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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길 닿는대로

생애 첫 해외여행(호주동부로)

2006년 1월.

첫 해외여행에 도전했던 기억을 이제서 꺼내보련다.

아들이 초등학교 6학년 담임으로부터 판사의 꿈을 가져보면 어떻겠냐는 조언을 듣고 

나와 함께 사법고시에 대해서 이야기한 일이 있었다. 

6학년 담임은 아들이 논리적으로 말하기를 잘한다는 생각에 조언한 것이었다. 

물론 높은 꿈을 가져보라는 의도였겠지만

난 사법고시 보는 것에 대해 우려스러움이 있어서 아들이 꿈꾸는 게 뭔지 진지하게 이야기했었다. 

당시 우리나라 역사를 배우고 있었던 아들은 신라의 박제상에 대해 존경스럽다했고

그래서 난 외교관을 해보면 어떻겠냐 추천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법고시나 외무고시나 공부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인데

나의 무지에서 비롯된 아들의 장래희망이 그렇게 결정되었던 것이다. 

외교관을 꿈꾸며 중학교 생활을 마치고 고등학교 입학하기 전,

고등학교 3년 내내 여행은 꿈도 못 꿀 거라 생각되어 

외교관이 되려면 해외문화체험이 필요하다는 섣부른 판단으로 해외여행을 감행하게 되었다.

해외여행에 대한 별다른 정보나 지식이 없었던 나는 첫 여행이기에

여행사에 의뢰해서 숙소와 여행경로를 추천받았고

숙소와 교통편에 대한 예약을 여행사에 맡겼다.

호주 동부로의 2주 여행계획.

반쪽은 바쁜 일정이 있어서 1주일 뒤에 합류하기로 했고

나와 중3 아들, 초4 딸, 이렇게 셋이서 먼저 호주로 가기로 했다. 

여행사에서는 직항보다 경유가 저렴하다하여 당시 일본항공권을 구입해줬고

아무 것도 몰랐던 난 그저 여행사에서 보내준 항공권과 여행바우처,

그리고 호주에 대한 다른 이들의 여행기를 참고로 짐을 꾸렸었다. 

지금이야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어딜가도 여행정보얻는 건 쉬운 일이었지만

그 당시엔 휴대폰 로밍조차도 어려웠던 시기였기에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건 여행관련 도서가 유일했던 상황.

(호주 여행에 참고했던 책)

2주간 먹을 햇반과 초코파이, 컵라면 등 먹거리만으로도 여행가방 하나를 가득 채웠던 그 기억. 

여권을 처음 만들었을 때의 설레임과 낯선 이국땅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두려움을 

16년이나 지난 지금, 생생하게 떠올릴 순 없겠지만 

첫 해외여행을 떠났던 그 때로 되돌아가 여행기를 시작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