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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길 닿는대로

속동마을에서의 차박

어머님의 병환이 깊어지면서 반려동물과의 생활을 벗어날 수 없게 되니 여행은 꿈도 못 꿀 일이 되어버렸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데리고 갈 수 있는 곳이 별로 없기도 하고

장거리 여행을 하기에는 주변 여건이 녹록치 않다보니 날이 따뜻해지면서 다시 가까운 곳으로의 차박을 시작. 

이번 차박지로 선택한 곳은 홍성군에 있는 속동마을, 속동전망대로 더 알려져있는 곳!

(속동전망대)

최근 산불의 피해를 입은 지역인근이라 고민했지만 그 지역을 찾아주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될 듯도 하여

올해의 첫 차박장소로 찾아가보았다.

화마가 집어삼킨 흔적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어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어렴풋이 느껴볼 수 있었다.

내 어린 시절 잠시 살면서 즐거운 추억을 쌓았던 결성을 지나 도착한 속동마을 해변은

곳곳이 한창 공사중이라 어수선한 상태였지만 주차장으로 보이는 곳에서 차박이 이뤄지고 있었다. 

공원을 정비하고 계신 분들도 보이고 공원을 관리하는 듯한 분들도 몇몇 보이는데

주차공간에서의 차박을 단속하는 것 같진 않아 보여 아마도 공사중인 동안은 차박이 허용되고 있나 싶다.

자리를 잡고 둘러보니 우리처럼 반려동물을 데리고 온 차박러들이 다수 있었다.

바로 옆 중년 부부가 우리 반려견을 보더니 자신들의 반려동물을 데리고 다니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옆 텐트의 반려동물은 이미 무지개다리를 건너 하늘로 돌아갔다고 한다. 

속동전망대는 아직 공사가 덜 끝나 개방되지 않았고 산책로를 따라 바닷가를 거닐 수 있는 상태였다.

화장실은 깨끗하게 관리되어있었고 쉼터로 만들어 둔 곳이 있어서 이용하기 좋아보였다.

아직 나무들이 어려 시원한 그늘이 넓게 드리워지진 않지만 깔끔하니 하루 차박에는 이만하면 훌륭하다.

점심을 먹자마자 해루질 좋아하는 반쪽은 나와 반려동물을 남겨둔 채 갯벌로 바지락채취하러 가버리고

반려동물을 안고다닐 수 밖에 없는 나로선 갯벌로 따라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아 산책로만 왔다갔다...

언제 찾아와도 정겨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그 바람이 실어온 비린내음과 함께 시간을 지내다보니

어느 덧 해는 수평선너머로 떨어질 무렵에야 반쪽은 기분좋은 발걸음으로 돌아왔다. 

지난 번 방포항에서의 해루질보다 재미있었다며 씨알굵은 바지락을 꺼내보인다.

(해질무렵의 속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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