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발길 닿는대로

방포항 차박

추석연휴끝자락에 반쪽과 함께 차박여행을 다녀왔다.

어머님께서 돌보고 계시던 반려견을 혼자 둘 수 없어서 장거리의 위험성이 있음에도 데리고 다녀와야했다.

지난 겨울에 찾아갔던 원산도의 오봉산해수욕장 캠핑장은 예약이 늦어 포기했고

보령 독산해수욕장은 무료인 만큼 관리가 부실할 것 같아 패스.

그래서 비용을 지불하고 관리가 잘 될 것 같은 태안 운여해변으로 목적지를 정해 출발했다.

보령터널을 지나 원산도 위를 통과하면서 오봉산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 많은 차량들을 보았다. 역시...

2시간 반쯤 달려 비좁은 마을길을 지나 깊숙히 들어가있는 운여해변이 가까이 다가올 수록 길가에 주차된 차들이 보였다.

솔 숲에 둘러싸인 운여해변 캠핑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캠핑장은 텐트와 차들로 가득차 있었고

우리가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차 안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힐링하긴 어려워보였다.

급히 인근에 다른 차박지를 검색해보았다.

꽂지해수욕장과 방포항이 검색되기에 방포항으로 차를 돌렸다.

꽂지는 너무 많이 알려져서 좀 더 위쪽 방포항이 좀 나을 것 같다는 판단이었다.

꽂지를 지나 찾아간 방포항에도 이미 많은 차량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반쪽이 둘러보기 위해 차에서 내린 사이 나의 레이더에 시동을 건 차량이 포착되었다.

서둘러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겼고 운좋게 바다뷰를 선물하는 곳에 주차할 수 있었다.

방포항은 백사장항에서 꽂지해변까지 연결되는 태안해변길 5코스의 지점.

짐을 풀고 방포항에서 바라보이는 두 개의 바위가 있었다. 

(할미 바위와 할아비 바위)

검색해보니 할미 바위와 할아비 바위란다.

전설은 통일신라시대 장보고 활약시기까지 올라간다

전설에 따르면 장보고 휘하의 장군이었던 승언장군의 부인, 미도 부인이 군선을 이끌고 나간 남편을 기다리느라

바위에 올라가 일편단심, 오매불망 수십년동안 남편을 기다리다 바위위에서 죽었단다.

미도부인이 죽은 바위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바위가 솟아올랐다고 하는데

그렇게 해서 할미 바위와 할아비 바위라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쪽이 할미 바위인지 잘 ...

애틋한 부부의 사연이 담긴 바위를 바라보며 우리 부부도 남은 생을 즐겁게 살아보자 다짐해본다.

주변을 둘러보니 안쪽으로 캠핑장이 따로 있었다.

캠핑장부근에는 모감주나무 군락이라는 안내가 적혀있었다.

(모감주 군락 내 캠핌장)

우리가 차박을 하기로 자리잡은 항구쪽은 바다뷰를 볼 수 있는 장점은 있으나 씻는 물을 구하기 어려웠다.

화장실은 공용화장실과 횟집의 영업시간과 함께 문을 열고 닫는 화장실까지 두 곳이 있다.

공용화장실은 연휴탓인지 관리가 잘 안되고 있어서 약간의 불편함이 있었지만 그럭저럭 잘 사용했다. 

바다쪽으로 주차한 차들 대부분은 캠핑카들이고 프로차박러들인지 많은 준비를 해왔다.

우린 관리비내는 곳으로 가려했던 탓에 가지고 오지 못한 게 더 많았다

특히 식기를 씻거나 먹거리를 씻을 수 없는 어려움이 ㅜㅜ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1박해야지 뭐.

처음이니까...

서서히 썰물이 진행되면서 서쪽에선 일몰을 보여주었다.

꽂지해변에서 바라보면 더 장관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방포항에서 바라보는 일몰도 꽤 황홀했다. 

(방포항에서 바라본 일몰)
(꽂지해변야경을 바라보며)
(누군가 쏘아올린 폭죽불꽃)

문득 아들과 함께 여행갔던 코타 키나발루의 일몰광경이 떠올랐다.

아, 여행가고 싶어라.

방포항에 있는 수산시장에서 반쪽이 좋아하는 회 한 접시 사서 저녁으로 먹고

반려견을 데리고 꽂지해변까지 야간산책을 다녀왔다. 꽂지방면엔 야시장이 펼쳐져있기도 했다. 

썰물이 꽤 많이 진행되어 할미 바위와 할아비 바위까지 관광객들이 해루질하러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멀리선 제한구역에 들어간 관광객을 부르는 방송소리도 들려왔다. 

이 곳 어민들의 양식장까지 해루질하러 들어간 모양이다.

연신 방송으로 불러대지만 꿈쩍도 안하는 가보다. 

대부분 체험비를 받고 해루질을 허용하는데 이 곳은 아직 체험비를 받지는 않더라. 아님 추석연휴라 그런가...
차에서 캠핑하기는 처음인 우리 부부와 반려견은 꽤 성공적인 차박을 했다.

'내 발길 닿는대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속동마을에서의 차박  (0) 2023.06.09
다시 찾은 방포항  (2) 2022.10.23
울릉순환로따라 한바퀴  (6) 2022.06.10
관음도, 천부해중전망대  (4) 2022.06.09
독도땅을 밟다니  (4) 2022.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