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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삶

샴푸없이 머리감기

오래 전 오마이뉴스에서 기사를 보았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본 기사는

"노샴푸 1년, 아무일 없었다."

계면활성제가 들어있는 샴푸이야기들로 시끄러운가보다.  요즘 세상에 믿고 쓸 수 있는 공산품들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도 아무 생각없이 쓰고 있었던 샴푸와 린스. 그 안에 들어있는 계면활성제가 또 문제가 있다니...

타고난 머리카락이 숱이 많은 편이고(적은 사람에 비하면 세배쯤?) 두껍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머리카락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왔고 아들딸도 머리카락 숱때문에 투덜거릴 때가 많다. 머리카락 관리하기가 어려운 까닭이다.  그리하여 머리카락을 짧게 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길게 기르고 멋진 웨이브를 가진 펌도 할 수 없어 생머리를 유지하고 있게 된 것이다.  아이를 낳으면 머리카락 숱이 많이 빠진다고 하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그렇게 머리카락 숱으로 인한 불편함을 겪어왔기에 내 아이들에게 숱많은 머리카락을 물려주지 않으려고 임신 중에 매운 음식을 먹으면 머리카락 숱이 적게 태어난다하여 매운 음식을 많이 먹어보기도 했는데 그런 효과는 없었다.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새까만 머리카락만 보였다. 머리카락때문에 신생아임에도 마치 태어난 지 몇 달된 아이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백일되기 전에 태중에서 가지고 나온 머리카락을 잘라주지 못했다. 숱이 더 많아질까봐....

무튼 계면활성제때문에 탈모현상이 심화될 수도 있다는 기사도 읽게 되었고 노푸(샴푸없이 머리감기)를 실천하는 기사들도 읽게 되었다.

때마침 단오에 조상들의 풍습 따라하기로 창포에 머리감기를 하게 되었다.  창포의 향기를 맡으며 아이들과 창포물에 머리를 감아보니 향이 은은하고 머릿결도 한층 부드러워진 듯하여 샴푸대신 창포로 머리감기를 계속 해보기로 했다. 나의 머리카락을 위해서도 필요하겠지만 미래의 지구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지 않겠나 싶어서...

일주일 쯤 샴푸와 린스없이 창포물로만 머리카락을 감아보니 기름기때문에 머리카락 만지는 느낌은 별로다. 집안가득 창포삶는 향으로 가득채워서 좋고 친환경적 삶을 실천할 수 있어서 뿌듯하긴 했지만 머리카락이 길어서 그런지 아니면, 샴푸와 린스사용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단오날 창포물로 머리헹굴 때 느꼈던 부드러운 머릿결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다. 나의 반쪽은 짧은 머리카락이라 샴푸를 쓰지않고도 별로 문제가 없단다. 물론 나도 비듬이 떨어진다거나 머리카락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지는 않는다. 단지 내가 내 머릿결 만지는 느낌이 별로다.

샴푸를 쓰지않는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묻는다.

"샴푸없이 머리감으면 머리에서 불쾌한 냄새 안나요?"

"냄새 맡아볼래요?"

"정말 불쾌한 냄새가 안나네요."

이제 3주쯤 되었다. 특별하게 불편한 점은 없다. 머리감자마자 말리는 순간부터 그저 머리카락이 기름기흐르는 듯한 느낌일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비듬이 뚝뚝 떨어지거나 어떤 증상이 보이는 것은 아니다.  겨우 3주정도만 실천해봐서 별 특이점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고민이다. 긴머리카락을 유지해야하는데 이대로 계속 창포로 머리를 감을 것인지 예전의 샴푸와 린스로 되돌아갈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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