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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길 닿는대로

자연미술관 예류에서 기찻길마을 스펀까지

하루종일 버스투어가 예약되어있다고 아침일찍 서둘렀다. 

전날 호텔조식에서 내가 좋아하는 패션후르츠가 나왔었는데 실컷 못 먹어서 또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가 ㅜㅜ

(아침식사)

다른 과일이 나와버렸다. 과일을 대체로 좋아하는데 그 좋다는 구아바도 내겐 별로였다는...

(오렌지와 구아바)

타이베이 외곽에 있는 관광명소들이 여럿 있는데 대만에 오면 필수 코스라며 미리 예약해 둔 일정.

예-스-진-지 

사실 버스투어하는 거 별로 안좋아하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는 무리라네. 

한국인가이드가 안내하는 버스엔 한국관광객들이 주로 있었다. 

첫 방문지인 예류공원, 대만북부해안에 있는 지질공원이란다.

(예류공원)

지리가 전공인 난 대학시절 만난 자연지리 전공교수님이 떠올랐다.

인기많았던 총각교수님께서  답사다니며 지형과 지질에 대해 이것저것 열의있게 설명해주셨는데...

'이제는 퇴직하셨을 거고 건강하게 잘 지내시겠지?'

예류공원은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높은 해양공원이라고 한다. 다양한 해안지형을 보여주고 있는 예류공원.

(예류해안공원가는 길)

파도에 의한 침식작용과 암석의 풍화작용이 반복되면서 해안에 다양한 조각품들을 만들었다고 한다. 

인위적인 조각이 아닌 자연이 만들어낸 조각들의 전시장, 해안자체로 미술전시관이다. 

파도와 바람과 시간이 만들어가고 있는 자연 조각상들 중

이 예류공원에 오면 사람들이 사진찍고 싶어 길게 줄을 서 있는 '여왕머리바위'가 있다. 

다른 바위들과 달리 가까이 가지 못하게 경계를 정해놓았음에도 '여왕머리바위'옆에서 인증샷을 찍고 싶어하는 사람들.

줄서는 거 싫어하는 난 그냥 먼 발치에서 바라보기만 했다. 

다른 바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여왕머리바위' 역시 침식과 풍화가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언젠간 다른 모습으로 바뀔 수도 있다 하니 아쉽긴하지만....

둘러보다가 '여왕머리바위'와 비슷해 보이는 바위 하나 사진에 담은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본다. 

(예류공원)

기기묘묘한 바위뿐만 아니라 화석도 발견하게 되니 오랜 세월 자연이 만들어놓은 이 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오면 즐거운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스펀

탄광마을이었다고 하는 스펀에서 기찻길마을을 먼저 들렀다. 

이곳에서는 소원을 적은 천등을 날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데 버스에서 가이드가 닭날개볶음밥을 주문받았다. 

버스를 타고 다니면 속이 불편해서 내가 주문을 안했더니 아들도 주문하지 않았다. 

기찻길마을에서 닭날개볶음밥을 먹는 사람들을 보자마자 급후회.

닭날개볶음밥이라는 것에 대해서 잘 알았더라면 먹어봤을텐데 

2년이 지난 지금도 닭날개볶음밥을 못 먹은 것이 '천추의 한'이라고 내내 아쉬워하는 아들 ㅎㅎ

스펀 기찻길마을에서 날리게 되는 천등은 우리가 풍등이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아들과 나는 이 천등에 각각의 소원을 적고 기찻길에서 순번을 기다려 하늘높이 날려보내는데

날리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과정에서 아들이 설정을 잘못 눌러 타임랩스로 촬영되어버렸다. 

휴대폰을 돌려받고 영상을 확인하다가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이미 천등은 하늘 높이 올라가 보이지도 않았다

(타임랩스 동영상 캡쳐)

기찻길따라 양 옆으로 많은 상점들이 늘어서 있었는데 닭날개볶음밥을 먹지 못한 아쉬움을 대신할 간식거리를 찾았다.

(각종 튀김들)

오징어튀김과 게튀김을 사들고 맛을 보는데 바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여기에 맥주 한 캔 있었으면 좋았을걸.

스펀의 또다른 볼거리. 스펀폭포!

천등날린 곳에서 버스를 타고 잠시 이동하여 찾아간 스펀폭포

(폭포로 들어가는 다리)

다리를 건너 강가를 따라 걷다보니 기찻길마을에서 하늘 높이 사라졌던 천등이 강가에 떨어져있었다.

하늘로 올려보낸 나의 소망이 저렇게 지상에 떨여져 있다는

흔들다리를 건너서 만난 넓은 광장.

(폭포가기 전 광장)

그곳에 조형말(오래전 전시물로 만났던 진시황의 병마용갱이 떠오르는)들이 왜 세워져있는지

궁금함을 가지면서도 묻지 못하고 지나쳐버린 놀이공간을 지나면

드디어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져내리는 폭포를 만나게 된다. 

(스펀폭포)

물줄기 아랫쪽, 무지개의 영롱함에 잠시 취해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스펀폭포를 구경하고 돌아나오는 길에 만난 특이한 과일 하나!

(석과)

석과를 먹어보자고 아들이 추천하는데 처음엔 과일이름을 '석가'로 들었다.

자르기 전 과일의 모습이 석가모니 머리부분과 닮아있어서 과일이름이 그런 줄 ㅎ

손으로 살짝 쪼개어 과육을 맛보니 생각보다 달콤했다. 과도없이 먹기도 편했고 식감이 좋았던 기억이다.

짭쪼름한 튀김과 석과의 달콤함으로 오전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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