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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는 이야기

간밤에 노랑 병아리들이 여럿 부화된 꿈을 꾸었다. 우리 집엔 노랑 병아리가 나올 확률이 없는데 말이다.

친정엄마께 옥수수를 가져다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아들의 전화를 받았다.

내가 태몽을 꾼 것인가 보다!

며느리의 출퇴근 길이 너무 멀어서 며느리의 직장가까이에 집을 구하면 그 때 쯤 아이를 낳을 계획을 하는 줄 알았다.

나는 빨리 할머니가 되고 싶은 생각도 없어서 천천히 낳아도 상관없었기에

아들부부가 아이를 낳고 싶을 때가 되면 낳겠지 싶었는데 지난 봄에 아들이 아이를 갖기 어려운 상황임을 이야기했었다.

딸아이가 요즘 젊은 사람들이 난임이 많다하기에 아들부부도 그렇겠거니 싶어

며느리에게 너무 상심하지 말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기다리라고 다독거려주었던 게 3개월 전이다.

아직은 조심스러워서 주변에 알리지 않고 양가부모님께 우선 전한다는 아들의 말을 듣고 며느리와 통화를 했다.

그동안 맘고생했을 며느리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고 곧 올라가서 축하파티를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를 낳을 생각을 하는 아들며느리가 대견하다.

환경오염이 심각하여 아이를 낳지 않는다해도 뭐라 할 생각이 없었던 나였기에

자신들이 감당할 만큼 아이를 낳아서 키우겠다는 아들며느리를 응원할 뿐.

명예퇴직을 신청할 때 교장이 왜 그리 빨리 퇴직하냐며 퇴직하면 할 일 없잖냐고 물을 때

빨리 퇴직해서 손주봐주러 아들며느리네 근처로 이사가서 살 거예요

라고 대답한 적이 있다.

물론 며느리의 의사는 확인하지도 않고 즉흥적으로 대답했던 것이고, 아직은 이사를 갈 상황은 아니다.

어려울 것 같았던 며느리의 임신을 축하하면서도 며느리의 직장생활이 걱정스러웠다.

두 시간 넘는 출퇴근길을 어찌 이겨낼 수 있을 지...

생각같아선 출퇴근시켜주고 싶지만 전에 한 번 시도해보니 차라리 대중교통이 빠르더라.

수도권에서 생활한다는 건 참 피곤한 일인데 그렇게 살기를 원하는 아이들이니 모든 상황을 감내해야겠지.

마당 곳곳에 하늘닿고 싶은 듯 하늘향해 뻗어가며 주황색 꽃을 피우는 원추리꽃과

(원추리)

참나리꽃의 하늘거림이 정겨운 날에 우리 가족에게 늘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참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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