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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하는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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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례규정 대통령 훈령 제 363호 새로운 학교에서 함께 꿈을 꾸자고 모인 동료들과 지난 1월부터 두 달가까이 일을 하면서 함께 일한다는 것이 역시 쉽지 않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아이들과의 즐거운 교육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으나 디테일에 들어가면 마찰이 일어난다. 지난 3월 첫날을 준비하면서 개교하는 학교이기에 입학식의 의미보다는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 모두에게 함께 시작하는 환영잔치마당의 의미가 더 컸다. 의식이 아닌 잔치마당이라면 굳이 국민의례가 필요할까 하는 의문으로 교장, 교감 그리고 교사들의 논의가 진행되었다. 국민의례가 시작된 것은 일제강점기, 일제에 의해 만들어진 의식이라고 한다. (이미지 출처 : 오마이뉴스) 학교에 남아있는 일제의 잔재가 어디 국민의례뿐이겠는가! 교실 전면의 가운데에 떡하니 걸려있는 태극기,..
알파고 시대를 살아가는 나는? 1983년 당시 대학입학을 위한 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난 후 담임선생님의 책상에서 발견한 책은 EDPS(Electronic Data Processing System)였다. 전자적 데이터 처리 시스템이라는 뜻인데 당시로서는 생소한 용어였다. 수학전공이던 담임선생님께선 그 책에 호기심을 보이는 내게 읽어보라고 권해주셨고 그 책으로 인해 이후 난 컴퓨터에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 학창시절을 아날로그로 보내온 내게 있어서 컴퓨터라는 것은 신세계였다. 당시 우리나라에 애플컴퓨터가 소개되었고 88컴퓨터라고 불리웠던 컴퓨터 한 대 가격이 우리 집에선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었기에 대학에 들어가서 교양과목으로 컴퓨터과목을 신청했고 BASIC언어와 COBOL, FORTRAN등의 컴퓨터 언어를 배웠고 프로그래밍을 통해 컴퓨터..
0.1점이라도 더 이 어지러운 시국에 학교는 다른 일로 바쁘다. 교육청에서 계속 내려오는 각종 포상대상자추천공문. 추천분야가 참 다양하기도 하다. 포상의 남발이 아닌가 싶다. 나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나를 동료들로부터 떼어놓으려고 애를 썼던 교감은 잠시 내게 내려와달랬다. '가능한 보고 싶지 않은 얼굴인데 왜 부른담' 혼자 중얼거리며 교무실로 내려갔다. OOOO포상대상자로 추천을 하려고 불렀단다. 풉~~~ "추천해주신다니 고맙습니다만 전 그런 상을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다른 분을 추천하시죠?" "우리 학교에 선생님만큼 열심히 하시는 분이 없어요. 다른 분을 추천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이건 무슨 망발? "잘못 보신거죠. 우리 학교에 저보다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으니 다른 분 추천하세요"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는 겨우 ..
변산공동체학교에서 삶을 만나다 학교라고 생각했다. 삶을 가르쳐주는 학교를 탐방해보자는 생각으로 약속을 정해 찾아온 변산공동체 학교. 그래서 좁은 농로를 지나며 만났던 들녘에서 마늘심고 있는 분들을 그저 평범한 마을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그 마늘 밭과 주변 건물들까지도 변산공동체학교의 일부이고 밭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변산공동체학교의 구성원이었던 것을 우리 중 누구도 몰랐다. 마을 깊숙이 들어온 것 같은데도 학교같은 건물은 보이지 않았다. '전북 부안군 변산면 운산로254-21' 친절한 내비게이션은 다왔다고 알려주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학교가 안보인다. 농구골대가 덩그러니 놓여있는 마당에 주차를 하고 둘러보니 강당같은 건물이 있고 도자기굽는 가마가 있다. 이곳인가 두리번거리다가 만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 둘. “여기가 학교야?”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민족대명절이라하는 한가위. 한가위하면 떠오르는게 뭔지 1분 글쓰기로 표현해보자했더니 아이들 대부분이 먹거리에 대해 썼다. 친척들과 한가위를 보내면서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먹거리뿐이라. . .하긴 천고마비의 계절, 이 가을에 만나는 한가위니 풍성한 먹거리가 가장 우선이리라. 조상들의 세시풍속을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아이들과 한가위풍속을 함께 알아보고 즐겨보았다. 햇곡식과 햇과일의 수확을 감사하며 조상에게 차례를 올리는 풍습. 지금 우리가 많이 볼 수 있는 차례지내는 모습들은 유교의 영향이라는데 정작 홍동백서, 조율이시의 형식은 유래가 불분명하다 들었다. 아이들과 차례상의 모형을 함께 만들다보니 상다리가 휘어진다. 상위에 올려진 것들이 지나치게 많았던 그 옛날의 차례상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가질 ..
박물관 즐기기 여름방학 끄트머리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두근두근 한국사'의 공저자 중 한 분이며 박물관 학예사 출신인 박찬희선생님과 과거 유물유적을 만나게 되었다. 작년 한 해 현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발표로 시끌벅적했었고 국정교과서의 집필진이 누군지 꽁꽁 숨겨놓은 채 비밀작전하듯 교과서를 만들고 있다. 국정화 교과서를 발행하는 몇 안되는 나라 중에 우리 나라가 포함되어있다니 참 부끄러운 일이다. 아무튼 국정화교과서의 서술방식이 좌편향이든 우편향이든 교사로서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해져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적 사실(사실이라고 표현하는게 맞는지 모르겠다)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런 다양한 견해들을 서로 나누고 토론해가는 과정을 거쳐 역사의식을 성장시켜나가는 게 맞다고 본다. 그러나 현정..
삶 자체가 시인 것을 학창시절 시를 잘 외웠다. 교과서에 나오는 시를 외우라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면 금새 외워버렸다. 그래서 늘 칭찬을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시의 느낌이나 맥락에 대한 이해없이 그저 무식하게 외워대기만 했던 듯하다. 칭찬을 듣기 위해서... 중학교 때까지도 시를 곧잘 외워서 국어선생님께선 수업에 들어오실 때마다 나를 불러 세우고는 시 한 수를 외워보라 한 다음 수업을 시작하셨다. 그렇게 열심히 외워버렸던 시 중에서 지금은 기억나는 게 하나도 없다. 또한 그렇게 즐겁게 참여했던 국어수업이 고등학교 들어가서 가장 지루한 시간으로 되어버렸다. 대학입학을 위한 학력고사용 수업이었기 때문일까? 그 탓에 좋아했던 국어과목을 싫어하게 되었고 국어교사가 되기를 포기해버렸지. 지금도 난 글쓰기를 좋아하고 책읽기를 좋아한다..
민주교육의 밀알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과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기를 하고 있다. 몇 권의 책을 골라서 읽고 있는데 이번에 읽는 책은 이오덕 선생님의 ‘민주교육으로 가는길' 이미 이오덕 선생님의 뒤를 이어 민주교육을 실천하고 싶은 교사들의 모임이 여러 갈래로 이어지고 있다. 아동문학, 글쓰기, 토론교육 등등일제강점기인 1944년부터 1986년 전두환독재정권시기까지 엄혹한 교단을 지키며 이 나라 교육이 민주교육으로 이끌도록 스스로 참교육을 위해 노력하셨는데 그 이오덕선생님의 가르침을 어찌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따르고 있지 않은지 답답해졌다.선생님께서 들려주시는 글을 읽으니 그 당시 선생님같은 분이 아주 많이 계셨더라면 살아있는 교육, 삶과 앎이 일치하는 교육, 민주주의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졌을 것이고 지금의 이 나라 는 더 ..