했던 그 시절.

여자아이 하나가 자귀나무 꽃을 따서 머리에 꽂으며 예쁨을 자랑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최근에 그 때 만났던 그 아이들과 찾아가 본 학교. 

아이들이 직접 만들었던 솟대나무 동산이 없어졌고 학교 뒷산은 개발의 몸살을 앓고 있었다. 

아이들이 자신들의 추억거리가 전혀 남아있지 않은 학교의 모습에 못내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지만

어쩌랴 강산은 변하는 걸...

그나저나 새로 당선된 시장은 '금강프로젝트'를 하겠다고 선언하는 걸 보니

겨우 되찾은 금강생태계는 어찌 되려나?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 할 우리 인간이 자연을 훼손함으로 인한 여러가지 기상이변을 경험하고 있음에도

당장 내 눈앞에 닥친 일이 아니라면 개발이 우선이고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으니

그저 후대에 죽을 죄를 짓는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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