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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길 닿는대로

마섬포구에서의 차박

반려견의 수술때문에 망설였지만 다행히 수술이 잘 끝나고 회복이 빨라 1박2일의 차박을 준비했다.

작년에 어머님 모시고 갔던 장고항 주변에서 차박할 만한 장소를 검색해봤더니 마섬포구라는 곳이 있었다. 

천안과 아산을 지나 현대제철 앞 도로를 거쳐 석문국가산단으로 들어갔다.

(마섬포구 위치)

석문방조제 중간쯤에 놓인 마섬포구 입구에는 횟집들이 즐비하게 자리하고 있었고 

공중화장실 부근에는 언덕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캠핑족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우린 좀 더 바닷가 쪽으로 내려가 동쪽을 바라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캠핑준비할 때마다 하나씩 빠뜨리고 다니는 것이 있다. 이번에도 그랬다. 

그래도 그늘을 만들어줄 도킹텐트는 장만했으니 그나마 다행!

우리가 도착한 시각은 마섬포구의 만조상황.

(마섬포구)

아이들은 물장구를 치고 있었고

이미 새벽시간에 해루질을 했을 캠핑러들은 해산물이 가득 담긴 망을 씻고 있었다.

반쪽은 이번에 해루질 대신 바다낚시를 즐겨보기로 했다. 난 낚시를 즐기지 않아서...

점심을 라면으로 간단히 때우고 바닷물이 점점 밀려나갈 무렵 반쪽은 낚시할 채비를 들고 나갔다.

(바닷물이 나가고 있는 포구)

어느 정도 간조가 진행되자 갈매기 떼가 나타났다.

이들의 먹이사냥시간인가 싶었는데 갈매기 떼는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누군가 갈매기에게 과자를 주나보다. 떼지어 모여들더니 서로 받아먹으려고 난리다.

(갈매기 떼)

잠시 후 돌아 온 반쪽, 낚시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투덜투덜.

그래서 바닷물이 완전히 빠져 드러난 길(마치 2차선 도로처럼 반듯하게 다져진 경운기 도로?)을 따라

우린 끝까지 걸어들어가고 있는데 많은 차들이 길을 따라 들어오고 있었다. 굳이...

(간조가 끝난 시각에 바다쪽에서 바라 본 마섬포구)

바지락 잡을 도구를 안가져왔으니 나는 그저 돌칼 하나 집어들고 굴을 따먹고 반쪽은 찌개끓일 고둥을 잡기로 했다. 

바다에서 직접 채취한 굴은 우윳빛깔로 바다내음 풍기며 짭쪼롬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딸아이는 파는 양식굴보다 이런 자연산 굴을 정말 좋아했었다. 가까이 없으니 먹여줄 수가 없어 아쉽네 ㅎ

차로 돌아오니 옆에 있는 바위에 갈매기 한마리가 앉아있다. 

뭘 달라는 것인지...

낚시를 못했으니 저녁엔 주변 횟집에서 회를 한 접시 사다가 만찬을 즐겼다.

마섬포구에서의 이번 차박은 무료인 만큼 그럭저럭 만족할 만하지만

이전에 가본 차박지에 비해 공중화장실 위생은 최하점이지 않을까

물론 무료로 이용하는 주제에 투덜거릴 입장은 아니겠으나

주변 상가들도 있는데 공공근로가 없는 것인지 관리가 안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화장실 내 전등이 켜지지않아 휴대폰 불빛으로 비춰야해서 저녁엔 몰랐는데

아침에 보니 이 곳에 오는 캠핑족들이 유독 지저분하게 사용한건지 너무 청결하지 못했다.

우리가 찾아간 날만 그랬기를 바라며

관리하는 사람들이나 사용하는 사람들 모두 공중시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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